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맥퀸' 감독의 2008년작 '헝거'를 보았습니다. '마이클 패스벤더' 주연의 이 영화는 제61회(2008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구요, 베니스 영화제에선 구찌상(Gucci Prize)을 수상했습니다. 구찌상이란, 영화가 아닌 다른분야에서 활동을 하다가 영화에 입문, 영화발전에 기여를 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상이라고 하는군요.
전설적인 미국배우인 '스티브 맥퀸'과 동명이인인 이 흑인 영국감독은 이 영화 '헝거'로 영화계에 입문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느낀점은, 영화의 재미나 소재 그리고 담고있는 메시지등을 떠나서, 신인감독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깔끔하게 연출을 해냈다는 점에서 대단히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긴거하곤 달리 아주 감성적이고, 꼼꼼한것 같습니다. 아. 이런 멘트는 인격모독인가요.. 죄송합니다.. 꾸벅..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올해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마이클 패스벤더'가 '쉐임'이라는 영화로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알게되었기 때문입니다. '쉐임'이라는 영화를 검색해보니, 바로 이 '스티브 맥퀸'이라는 감독의 영화더군요. 그러니까, 그의 두번째 영화가 '쉐임'이라는 작품입니다. 이쯤되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은 '디센던트'의 '조지클루니'가 차지했습니다. 대신에 '마이클 패스벤더'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쉐임'이라는 영화도 꼭 챙겨봐야 겠네요. 기회가 되면..
2012/02/05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영화 '디센던트'...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알렉산더 페인...
이 영화 '헝거'의 감독 '스티브 맥퀸'은 영화감독으로 입문하기 전부터 상당히 유명한 아티스트였다고 합니다. 위에 언급한 '구찌상' 후보가 바로 그 증거인데요, 뛰어난 감성의 예술인은 여러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도 있는 모양입니다. 개인적으로 놀랍고도 부러운 능력입니다. 영화를 보시면 그의 타고난 '감'을 어느 정도는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이 작품 '헝거'는 1981년 IRA소속의 '보비 샌즈'가 단식투쟁으로 죽음을 맞이한 사실을 주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아일랜드와 IRA는 아주 자주 영화화 됩니다만, 작품을 만날때만다 언제나 흥미로운것 같습니다. 이 작품도 역시 매우 의미깊지만, 불행한 역사적 사실을 감독의 섬세한 감각으로 깔끔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IRA와 아일랜드가 배경인 영화들은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요. 아마 그것들이 담고 있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기간 그리고 대를 이어 벌어지는 탄압과 그에 맞선 투쟁들... 언뜻 생각나는 영화들만해도 '스티븐 프리어즈'의 '아버지의 이름으로', '닐 조단'의 '마이클 콜린스', '폴 그린그래스'의 '블러디 선데이'등 많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감독들의 감성이나 테크닉을 떠나 이야기하나 만으로도 하나같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작품에 몰입시키기에 충분했었는데요, 거기에 감독들의 개성까지 가미되면서 아주 재미있으면서 감동까지 담고있는 좋은 영화들로 탄생된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까 갑자기 생각난건데요,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존재했던, 그러니까 '일제시대'의 항일투쟁같은 것도 좋은 소재인것 같은데, 영화화는 잘 되지 않는것 같네요. 아마 '흥행'이라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겠죠. 그러고 보면 중국같은 경우는 대단한것 같습니다. 꾸준히 그런 배경을 담고있는 영화들을 내놓으니... 부럽기도 하구요...
2012/01/22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금릉십삼채(진링의 13소녀)... 장예모... 안네의 일기
자꾸 이야기가 세는것 같네요. 각설하고...
이 작품은 소재와 메세지가 가진 의미 만큼이나 감독의 감성과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영국과 아일랜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시선 또한 냉정해서 좋구요. 그러니까 이념이나 사상에 시선을 맞추어서 영화를 이끌어 나가지 않고, 오로지 개인의 신념과 상황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훨씬 공감이 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일매일 불안과 혼란에 휩싸인채 생활하는 교도관들, 입소시엔 단지 '애송이'일 뿐이였는데 감옥에서 반감이 더욱 커져버린 IRA, 그런 그들의 강한 반발에 감정적으로 대처하게되는 교도관들, 또 그런 그들을 향한 IRA의 냉정한 복수... 이런 영화속의 상황들을 지켜보니,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시위대와 전경들이 떠오르게 되더군요... 모두다 불쌍한 피해자들...
여하튼 흥미로우면서도 깔끔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한,두가지 껄끄러운 부분도 있는데요,
첫번째가 처음부터 등장했던, 그러니까 뭔가를 보여줄것 같던 인물들이 갑자기 사라진 부분입니다. 어찌보면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전 조금 의아스럽더군요. 한참 뭔가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그들은 사라져버리고 나중에 등장한 '마이클 패스벤더'가 강하게 치고 나와서 결말을 지어버리더군요..
그리고 중간부분에 '마이클 패스벤더'와 '신부'와의 약 25분간의 대화씬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핵심인 부분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전 상당히 지루하더라구요. 아마 감독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라고 봐야겠고, 어찌보면 영화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만, 일반관객들에겐 조금 어필하기 어렵다고 봐야겠습니다. 어차피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상황과 입장에 따른 견해차이를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 라는 것 같은데요, 가톨릭 신자의 투쟁으로서의 단식과 그 결과 발생하게 되는 상황인 자살... 그러면 그것은 과연 용서받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에 뒤이어 발생하는, 예를들어 또다른 단식자. 그들에 대한 책임등등... 뭐 그런걸로 둘이 피튀기게 언쟁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시위대와 전경에 대한 견해차이인것 같습니다... 제 삼자가 봤을때 절대로 도덕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없고, 내려서도 안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들더군요... 여하튼, 두 배우만으로 이루어진 25분간의 대화... 겁나지 않으십니까...^^
하지만, 저의 이런 의아스럽다던지, 조금은 지루하다고 평한 개인적인 평가는 중요한 부분이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감독의 저런 시도들이 반대로 돋보이는게 사실입니다. 감각적이고 예술적이며 기존 영화의 관습에 억매이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구요. '아티스트'인 '스티브 맥퀸'이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좋은 결과물 인 것입니다.
새로나온 감독의 영화 '쉐임'이 기대가 됩니다. 언제 볼 수 있을까요. 조만간 곧 만나겠지요.^^ 만나면 바로 '리뷰' 쏘도록 하겠습니다..^^
p.s)이 영화를 보고 자발적인 금식으로 죽음까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아마 이 지구상의 동물중에선 오직 '인간'만이 가능할것 같네요. 그러고 보면 사람이라는 동물, 참 숭고하지만, 독한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위의 추천한방 부탁드립니다..^^
'영화 보는 즐거움 > 칸영화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선적영웅(A Self-Made Hero)]... 자크 오디아르(Jacques Audiard)... 매력적인 배우, 재미난 스토리 그리고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 만나면... (3) | 2012.04.26 |
---|---|
[당신의 영원한 친구 해리(With A Friend Like Harry)]... 도미니크 몰... 망상의 광기는 쥐도새도 모르게 전염된다... (2) | 2012.04.16 |
완전범죄... 엘리오 페트리... 환상의 여인... (2) | 2012.03.27 |
비기닝(in the beginning)... 자비에 지아놀리... 영화는 영화다... (0) | 2012.03.07 |
특근... 마틴 스콜세지... 코미디, 전혀 웃기지도 않고 웃을수도 없는 상황들... (0) | 2012.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