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진 핵크만, 해리슨 포드...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영화 보는 즐거움/칸영화제 2015. 3. 21. 00:58'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1974년 제작 미국영화 미스테리 스릴러 런닝타임 113분, 연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진 핵크만' '존 카잘' '해리슨 포드' '로버트 듀발' 등.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을 보았습니다. '진 핵크만' 주연의 이 영화는 1974년에 제작된 미스테리 스릴러로, 현재 imdb 평점은 7.9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75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각본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를 했고, 1974년 칸영화제에선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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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영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은 한 도청 전문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영화는 한 남자가 공원에서 두 남녀를 미행하는 장면으로 시작이 되는데, 미행을 하는 사람이 이 영화의 주인공인 도청 전문가이고, 미행을 당하는 여자는 아주 부자인 남편을 둔 유부녀입니다. 주인공은 여자의 남편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두 사람을 미행하고 도청하고 있는 중인데, 주인공은 계약상 5만달러를 받고 그들에 대해 도청자료를 의뢰인에게 넘기기로 하였으나, 도청 결과 미행을 한 두 사람이 혹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게 되고, 그러면서 영화는 점점 더 미스테리 스릴러쪽으로 강하게 흘러가게 됩니다 .
이 영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반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미행하고 도청하면서 자신의 눈과 귀로 들었던 모든 정보들이 지난 세월동안 그가 해온 일들의 부정적인 결과와 부딪히면서 결국 주인공은 자기 자신에게 속임을 당하게 되니까요. 이 영화의 재미의 한축을 담당하는 이 마지막 반전은 그런 의미에서 가볍게만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반전에 대한 즐거움 만큼이나 이 영화는 주인공의 외로움과 고독함 그리고 고뇌에 대한 표현이 많은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 주인공은 자신에게 애정을 보인 여인에게 까지도 완전히 자신의 존재를 감추길 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은 유일한 장소는 고해성사가 이루어지는 성당 안 작은 부스와 그 속의 있는 성직자가 전부입니다. 미행과 도청이 자신의 업이고 그 업계에선 최고의 네임밸류를 자랑하는 주인공이지만, 그렇기에 누구보다 더 불안해하고 몸을 사릴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아이러니한 상황들과, 자신이 하는 일 때문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에 고뇌하는 주인공의 아이러니한 모습들, 그리고 그 강박과 편집에 완전히 지배를 당하고 있으면서도 남들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꿈꾸고 갈등하고 있는 주인공의 아이러니한 심리상태들을, 제법 묵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영화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성모마리아상을 부수는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은 역시나 반전이 주는 의미 만큼이나 가볍게 보이진 않았던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믿는 존재는 오직 성당 뿐이였으니까요.
영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은 현대인의 외로움과 고독에 대한 이야기로 봐도 무방할것 같습니다. 타인의 비밀을 듣기에는 능통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 놓기를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가질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외로움을 그린 영화였으니까요. 그리고 이는 비단 주인공의 모습 뿐만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니까요.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영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은 반전의 묘미가 있는 묵직한 미스테리 스릴러의 재미와, 지극히 개인적인 한 인간 내면의 불안함과 갈등을 통해 황폐해져가는 현대인들의 대화와 단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좋은 드라마 정도로 요약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소 지루할수도 있는 영화이겠지만, 찬찬히 집중하고 보신다면 이 영화가 주는 즐거움 모두를 캐치할 수 있을꺼라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에 대한 어느 영화평론가의 평론으로 오늘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막강한 창조적 에너지의 소유자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는 항상 한 작품을 끝내기도 전에 다음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대부1' 과 '대부2' 사이에 등장했고, 두 대작에 비해 다소 작은 영화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다는 말이 사소함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컨버세이션이 무너지고 있는 미국의 도덕에 들이대는 칼날은 대부 시리즈만큼이나 선동적이다.... 중략...
감독이 제시하는 것은 관음증에 관한 포스트모던한 연구이기도 하다. 해크먼이 분한 해리 콜이 대화 조각에 자신의 상상력을 가미하며 끔직한 진실을 조합해나가는 동안 우리는 그에 관해 점점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콜이 강박적으로 조사했던 내용이 모조리 뒤죽박죽되어버릴 즈음 그에게는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급속도로 침입해 들어오며 그를 삼켜보리는 편집증 앞에서 그에게는 친구도 재산도 인생도 자유도 남아있지 않다. 우리는 뛰어난 기술로 동료들의 존경을 받던 콜에게서 일종의 기만적인 존재를, 주변세계에 대한 의심에 의해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빼앗기고 부서진 외피에 불과한 한 사나이를 발견하는 것이다...-
▶[영화 보는 즐거움/꼭 봐야할 영화] -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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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이 영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은 어느 영화평론가가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 1001편의 영화에 선정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