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악몽의섬... 가이 매딘... 이 영화, 참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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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매딘' 감독의 2006년작 '악몽의 섬(Brand Upon the Brain!)을 보았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로만 화면을 가득채운 이 영화는 흑백의 무성영화입니다...

이 영화 쉽지 않네요... 호러나 그 비슷한 종류의 영화인줄 알고 선택했는데, 이렇게 골치아픈 영화일줄이야... 아주 쬐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영화가 대단히 심오한 의미나 메세지를 담고있는것 같진 않은데요, 일단 표현방식에서 매우 독특하면서도 파격적입니다. 예를 들자면 '데이빗 린치'감독의 '이레이저 헤드'랑 흡사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뭐 여하튼 편안한 마음으로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는 '절대로' 아닙니다.

일단, 대사가 없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이 작품은 무성영화입니다. 가끔씩 기분나쁘게 뜨는 '자막'들과 나레이터의 나레이션만으로 스토리를 따라잡아야 합니다. 거기에다, 우리가 예전에 보았던 착한 '무성영화'들 처럼 배우들의 연기들만으로도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수 있는 그런 형태의 '무성영화'는 아닙니다. 이걸 뭐라고 표현하나요. 영화용어로 뭔가 있을것 같은데요, 제가 지식이 짧다 보니 '정확한' 명칭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상당히 정신없고 거친방식으로 표현된 화면이 영화끝까지 계속이어집니다. 우울하고 몽환적이며 괴기스러웁기까지 합니다.. 그로테스크하다고 해야 할까요.. 거기에다가 나레이션을 제외하곤 유일한 '소리'인 배경음 또한 화면의 그로테스크함을 극대화 시켜주는데요, 뭔지모를 현악기의 날카롭고도 비장한 찢어지는 소리들이 장면장면마다에서 정확하게 자기의 역할을 합니다. 가끔 기분좋은 장면이 나올땐 피아노소리도 들리곤 합니다만...

그리고, 형식적인 면에서 상당히 독특할 뿐만아니라, 영화의 곳곳에 숨어있는 여러가지 코드들도 예사롭진 않은데요, 충분히 흥미로울수도 있는 이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개인적으론 딱히 즐겁진 않더라구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와 '엘렉트라 컴플렉스' 거기에 '동성애'와 같은 코드들이 수시로 왔다갔다 하면서 보는이로 하여금 '좌불안석'케 합니다. 이런류의 영화는 거의 예술작품과 가깝습니다... 하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한 저는 훌륭한 예술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얻기엔 모자란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불편하기만 하더군요...

영화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자면,

30년만에 고향인 섬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그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고아들이 함께 생활했던 '등대'에 페인트칠을 하기 시작합니다.. 많은것들을 잊고 있던 그는 세월을 지우기위한 페인트칠을 함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어릴때의 악몽과도 같은 기억들이 하나둘씩 되살아납니다..

말씀드렸듯이 이 작품은 '예술영화'란 이런것이다 라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처럼 내공이 약하신 분들은 조금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느껴지는건, 이 작품을 연출한 감독은 진짜 '아티스트'인것 같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감각과 수준으론 이런 영화를 만들기가 쉽진 않을듯 합니다. 어수선 하지만 감각적인 영상들, 그리고 거기에 스며들어있는 수많은 코드들... 절대로 쉬운작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 '영화'라는 예술의 장르에 대한 무한한 애정또한 느껴집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작품을 만들어 낼순 없다고 봅니다.하지만, 보통의 감독들이 표현한 영화에 대한 애정과는 사뭇다르긴 합니다. 그러니까 얼마전에 보았던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나 '미셸 아자나비슈스'의 '아티스트'에서 느껴졌던 영화에 대한 애정과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고 봐야겠죠. 무협으로 치자면 그들은 '정파'로 봐야겠고, 이 '가이 매딘'이라는 감독은 '사파'로 봐야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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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분명히 좋은영화, 좋은 예술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내공이 약한분들에겐 조금은 껄끄러운 영화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뭐 그런거 있잖아요. 미술작품중에도 대단히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그림이나 조형물이 그냥 재미없어 보일때.. 하지만 반대로 내공이 조금 쌓인분이라든지 감각적인 작품을 좋아하시는분 같은 경우에는 '열광' 할수있는 그런 작품들... 그렇다면, 전 어떻게 봤냐구요... 글쎄요... 머리론 이해가 되는데, 가슴으론 확~~ 와닿진 않더라구요.. 이런 영화는 눈이 아닌 마음으로 봐야되는데, 저는 아직 그런 수준은 안되는가 봐요... 쩝...

여하튼 좋은 '예술영화' 한편 감상했습니다. 혹 궁금하신분은 직접 확인해 보시는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영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p.s) 왜 영화에 등장하는 '고아원'들은 대부분 정상적이질 않을까요... 하기야 정상적이면 재미가 없을것 같긴합니다....^^:


악몽의 섬

Brand Upon the Brain! 
9
감독
가이 매딘
출연
그레첸 크리치, 설리반 브라운, 마야 로슨, 캐서린 E. 슈아르혼, 토드 무어
정보
판타지, 드라마 | 캐나다, 미국 | 95 분 | -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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