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제임스 아이보리, 안소니 홉킨스, 엠마 톰슨... 황혼기의 깨달음 그리고 엇갈림...
영화 보는 즐거움/아카데미영화제 2013. 12. 5. 08:00'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연출한 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을 보았습니다. '안소니 홉킨스' 와 '엠마 톰슨' 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93년에 제작된 로맨스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9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94년 아카데미영화제에 작품상을 포함한 총8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를 했다고 합니다.(그해에 최다 수상작은 '스티븐 스필버그' 의 '쉰들러 리스트' 였다고 하네요.)
그럼 일단 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의 간단한 줄거리부터 설명을 드리자면,
영국의 한 성의 집사인 주인공은, 현재는 과거 오랜시간 모셔왔던 주인을 여읜채, 미국인 새 주인을 맡는 과정에 있습니다. 20여년전 한때 몰래 애뜻한 마음을 가졌던 하녀장과의 오간 편지에서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의 감정을 깨닫게 되고, 시간을 내서 그녀를 만나러 먼길을 가는데...
이 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는 1930년대부터 그후 20여년간 영국의 한 저택의 집사로 살았던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더불어 2차대전을 포함한 그 당시 격동기의 시대상황과 극적인 배경이 되는 국제관계들, 그리고 그런 뜨겁고도 복잡한 여러 시대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주인공의 주변환경까지도 담은 영화이기도 했구요. 따라서 굉장히 조용하고 서정적인 작품이지만,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설명하기 힘든 힘 같은건 느껴지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은 이 영화속에서 집사라는 직업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신임을 받고 인정을 받으며, 그 또한 그런 자신에게 가끔씩 뿌뜻함을 느끼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오랜시간이 지난 이후엔 결국 남은건 아무것도 없는데... 특히나 자신이 목숨처럼 지켜왔던 자존심이라는 감정이 옛주인을 부정하면서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까지 맡기도 하고....
아버지가 죽는 그 순간에도 손님의 시중에 더 신경을 쓰고, 마음속에 연정을 품었던 한 여인을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듯이 무심히 보내면서까지도 지켜왔던 그 자존심이, 일종의 작은 두려움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느끼는 고통 만큼이나 보는 저 자신도 많이 아팠던것 같습니다.
뭐 어찌되었건 이런저런 여러가지 이야기나 상황들이 이 영화속 주인공의 묘사를 위한 일종의 에피소드들이였고,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는 결국 주인공의 성격과 주인공의 삶과 연관이 있는 그런 이야기였던것 같네요...
그러니까 이 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을 쉽게 표현을 하자면, 평생을 성안에 갇혀 그리고 자기자신에게 갇혀서 산, 불쌍한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정도라고 보시면 될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특별한 사건이나 반전같은걸 만들지 않고도 이렇게 재미나게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 순간순간 감탄을 했습니다. 뭐 물론 중간중간 약간의 갈등이나 자잔한 사건들이 있어서 흥미를 유발시키기도 했지만, 결국엔 따지고 보면 큰 임팩트가 있는 에피소드 같은 건 전혀 없었으니까요...
다른말로 표현을 하자면, 아주 잔잔하지만 깊은 맛이 있는 좋은 영화였고, 그렇기에 더 재미나고 더 좋은 영화가 아니였나 생각이 드네요.
특히나, 영화의 마지막 엔딩씬에 담긴 주인공의 모습과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며 비쳐주는 낡은 성의 모습은 무척이나 오랫동안 머리에 남는데요, 그 장면이 바로 이 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그리고 표현하고자 했던 가장 큰 부분이 아니였을까 생각이 됩니다. 외롭고 늙고 힘들어 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꿋꿋하게 서 있는, 하지만 그 뒤로 남은 회한과 아쉬움은 감출수가 없는 주인공과 성... 뭐 그 정도로 이 영화에 대한 마지막 느낌을 정리할수가 있을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로 나란히 아카데미 남녀 주연상 후보에 오른 두 주연배우 '안소니 홉킨스' 와 '엠마 톰슨' 이상으로 '달링턴' 경 역의 '제임스 폭스' 라는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였습니다. 고지식하지만 여리고, 우유부단한듯 하지만 가끔은 편협한, 그런 영화속 인물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표현한것 같아서 무척이나 인상적이였던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힘을 실어준, 두 주연배우의 연기 이상으로 조용히 빛난 연기가 아니였나 생각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은 일본계 영국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 라는 소설가의 동명의 작품을 그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1989년에 탄생한 이 작품은 세계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수상작으로 우리나라에도 이미 출간이 된 작품이라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 찾아서 보셔도 나쁘진 않을듯 합니다. 저도 언제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영화만큼이나 좋은 작품인지 눈으로 확인도 하고 싶고...
여기까지가 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였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진 모르겠습니다. 전 무척이나 재미나게 본 영화였습니다. 위에 말씀드린대로 이렇다할 큰 임팩트 있는 에피소드가 없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반전을 서너번 날리는 요즘의 그 어떤 영화보다도 훨씬 더 재미나게 본듯 합니다. 일단 강력하게 추천 한방을 날리구요, 영화보기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절대로 놓치지 마시라는 말까지도 덧붙이고 싶습니다. 아주 재미나게 본 영화였습니다....
리뷰를 마치도록 할께요...
p.s)지난달에 본 영화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추천영화도 있구요... 참고하시길...
▶2013/12/01 - [영화 보는 즐거움/추천합니다] - [2013년 11월에 본 영화들... 재미있는 영화추천... 추천영화...
p.s)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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