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라쇼몽(Rashomon)]... 구로사와 아키라, 시무라 다카시, 미후네 도시로... 인간은 원래 그런것, 영화 나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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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Rashomon)' 을 보았습니다. '미후네 도시로' 와 '시무라 다카시' 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50년에 제작된 미스테리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8.4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5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술상 후보에 올랐고, 1951년 베니스영화제에선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라쇼몽

 

 

역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목록...

 

역대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golden lion) 수상작 목록...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다 쓰러져가는 나생문이라는 건물 문 앞에서 세명의 남자가 비를 피하며 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 사건은 자신의 아내와 산길을 가다가 산적에게 죽임을 당한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재미난건 사건에 관련되는 세사람의 진술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

 

먼저 산적의 진술은, 숲길을 가다가 우연히 여자를 보고 여자가 탐이나서 그녀를 범하였는데, 여자 또한 산적을 받아들였고 정당하게 남편과 결투를 하다가 남자를 죽였다고 말합니다. 여자는 산적에게 치욕을 당한 후 남편 또한 자신을 내친것 같아 분노로 정신이 없는 상태에 남편을 죽였다고 진술을 하구요. 죽은 남편은 무당의 몸을 빌려 그때 상황을 설명하는데, 아내 역시 산적 못지 않은 욕정을 보였고, 산적에게 남편을 죽이라는 요구까지 해서, 결국 산적과 아내가 달아나자마자 본인 스스로가 목숨을 끊었다 진술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지켜본 나무꾼이 있었는데, 이 나무꾼의 진술에 의해 그들 모두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집니다.

 

라쇼몽

 

오늘 본 영화 '라쇼몽(Rashomon)' 은 범인을 찾는 미스테리 스릴러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인간 본성에 관한 물음을 담은 영화였습니다. 사건의 주인공인 세사람은 모두가 자기 자신이 범인이라 주장을 하면서, 자신은 떳떳하다는 아이러니한 발언을 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고, 사건을 해결해줄 것으로만 보이던 나무꾼의 증언조차도 결국에는 믿을수가 없게 되는데, 그런 아이러니한 여러상황들을 통해 인간 본성 자체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영화였으니까요.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까발리며, 인간의 심연을 파헤치는 철학적인 영화라고 봅니다. 상식적이며 나름 도덕적인 가치에 기준을 두고 판단하고 행동했다는 관련자들의 주장은 모두가 거짓인데, 여기서 더 재미난건 가장 믿음직스러웠던 나무꾼의 주장 조차도 거짓이였다는 점. 사실, 이 영화 '라쇼몽(Rashomon)' 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부분이 바로 이 나무꾼의 주장인데, 이 또한 믿을수가 없다는건 인간 본성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하기에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점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라쇼몽

 

설명이 다소 복잡하다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그리 복잡한 영화가 아니라는걸 아실수 있을 겁니다. 혹 보신분이 계실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영화인 '오! 수정' 도 비슷한 구성인데 그 작품을 연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상황이라도,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서 자기에게 유리하게 판단하고 기억하는 습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였다는 설명입니다.

 

인간에 대해서 굉장히 냉정하고 냉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 영화는, 마무리는 아주 선하게 매듭짓는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장점도 찾을수가 있었습니다. 이는 지극히 저 개인적인 평가이지만, 자기위주로 판단하고 기억하고 해석하는 인간의 거짓과 나약함도 어찌보면 인간 내면에 있는 선한(?) 그 무언가에 바탕을 두고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마무리가 저는 나쁘지 않았으니까요. 사람에 따라서는 속보이는 엔딩이라 원래의 의도와는 다른 마무리라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본성은 나약하고 어리석은 만큼 착하다는게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또 다른 메세지 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라쇼몽

 

영화 '라쇼몽(Rashomon)' 은 일본에서도 이 사람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문학상이 있을 만큼 유명한 작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라는 작가의 작품이 그 원작입니다.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작가의 작품은 우리나라에도 이미 여러권 출간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책으로 만나보는것도 나쁘지가 않을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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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쇼몽

 

마지막으로 어느 영화평론가의 평론 몇줄로 오늘의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 세명의 여행자가 폭풍우가 치는 날 폐허가 된 절에 모여든다. 나무꾼과 승려와 평민은 불을 지피고 어떤 이상한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풀어낸다. 그리하여 숲에서 만난 한 부부와 도둑에 관한 이야기 속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중에 나무꾼이 남편의 시체를 발견하고 경찰서에서 일어난 일들을 증언한다. 그의 설명에 승려는 겁을 먹고 평민은 재미있어 하는데, 그렇게 하나의 범죄에 관한 각기 다른 네 가지 이야기가 폭풍우 치는 내내 그들을 사로잡고 있다..... 중략...

 

세 사람은 모두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야기했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타조마루는 무자비한 범죄자이며, 마사코는 죄 없는 피해자이며, 타케히로는 명예를 아는 전사다. 나무꾼이 나타나 그늘에 숨어 지켜본 사실을 말하기 전까지는 모두가 사실처럼 보인다. 나무꾼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내가 천박한 태도를 보인 것이 사실이고 산적의 허세는 거짓이며 남편은 겁쟁이였다. 하지만 평민이 나무꾼도 그 범죄에 연루되어 있음을 지적하자 진실은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것이 된다. 구로사와는 이 암울한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마무리한다. 절간의 폐허 아래서 버려진 아기가 발견된다. 고아를 돌보는 것으로 속죄를 하겠다는 나무꾼을 통해 인간의 선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기발한 서사구조 속에서 보여준 '라쇼몽(Rashomon)' 의 분열증을 염두에 둔다면 일관된 결말이다. 구로사와 감독이 만든 첫 번째 걸작.....-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p.s) 참고로, 오늘 본 영화 '라쇼몽(Rashomon)' 은 어느 평론가가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에 선정이 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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