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차가운열대어(Cold Fish)... 소노 시온... 무척이나 일본스러운 영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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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시온' 감독의 2010년작 '차가운 열대어'를 보았습니다. '후키코시 미츠루', '덴 덴' 주연의 이 영화는 제43회(2010년) 시체스 국제영화제 '카사아시아-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소노 시온'의 영화는 처음입니다.

이 영화, 무척이나 일본스럽군요. 이런류의 영화는 일본말고는 다른 세상어느나라에서도 볼 수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보기전에 상당히 망설였습니다. 원래 일본영화가 취향이 아닌데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같은 경우는 상당히 좋아하긴 합니다만..), 어릴때 부터 꾸준히 받아왔던 '안티일본' 교육이 어느정도는 마음속에 남아있는 상태라( 이것도 어느정도는 이성으로 극복이 되긴합니다.) 일본영화를 선택하는 경우는 잘 없거든요. 하지만 웬지 강력한 '하드코어'가 땡기는 상태라서 두눈 딱감고 '오늘은 이영화다' 라고 결정을 내려버렸습니다. 결과적으론 상당한 '하드코어' 영화이긴 합니다만, 잘한 결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을 보고나니 자연스레 '미이케 다카시'가 떠오르더군요. 당연한 일이라고 봐야겠죠. 일본배우들이 연기하는 폭력적인 장면이 '하드코어'하게 화면을 채우고 있으니 '그'가 떠오르는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미이케 다카시'의 특기들을 이 영화에서도 만날수 있는데요, 살인 강간 변태적인성행위 사체유기 등등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악독한 행동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상당히 찝찝한데요, 원래 '하드코어'를 선택했기 때문에 장면과 스토리에 대한 찝찝함은 제 탓으로 돌리더라도, 한가지 용서가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은요, '이 모든 잔인함이 인간의 본성이다' 혹은 '세상은 잔인하다' 라는 메세지를 뭔가 심오한듯 표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기분이 언짢아지네요. 물론 감독의 사상이나 생각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저하곤 맞질 않습니다. 크게 와닿는 부분도 없고... 오히려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이나 '할로윈'의 '마이클'이 더욱 인간적인것 같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조금 설명드리면,

조그마한 열대어가게를 운영하는 주인공은 매우 소심한 사람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큰 열대어가게 사장에게 호의를 받게됩니다. 그의 가족들도 그를 따르게 되구요. 하지만 결국 그가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게되지만, 점점 그에게서 헤어나오지는 못하게됩니다.

이 영화 처음엔 일본 AV인줄 알았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여배우의 육감적인 몸매와 세트의 배경 그리고 화면의 구도같은게 거의 일본 AV와 유사하게 보였거든요. 어떻게 그리 잘아느냐구요. 여하튼 보시면 압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가 끝까지 갑니다. 다만 중간에 '하드코어'한 피튀기는 장면들이 있어서 그렇지 그런 부분만 제외하면 거의 AV와 유사한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배드씬이 많은건 아니구요.. 여하튼 개인적으론 특별한 경험을 한 영화인것 같습니다.. 마음속으론 '내가 이걸 왜 보고있나'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중지할 순 없는... AV로 시작해서 '하드코어'로 넘어가더니, 어울리지 않는 의미부여까지 해버리려고하는.. 결국 찝찝한 영화...

일본의 소설가중에 '텐도 아라타'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그의 작품중에 '가족사냥'이라는 책이 있거든요. 어찌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책일 수도 있지만, 내용이 너무 잔인하고 자극적이라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진 않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 딱 그 책을 읽고나서의 기분이랑 똑같네요. 재미가 없진 않은데, 보고나선 찝찝한 뒷맛이 느껴지는...

일본은 참 원초적이고 자극적인걸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책이든 영화든... 가끔씩 '고어'한 무언가를 찾아보는 제가 이런 말을 하긴 뭣합니다만, 자극적인 어떤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본문화'는 '영'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특히, 단지 잔인한 장면이나 사건들만을 가지고, '잔인한게 인간의 본성이고, 그런 본성이 발휘되는게 인간적이다' 라고 말하는것 같은 책이나 영화는 기분을 나쁘게 합니다. 그냥 차라리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로서 끝내버리면 보고나서 뒤끝이 없는데, 왜 쓸데없이 의미부여 같은걸 할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딱히 와닿지도 않은데 말이죠. 물론 일본의 영화나 소설가들중 '대가'들의 작품들중엔 매우 원초적이면서도 아주 깊은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있긴합니다만....  그냥 원초적으로 끝나는 작품들도 상당히 많은것 같습니다.

2012/02/09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영화 '할복(하라키리)'... 코바야시 마사키... 검, 칼, 무사, 명예, 할복의 상관관계...

이 작품은 궂이 보실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혹 '하드코어'한 영화가 보고 싶으시다면, 그냥 '13일의 금요일'이나 '할로윈' 아니면 '나이트메어'도 좋구요, 그런 영화가 나을것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너무 올드한가요... 그러면 몇년전에 나온 '호스텔' 같은 영화도 괜찮더라구요.. 여하튼, 하드코어한 장면이나 내용을 떠나서 어줍잖은 의미부여를 하는 바람에 기분이 나빠져서, '차가운 열대어'는 추천하고 싶진 않네요..

스트레스 해소차원에서 '고어'한 영화를 골랐는데, 결국에는 더 찝찝한 뒷맛만 남게되었습니다. 인생사가 다 그런 모양입니다.^^ 어디 괜찮은 하드코어 한편 추천해주시길 바라며 짧은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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