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j. 퓨리(Sidney J. Furie)' 감독의 영화 '심령의공포(엔터티,The Entity)를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1982년에 제작된 심령 공포물로서(오컬트 라고 불러야 하나요..?), '바바라 허쉬'가 실체를 알수없는 무언가로 부터 폭행을 당하는 주인공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의 현재 imdb평점은 6.4점입니다.
오늘도 무얼 볼까 여기저기를 기웃기웃 거리다가 호기심을 꽤나 동하게 하는 영화가 한편이 있길래 과감하게 선택해서 봤습니다. 영화평도 괜찮은것 같고, 소재도 독특한것 같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봤습니다만, 작품의 평가를 내려보자면 so so 정도 되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아마 마찬가지겠지만, 제가 어렸을적 가끔씩 상상하던 혹은 소망하던 것들 중에는 '투명인간'에 대한 호기심이나 열망같은게 있었습니다. 아무도 볼수없는 존재로 변신을 해서 여기저기 마음대로 돌아다니기도 하구요, 평상시에 마음에 안들던 사람집에 가서 실컷 괴롭히기도 하고, 또 돈 많고 인정없는 구두쇠집에 몰래 들어가 한재산 훔쳐다가 착한일도 하고, 나도 조금쓰고...^^
여하튼, 어린아이였기에 가능한 상상이였겠습니다만, 그런 귀여운 생각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니 어린시절 꿈꿨던 그런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여기에 나오는 존재는 '투명인간'이 아닌, 실체를 알수없는 악령같은 존재이고, 또 선한점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악' 그자체입니다만...
뭐 어찌되었건, 선한존재이던 악한존재이던 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 부터 자신의 삶을 간섭받는 다면 그것만큼 괴로운것도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삶은 무척이나 힘들었을것 같네요. 참고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 작품의 감독 '시드니 j. 퓨리(Sidney J. Furie)'는 우리가 흔희 이야기하는 b급 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사람입니다. 호러, 스릴러, 드라마, 액션, 전쟁, 뮤지컬 할것없이 자신이 손댈수 있는 장르의 영화들은 모두 손을 대본, 어찌보면 정말 영화를 사랑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늦은 나이까지도 만들어낸 특이한 이력을 가진 감독이더군요.
이 감독의 필모를 살펴봤을때, 개인적으로 만난 이 감독의 영화는 '슈퍼맨4', '탑 오브 더 월드', '코드' 정도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지가 무척이나 오래된 작품들인지라 전혀 기억에 남는건 없는 영화들입니다.
'대릴한나'와 '제니퍼 틸리'그리고 '빈센트 갈로'가 주연한 영화, '코드' 같은 경우는 꽤나 인상깊은 장면들이 있었던 공포물인것도 같은데, '역시'나 확실한 기억이 없는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런게 B급 영화들의 애환 아니겠습니까...^^
각설하고 영화의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주인공은 세자녀와 함께 살고있는 평범한 여성입니다. 어느날 밤 그녀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실체도 알수없는 무언가로 부터 폭행을 당하게 되구요, 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만 아무도 믿질 않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그 빈도와 강도가 더욱 거세지는데요...
이 작품은 예전 7-80년대 심령공포물의 스타일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음산하고도 긴박감 넘치는 배경음악과 음향의 사용, 거기다가 공포영화특유의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음침한 조명의 사용까지, 뛰어난 B급 영화 감독답게 이전부터 해왔던 다른 작품들의 테크닉 혹은 유행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요, '니콜라스 뢰그'의 '쳐다보지마라(Don't Look Now, 1973)'나 '브라이언 드 팔마'의 '전율의 텔레파시(The Fury, 1978) 혹은 '피터 메닥' 감독의 '첸저링(The Changeling, 1980) 등의 작품들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그도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그러한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소재나 표현방법들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으니까요.. 아마 저 시절에는 이런 종류의 영화들이 유행했었나 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재미난 점은, 꼭 이런 '오컬트' 장르의 영화를 보면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는데요, 바로 '심령술사'들입니다. 이 영화에선 우리가 일반적으로 봐왔던 그런 심령술사가 아닌 '초심리학자'들이 등장합니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론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초심리학자'...
하지만, '심령술사'가 아니라 '초심리학자'가 등장해버리니 오히려 영화의 신비감은 떨어지더군요. 자고로 이런 영화엔 괴상한 이미지의 노파나 아니면, 눈이 보이지 않는 신비스럽고도 아름다운여인 같은 '심령술사'들이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데 말이죠.
하지만, 30년도 넘은 영화에서 만나는 '심령술사'... 꽤나 재미있는 대목이였습니다.
최근에 본 '샘 레이미'의 '드레그 미 투 헬', '제임스 완'의 '인시디어스' 혹은 몇일전에 본 영화 '더 팩트' 같은 '오컬트' 장르의 작품들에서도 이런 인물들은 꼭 있었으니, 야구로 치면 '테이블세터' 정도 되는모양입니다.^^
여하튼, 이런 종류의 오컬트물은 언제나 흥미롭다는건 사실입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한창 더운 날씨에는 더욱 그렇구요.
전 나름 재미나게 본 작품입니다만,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항상 말씀드리지만 언제나 선택은 본인의 몫...^^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시드니 j. 퓨리(Sidney J. Furie)' 감독의 작품중에 가장 평이 좋은 영화는 '국제 첩보국(The Ipcress File, 1965)'이라는 영화더군요. 언제 기회가 되면 꼭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s2) 최근에 재미나게 본 공포스릴러영화들입니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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