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톰 포드, 제이크 질렌할, 에이미 아담스...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복수의 방법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2016년 제작 미국영화 스릴러 드라마, 런닝타임 116분, 연출- 톰 포드, 출연- '에이미 아담스' '마이클 섀넌' '아론 테일러 존슨' '제이크 질렌할' 등

 

'톰 포드' 감독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를 보았습니다. '제이크 질렌할' 과 '에이미 아담스' 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2016년에 제작된 스릴러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7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2016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하였고, 곧 있으면 개최될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남우조연상(마이클 섀넌) 후보에 오른 상태입니다.

 

 

오늘은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 영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2009년, 데뷔작인 '싱글맨' 을 발표한 후 7년만에 내놓은 '톰 포드' 감독의 신작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액자구조로 된 이 영화는 남녀간의 끈적끈적한 애정문제를 다룬 드라마일 뿐만 아니라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의 재미까지 갖춘 작품으로, 영화가 시작되고 끝날때까지 눈을 뗄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재의 남편과는 소원해지고 있는 상태의 주인공에게, 전남편으로부터 소포가 하나 배달됩니다. 전남편이 쓴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곧 발간된다는 이 소설의 첫부분에는 주인공에게 바친다는 글귀가 쓰여져 있는데, 이 소설을 읽게 되면서 주인공은 잊고 지내던 전남편과의 과거들을 회상하게 됩니다.

 

말씀드린대로 이 영화는 액자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이 처한 현재의 상황과 전남편으로부터 받은 소설 속 이야기... 거기에다 주인공의 과거 회상장면까지 더하면 모두 세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는 다른 스타일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주인공의 현재상황은 축축한 느낌의 성인용 애정드라마의 재미, 영화속 소설의 내용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의 재미, 그리고 과거의 회상장면은 일반적인 로맨스 드라마의 재미... 여하튼, 한편의 영화로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면서 두개의 다른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그 하나는 감독의 전작인 '싱글맨'... 한 동성애자의 삶을 감각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전직 패션디자이너였던 감독의 감수성을 영화적으로 완벽히 표현해 낸 것으로, 오늘 본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주인공이 처한 현재상황과 과거의 이야기들은 감독이 가진 특기를 그대로 살리고 있는데, 끈적끈적하고 어둡고 묵직한 드라마에 강점이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작을 연상시키는 영화 속 이런저런 요소들(예를 들자면 동성애자, 그림같은 집, 허무한 엔딩)은 재미난 덤....

 

관련영화...▶[싱글맨(A Single Man)]... 톰 포드(Tom Ford)... 소수로서의 삶... 그리고 두려움...

 

두번째 영화는 '카렐 라이츠' 감독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입니다. 이 영화는 구성방식에서 자연스레 떠올리수 밖에 없는 작품으로, 역시나 액자구조로 된 이야기입니다. 19세기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을 영화화하고 있는 20세기를 살고 있는 배우들의 이야기인데,  소설의 내용이 그 하나이고, 그 소설을 영화화 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또 다른 하나입니다. 오늘 본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역시나 비슷한 구성으로 소설속 이야기가 그 하나이고, 그 소설을 선물로(?) 받은 여인과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또 다른 하나이니까요. 특히나 두 작품 모두 배우들이 1인 2역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는데, 역시나 그런면에선 자연스레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작품이였다고 봅니다.

 

관련영화...▶[프랑스 중위의 여자(The French Lieutenant's Woman)]... 카렐 라이츠, 메릴 스트립, 제레미 아이언스... 존 파울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사람들은 같은 한 가지를 보면서도 각자 다른 생각 다른 상상을 하게 됩니다. 오늘 본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도 어찌보면 그런것에 관한 이야기이겠구요. 누군가에겐 완벽한 이별 혹은 마지막 복수의 선물이, 그걸 받은 누군가에겐 화해와 재회의 선물로 착각을 일으키게도 하는... 가해자에겐 희미한 기억들이 피해자에겐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는 큰 상처라는... 혹은 읽는 사람은 피해자에 몰입하지만, 쓴 사람은 가해자를 생각하며 썼다는... 무슨 말을 하는지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영화를 보시고 나면 아마 이해가 되실 겁니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주연배우인 '제이크 질렌할' 과 '에이미 아담스' 의 연기는 영화의 무게감에 힘을 실어주고, 조연인 '마이클 섀넌'과 악역인 '아론 테일러 존슨' 은 주연 배우 이상의 카리스마와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모든걸 다 떠나 영화가 시작되고 끝날때까지 몰입도 하나 만큼은 최고의 작품이니, 기회가 되면 놓치지 마시길 권해드립니다. 큰 기대만 하지 않으신다면, 아마 즐거운 시간이 되실겁니다.

 

관련글...▶베니스영화제 수상작... 역대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golden lion) 수상작 목록...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 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