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늑대의 시간(The Time of the Wolf)]... 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설국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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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감독의 영화 '늑대의 시간(The Time of the Wolf)'을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2003년에 제작된 영화로서, '이자벨 위페르', '올리비에 구르메', '파트리스 셰로', '베아트리체 달' 등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는 '7번째 대륙', '베니의 비디오', '퍼니게임', '미지의 코드', '히든', '하얀리본'에 이어서 7번째네요.

이제 '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과 '피아니스트' 그리고 '퍼니게임' 헐리우드 리메이크판과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무르'까지 총 4편 남았습니다... 빨리빨리 기회가 되는데로 찾아봐야겠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 '늑대의 시간'의 imdb평점은 현재 6.4점입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중에 하나는 '이 사람은 '신'과 '정의'를 믿지않는구나!' 입니다. 이건 물론 저 혼자만의 생각일수도 있는데요, 전 확실히 그런 느낌이듭니다. 워낙에 영화들이 독하고 냉정해서 그렇기도 하거니와 감독의 냉철한 시선이 그런면들을 너무나 확실하고 냉정하게 표현하고 있는지라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그런데다 '미카엘 하네케'감독 특유의 장기인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상의 이야기들은 '신'과 '정의'를 떠나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에 대한 '불신'을 야기시키는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본 영화 '늑대의 시간'은 '미카엘 하네케'의 이러한 특징을 '여전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영화의 오프닝에서부터 '퍼니게임'을 방불케 하는 이유도 없는 폭력이 보는 이를 당황케 하구요, 또 여기에 대한 친절한 설명같은건 전혀 찾아 볼수도 없구요. 사실, 친절한 설명 따윈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한가지 웃기는건 이 영화의 주인공에 해당하는 등장인물인 여자과 그의 아이들조차 이유를 모르더군요. 더 나아가서는 크게 궁금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이유' 같은건 애시당초 중요한 문제가 아닌겁니다. 이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들에서는 말이죠...

 

주인공 가족은 휴가차 고향에 있는 시골집에 내려갑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옮기던중, 이미 집안에 있던 누군가에게 총으로 위협을 당하구요, 결국 남편은 총에 맞아 죽습니다. 거기에서 벗어난 나머지 가족들은 도움을 처하러 마을에 내려가지만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작품은 정말 밑도끝도 없더군요. 그러니까 상식으로 혹은 재미로 영화를 보고 이해하려고 한다면 영화 시작후 10-20분 사이에 포기하게 됩니다. 조금이나마 관객의 '이해'를 도우려는 시도는 전혀 없구요, 오로지 감독자신이 하고자하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전 이미 약간은 면역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영화의 끝을 볼 수 있었지만, 글쎄요 처음 보시는 분은 아마 짜증나서 보기 힘드실껄요...^^

 

여하튼, 감독 특유의 '불편함'이 시작부터 영화를 지배합니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누구하나 관심있는 사람이 없구요, 경찰 한명 나오질 않으니 이 만큼 '불편한' 상황이 어디있습니까?

정황상 아마, 무슨 '전염병'같은게 전국적으로 돌고 있는 상황같다는 짐작만 될 뿐이지, 약간의 설명도 없습니다. 그리고 영화상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이 이 정체모를 재앙때문에 피폐한 상태인데, 유독 주인공가족들만 모르는 상황이라는것도 이해하기 힘들었구요, 거기다가 휴가라니....

뭐 여하튼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머리로는 이해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의 연속들입니다...

 

거기다가 주인공가족 또한 서서히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들에 익숙해져 가구요, 그리고 이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현실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남편을 잃은 슬픔이나 아빠를 잃은 아픔같은건 어느새 화면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이처럼 불편하면서도 괴상망측한 이야기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제 생각엔 '미카엘 하네케'라는 감독이, 이 '늑대의 시간'이라는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아마도,

인간의 원초적인 측면들에 대해서, 그러니까 상식, 지식, 법 같은게 완전히 무시되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내재된 본성 같은것들을 이야기 하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질병이나 굶주림등으로 시작된 재앙은(이 부분도 정확한 설명은 없습니다.) 불신과 폭력을 낳고, 평상시엔 하찮게 여겨졌던 불, 식량, 물등에 목숨을 거는... 특히나 무기를 가진자의 권력은 하늘을 치솟게 되구요(여기서 무기는 총도 식량도 될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설명하자면 문명화된 사람들도 환경과 조건이 변하게 되면 어쩔수 없이 원시인들 처럼 힘의 논리대로 흘러간다는걸 보여주고자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찰 정도로 해석가능할 듯 합니다.

 

이 영화 '늑대의 시간'에서 보면 중요한 대화가 하나 나옵니다. 누군가가 여자주인공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거든요...

- 정의가 장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이 물음이 바로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하는 모든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고보면 '미카엘 하네케'는 '신'과 '정의'를 믿지 않는게 아니라 '인간'을 믿지 못하는것 같네요. 아니면 '인간'을 너무 잘 안다고 해야하나...

여하튼, 이 작품 '늑대의 시간' 기대한 대로 꽤나 불편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불편함속에서도 언제나 또다시 찾게되는 '미카엘 하네케'만의 묘한 중독성 또한 여전했구요.

 

 

이런 영화들을 보면요,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숙제할때 애용하던 '동아전과'가 생각납니다. 우리가 원하는 답, 그러니까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정확히 콕콕 찝어서 알려줄 '참고서' 같은것들이 필요하다고 할까요.

어느 평론가는 '미카엘 하네케'를 이렇게 평했다고 하네요.

- 관객을 지적인 대상으로 인정하는 유일한 감독 - 

정확한 평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쩌나요. 전 아직 지적대상이 되지 못해서 '참고서'나 찾고 있으니.. 빨리빨리 지식을 쌓아서 '참고서' 없이도 숙제가 가능한 수준까지 하루빨리 레벨업 되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 뜻밖에도, 이 작품 '늑대의 시간'은 '미카엘 하네케'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엔딩'에서 희망같은걸 보여주긴 합니다.. 웬일일까요..?

 

p.s2) 미카엘 하네케의 다른 작품에 대한 리뷰입니다. 참고하시길...

 

▶ 2011/12/17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폭력의 전이와 그 연속성에 대한 고찰... 하얀리본... 미카엘 하네케

 

▶ 2012/03/25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7번째대륙(The Seventh Continent)... 미카엘 하네케... 피한방울 없는 초특급 울트라 호러무비...

 

▶ 2012/05/27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미지의 코드(Code Unknown : Incomplete Tales of Several Journeys)]... 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완벽주의자가 만든 영화...

 

p.s3) 이 영화를 보니 '설국열차'라는 만화가 생각났습니다.

살기위해 올라탄 '노아의 방주'인 '설국열차'.. 하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의 나약하고 악한 본성과 힘의 논리는 지배하고... 여하튼 이 만화가 떠오르더군요... 그나 저나 '봉준호' 감독은 잘 만들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설국열차'...

 

 

 


늑대의 시간 (0000)

The Time of the Wolf 
7
감독
미카엘 하네케
출연
이자벨 위페르, 브랑코 사마로프스키, 모리스 베니슈, 피에르 베리어, 다니엘 뒤발
정보
드라마 | 프랑스, 홍콩 | 113 분 | 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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