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라콤 루시앙... 루이 말...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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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말' 감독의 1974년작 '라콤 루시앙'을 보았습니다. '피에르 블래이스', '오로르 클래망' 주연의 이 영화는 1975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수상의 영광은 '페데리코 펠리니'의 '아마코드'가 차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루이 말'감독의 영화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아틀란틱 시티', '굿바이 칠드런', '데미지' 에 이어서 5번째 만남입니다.

오늘 본 영화 '라콤 루시앙'은 어제 본 영화 '완전범죄'와 비슷한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반권력적인 주제를 담고있는 영화라고 할까요. 다른점은 '완전범죄'는 주제에 비해서 영화가 빠르고 경쾌하게 진행되며, 냉소와 비웃음으로 가득차있는 반면에 '라콤 루시앙'은 우울하고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며, 서글프게 끝이 난다는 점입니다.

2012/03/27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완전범죄... 엘리오 페트리... 환상의 여인...

영화로 조금 들어가서..

1944년 현재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시골에 살고 있는 주인공은 양로원에서 청소일을 하고 있는 18세 청년입니다. 청소일이 하기 싫은 그는 '레지스탕스'에 가입하려 하지만 어리다고 거절당하고, 우연한 계기로 독일군을 위해 일하는 비밀경찰이 됩니다. 거기에서 '권력'의 맛을 본 그는 점점 깊이 그러한 상황들을 즐기게 됩니다.

영화 '라콤 루시앙'은 첫번째, 지독히도 우울한 '성장영화'입니다. 가치관이나, 도덕과 윤리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18세 소년이, 특수한 상황에서 겪게되는 '성장과정'을 매우 서글프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이 영화는, 잘못된 교육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상당히 냉정하게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매우 단순하면서, 지극히 평범한 청년일 뿐입니다. 새총으로 새도 잡고, 토끼를 사냥하며, 주변상태에 호기심이 많은...

결국엔 이 호기심 때문에 비밀경찰이라는 불운한 일을 맡게 됩니다. 총으로 '유태인'을 위협하며, 레지스탕스인 '선생님'을 밀고하는 등의 윤리적으로 옳지않은 일을 하게 되지만, 그건 그가 '악인'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단지 옳은 교육과 가르침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잘못된 선택들 뿐인 것입니다. 아마 그가 '레지스탕스'로 받아들여졌다면, 반대로 훌륭한 '군인'이 될수도 있었을거란 상상도 해봅니다.

 두번째, 이 작품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반권력적, 반정치적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잘못된 권력이나 힘이 개인과 사회에 어떻게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는 어제 본 영화 '완전범죄'와 상당히 비슷한 주제입니다. 다만 '완전범죄'는 영악하고 비상한 머리를 가진 '악인'이 '권력'을 가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빠른 템포와 냉소적인 시선으로 처리했다고 한다면, '라콤 루시앙'은 교육되지 않고 판단력이 없는 인간에게 '권력'이라는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우울하고 서글픈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세번째.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서는 '루이 말' 감독이 영화상에서 매번 던지는 물음을 또다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도덕과 윤리의 잣대 혹은 경계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인데요, 과연 이 영화의 주인공 '라콤 루시앙'은 '악인' 일까요.. 이 물음엔 감독도 답을 하진 않습니다. 제가 본 그의 영화들은 다 이런식이더군요. 과연 어디까지가 윤리적인 행동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 놓고, 답은 없는... 거기에다가 씁쓸하고 우울한 결말들.. 그의 영화들 중에서 화끈하게 표현되어지는 정답이나 화끈한 해피엔딩은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이게 바로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그리고 그의 영화들이 가지는 주제이자 물음인것 같습니다.

 

p.s)이건 여담입니다. '루이 말' 감독은 26살때 만든, 그의 처녀작인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로 '누벨바그'의 시작을 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형대의 엘리베이트'는 역대 최고의 '데뷔작'중 하나이며, 영화사에서 획을 그은 작품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전 '누벨바그' 영화들을 봐도 다른장르나 사조의 영화들과 구별을 하진 못하겠더라구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고. 내공이 부족한 탓이겠죠. 사전상의 의미는 '1950년대 후반부터 프랑스 영화계의 젊은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운동. 즉흥 연출, 장면의 비약적 전개, 영상의 감각적 표현 등 새로운 수법을 추구했다.' 이렇더군요. 사전적 의미로만 봤을땐 정확하게 '장 뤽 고다르'의 '재미없는' 영화들이군요.^^  제가 생각하기엔, 수학처럼 딱 떨어지는 답은 없는것 같습니다. '누벨바그'라는게...


라콤 루시앙 (2008)

8.3
감독
루이 말
출연
피에르 블래이스, 오로르 클레망, 홀거 뢰베나들러, 테레즈 기헤시, 스테판 부이
정보
드라마 |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 138 분 | 2008-12-04
글쓴이 평점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위의 추천한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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