'크리스 웨이츠'감독의 2011년작 '이민자'를 보았습니다. '데미안 비쉬어' 주연의 이 영화는, '아티스트'의 '장 뒤자르댕', '디센던트'의 '조지 클루니',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게리 올드만', '머니볼'의 '브레드 피트'와 함께 제84회(2012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수상의 영광은 아시다시피 '장 뒤자르댕'이 차지했구요... 크게 중요한건 아닙니다만, 이로써 올해 아카데미 주요부문 후보작들은 거의 다 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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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기전에 '크리스 웨이츠'라는 감독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할까합니다. 이 사람, 참 롤러 코스터를 타는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행보를 보입니다. 이 감독과의 첫번째 만남은 '휴 그랜트' 주연의 2002년작 '어바웃 어 보이'인데요, 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드라마 한편은, 곧바로 감독의 다른 작품을 찾아 보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래서 찾아본 영화가 '크리스 락' 주연의 2001년작 '다운 투 어스'였습니다. 시끄럽기만하고 전혀 웃기지 않은 이 영화로 곧바로 감독에게 실망을 느끼게 됩니다. 도저히 같은 사람의 감성에서 나올 수 있는것 같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저래 시간은 흘러가구요, 2007년 아마 그해 최고의 기대작중 한편이였던 작품에서 그의 이름이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황금나침반'인데요, '어바웃 어 보이'에 대한 인상이 너무나 커서 한편으론 반갑기도 했습니다만, 또 다른 한편으론 '판타지'라는 장르에 새겨진 그의 이름이 조금은 의아스럽기도 했습니다.
이 '황금나침반'이 처음에 계획되었을땐, '반지의 제왕' 만큼의 작품성과 흥행성 그리고 속편까지도 기대했던걸로 알고 있거든요.(같은 제작사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아시죠... 참패... 물론 속편의 계획도 당연히 날라갔습니다... 크게 나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냥 저냥 볼만한 유아용 판타지로 기억되어 버립니다..
이때 든 생각이 왜 '크리스 웨이츠'인가 였습니다.. 아니 왜 '크리스 웨이츠'가 '어바웃 어 보이' 같은 감성깊은 드라마를 만들지 않고, 판타지에 손을 대었는가 였습니다. 제작사의 의도도 궁금했구요. 여하튼 의아스러운 마음반 안타까운 마음반 이였습니다. 그러다 또 한번 예상을 엎어버리는 행보를 보이는데요, 바로 2009년작 '뉴문'입니다. 물론 전작 '트와일라잇'의 후광을 등에 엎긴 했지만, 흥행에선 초대박을 쳐 버렸습니다. 어찌되었건 '판타지'로 다시 일어서는데요(작품성은 일단 제쳐두고), 개인적으론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내 인생도 아니고 참견할 바도 아니지만, 정말 '인생사 새옹지마'란 말에 어울리는 인생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의 이름을 만난영화가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이 '이민자'라는 영화입니다.
너무 개인적인 잡소리만 늘어놓은것 같네요... 각설하고...
이 작품은 부모로서 가지는 '삶에 무게'와 힘겹지만 그 무게를 지탱케 해주는 자식이라는 특별한 존재...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전 가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라는... 자식때문에 자기 자신을 더욱 혹독하게 혹사시키지만, 그 자식이라는 존재때문에 힘을 얻는다는게...
참 아이러니 하지 않습니까... 제 생각엔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부모만큼 손해보는 위치도 없는것 같습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그러니까 특별한 혈연관계에서 일반적인 대인관계의 수식을 적용시킬 순 없지만, 그래도 어차피 하나의 인간대 인간의 관계인데 너무 부모의 어깨만 무거운것 같다는, 그러니까 '책임'만 너무 강조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않았을때 그러니까 미성년인 자식에 대한 의무는 당연한것이겠죠. 하지만 나이를 떠나서 언제나 부모가 손해를 봐야된다는 생각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이해를 할수가 없더군요. 이런 생각들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것 같습니다. 예전 부모님들, 그러니까 제 기준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쯤 되겠네요, 그분들은 고생은 했어도 나름 대접은 받았거든요, 어른으로서... 하지만 뒤로 갈수록 책임만 강해지고 이후에 돌아오는 보상 그러니까 표현하자면 '공경'정도 되겠네요 그 부분은 날이 갈수록 없어지는것 같습니다. 아마 이 부분은 이후세대에 더욱 심해질것 같다는 생각이 심하게 듭니다...
또 영화와는 큰 상관없는데로 새는군요... 영화의 내용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주인공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으로 넘어온 사람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를 하나 둔... 불법이민자이기에 그에겐 시민권이든 면허증이든 미국에서 살아갈때 필요한 그 무엇도 하나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 사람밑에서 일을 하는 주인공은 그에게서 트럭과 장비를 사라는 권유를 받게됩니다... 그리고 불법이민자였지만 미국인과 결혼해서 시민권을 얻은 여동생에게 돈을 빌리게 됩니다...
이 작품의 한국어 제목인 '이민자'는 조금은 오버된 명칭입니다. 원제인 'A Better Life'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래제목은 '이민자'하곤 전혀 문맥상 맞질 않습니다.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그리고 '삶의 무게'라는 메세지와 주제를 조금더 드라마틱하게 작품에 담기위해서 영화상에서'이민자'라는 설정으로 작품을 풀어나갔는데, 그걸 한국에선 제목으로 써버린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잘만든 제목도 그렇다고 완전 엉뚱한 제목도 아닌것 같습니다.. 제일 합당한 제목은 'A Better Life'겠죠...
이 영화는 감독이 '어바웃 어 보이'에서 보여주었던 '드라마틱'한 즐거움들을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물론 '어바웃 어 보이'는 밝은 내용의 드라마이고 이 작품은 조금은 가슴아프고 씁쓸하긴 하지만요. 여하튼 '크리스 웨이츠'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다시금 만든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에서 관객들이 느낄수 있는 감정의 파도들을 만나게 됩니다. 주인공이 슬프면 같이 슬퍼지고,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게 되고... 극이 진행됨에 따라, '크리스 웨이츠'라는 감독의 행보들 처럼, 관객들에게도 '롤러코스터'를 태우더군요. 긴장케했다가 미소짓게만들고 그러다가 울리기도 하는....
여하튼 세상의 모든 부모들의 어깨는 너무나 무거운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에 나온 주인공도 그렇구요, 그의 여동생도 그렇구요, 극속에 등장하는 트럭을 훔쳐가는 그 '나쁜놈'도 그런것 같습니다. 상황만 볼땐 악역입니다만, 그를 그렇게 만든건 가족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전 그도 주인공 만큼이나 불쌍하게 보이더군요...
재미있다기보단 의미깊은 드라마 한편을 보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립니다만, 이영화를 보고 불법이민자나 불법체류자에 대해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시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 작품은 그 문제들을 이야기 하려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영화를 보시고, 우리 부모님들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이야기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짧은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p.s)이 영화를 보니 또 돌아가신 우리아버지가 떠오르더군요. 저희 아버지도 영화속 주인공 만큼이나 험한일을 하셨는데요.. 너무 보고싶습니다.. 살아계실때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리지 못한게 아쉽구요.. 삶이라는게 참으로 후회의 연속인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자식의 관계는 더욱 더...
p.s 2)조금은 뜬금없는 소리일지는 모르나, 혹 우리의 아버지나 남편이 흡연할때 너무 심하게 잔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때가 있습니다. 물론 절대 좋은 습관이나 행동은 아니지만, 어떨때 보면 마치 '범죄자' 다루듯이 표현할때가 있어서 개인적으론 너무 불쌍해 보일때가 있더라구요. 듣기좋고, 애정이 듬뿍담긴 말투로 '금연유도' 하는 센스있는 '사랑'을 보여주시길.. 담배 한개비에 하루에 시름을 담아 날려버리는 애처로운 가장들도 있습니다. 혹 오해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말씀드리는데요, 저는 '담배'는 끊는게 무조건 좋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10년이상 피우다가 끊었구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위의 추천한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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