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모'감독의 2011년작 '금릉십삼채'를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현재 제62회(2012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과 제69회(2012년)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있습니다.
'장예모'감독, 2006년작 '황후화'이후 제법 오랜만입니다. 그 사이 그가 연출한 영화들은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일단, 이 영화 '금릉십삼채' 를 본 느낌부터 말씀드리자면, '엄청나게' 재미있더군요. 감독 '장예모'가 역시 '명장'은 '명장'인 모양입니다.
개인적으론, '장예모' 감독이 총과 폭탄이 난무한 근대전쟁영화를 찍었으리라곤 생각을 못했었구요, 거기다가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오락적'인 측면과 '감성적'인 측면을 모두 만족 시켜준 영화였다는 설명입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재미'와 '감동'을 모두 선사해준 그런 영화라는 것이구요.
거기에다가 한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영화의 '무게감'이 여타 '예술영화' 들에 뒤지지 않을정도로 묵직했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일본'에 대한 입장이 '중국'과 비슷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겁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우리나라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전쟁의 피해자들, 전쟁을 겪어 본 사람이나 아니면 겪어본 사람들의 후손들만이 가져 볼 수 있는 그런 감정들, 그런 감정들이 영화의 배경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여하튼 이 영화의 배경은 '중국'이지만, 그 감동의 무게는 '태극기 휘날리며'이상이였습니다.
또 한가지, '일본인'에 대한 묘사가 매우 '적대적'이구요(일본쪽 개봉이나 흥행은 전혀고려치 않은듯 합니다. '마이웨이'와는 비교되는 부분이죠.), 반면에 '중국병사'에 대한 부분은 매우 '영웅적'으로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이 점이 어찌보면 '감동'이라는 부분을 더욱'극대화'시키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전혀 불만없었습니다.
이 '감동'이라는 감정은 영화의 도입부부터 크게 터집니다. 일본군의 '잔인함'과 중국병사들의 '영웅'적 희생, 거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학생들의 죽음까지 합쳐져, 영화가 시작된 후 15분정도가 흐를때까지 이미 두어번 '눈물샘'을 자극한다는 겁니다. 이 정도 되면 영화가 끝날때까지 눈을 뗄수가 없어지구요.
너무 영화의 '감동'적인 부분만 이야기 하나요?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눈에 띄입니다..
첫번째는 색의 사용입니다. 원래 '장예모'감독이 색의 사용에 민감한건 다들 아시겠죠. 그의 초창기 대표작 '붉은 수수밭', '홍등' 같은 작품들의 제목들만 들어 봐도 연상이 될듯 합니다. 하지만, 홍콩배우들과 함께한 최근 10년 사이의 영화들에선 '민감'을 넘어서서 '집착'하기 시작한듯 보였었거든요. 그러니까 과도한 색의 사용 그것도 원색을... 너무 화려하다 못해 개인적으론 머리가 아플 정도였습니다. '영웅', '연인'까진 그래도 나름 봐줄만 했었는데, '황후화'에선 거의 '색'에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는 겁니다. 사실 저는 그 영화를 보고 '이 감독 '색' 때문에 맛이 갔군'이라고 혼자 생각을 했었는데, 이 영화 '금릉십삼채' 를 보고는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습니다. 아니 감독이 바뀐거겠죠.
물론 이 영화에서도 화려한 색감들은 여전히 존재 합니다. 하지만 전혀 화려해 보이지 않구요, 오히려 슬프다는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특히 스테인드글라스의 색감사용과 '매춘부'들과 '학생'들의 복장의 색감의 비교는 영화의 '스토리'를 더욱 살려준다는 평가이구요.
두번째는 카메라의 동선입니다. 사실 이런 전쟁영화에서의 '추격씬'은 '긴장감'이 생명이거든요. 이 영화에서는 추격씬에서 집요하게 쫓아가는 '롱테이크'를 사용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그 카메라의 움직임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롱테이크'뿐만 아니라, 카메라로 보는 '시선'들이 너무 잘 표현된것 같구요. 전 지식이 짧아 이 정도 밖엔 설명이 안되는데, 직접 보시면 아마 확실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이 영화는 감독의 '장점'과 '경험' 그리고 자본의 '힘'이 영화내에서 아주 적절히 하나가 된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니까 감독이 가진 초창기의 '순수함'과 이 후 경험에서 나온 '테크닉'들, 그리고 그것들을 극대화시켜줄 '자본'의 힘까지, 이 세가지 요소들이 잘 믹스되어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평가입니다.
짧은 지식에다 리뷰까지 길어지다 보니, 저도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과 설명이 나오는 군요. 뭐 여하튼 '좋다'는 얘기입니다.^^
색의 사용, 카메라의 움직임, 감독의 연출력, 이런 장점, 저런 장점을 다 떠나서 이 영화, '감동'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주는 영화임엔 틀림없습니다. 저도 한 두어장면에선 '울컥'하더라구요. 같이 보았던 우리 '여사님'은 참다참다 결국...!!!
여하튼 재미있고 감동적이면 '좋은영화' 아니겠습니까? 거기다가 생각할 거리들도 제법 많이 갖춘영화라면 과연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요.
꼭 다들 감상하시길... 추천 합니다..
p.s) 눈물이 많으신분은 '필히' 손수건이라도 준비하셔야 할듯.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이 '크리스찬 베일'이거든요, 동양인에 둘러쌓인 서양인 그것도 '크리스찬 베일'. 이상할것 같죠?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이건 감독의 능력일까요, 배우의 능력일가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한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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