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아마노 세츠코' 의 소설 '얼음꽃' 을 읽었습니다. 2006년에 일본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작가의 데뷔작으로서, 그 당시 작가의 나이가 60세 였다고 합니다. 환갑에 쓴 데뷔작, 그것도 추리소설...
그럼 일단 소설 '얼음꽃' 의 간단한 줄거리부터 설명을 드리면,
대기업 중역인 남편과 큰 불편함 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에게 한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자신을 남편의 정부라고 소개를 한 이 여인은, 자신은 이미 남편의 아이를 가진 상태이며,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주인공과 이혼할거라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건네는데...
일단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주 큰 기대를 했기에 그 기대에 비해서는 아쉽다는 느낌은 조금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실망스러운 작품이라는 의미는 아니구요, 그냥 큰 기대에 비해 조금은 심심하지 않았냐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저의 기대가 컸던 이유는,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의 평가가 아주 좋았다는게 그 가장 큰 이유이겠구요, 환갑의 나이에 데뷔했다는 작가의 이력도 그 큰 기대에 한몫을 한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작가의 특징과 아주 흡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60세의 데뷔작이라는 이미지처럼, 작품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굉장히 신중해 보인다는 느낌이 많았던 반면에, 데뷔작 답게 화려한 뭔가 혹은 프로페셔널한 뭔가는 조금 모자랐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 모자란 요소라는걸 적절히 표현할 단어가 생각이 나질 않는데요, 여하튼 강력한 임팩트나 약고 약은 독자들을 가지고 놀만한(?) 어떤 무언가는 없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속도감이 너무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인데요, 단순한 내용에 비해 자잘한 설명이 너무 많아서 더욱 더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대신 데뷔작다운 순수한(?) 느낌은 강한 작품이였다는 생각이구요.
전체적인 구조는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함정이 함정을 부르고, 결국엔 덫을 놓은 사람은 벌을 받게 된다는... 작품에서 사용된 트릭도 설득력이 있고, 현실성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고.
대신 독자들에게 치밀한 추리를 요구하거나, 반전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은 아니여서 그 부분에선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입부의 복선이 마음에 들었는데요, 전혀 상관없는 인물이 잠시 등장하는 도입부가 나중엔 사건과 아주 깊은 연관을 가지게 된다는... 어찌보면 아주 얄팍해 보일 수도 있는 구조이긴 하지만, 사실 이런게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프로페셔널한 작가들은 이런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고 있는게 사실이구요.
뭐 이런저런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 그런 작품이였네요.
여기까지가 추리소설 '얼음꽃' 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였습니다.
기대에 비해 그 재미는 덜 하였지만, 요즘 나오는 그냥 단순한 볼거리 혹은 충격적인 사건 같은걸로만 치장한 가벼운 일본 추리소설보단 분명히 나은 작품이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대로 데뷔작이긴 하지만, 60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써낸 작품이기에 그 나이에 해당하는 무게감이나 신중함은 분명히 있는 작품이였구요. 여하튼 읽고 나서 후회할 만한 작품은 아니였다고 봅니다. 나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리뷰를 마치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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