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 의 신작 'KN의 비극' 을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는 2003년에 출간된 소설로, 우리나라에는 올해 바로 얼마 전에 출판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이 새로 나오면 꼭 보게되는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이 몇 있습니다. '엘러리 퀸' 이나 '조르주 심농' 과 같은 아주 오래된 작가의 고전들은 일단 논외로 하고, 미국 작가들 중에선 '데니스 루헤인' 같은 작가의 작품이 그러하고, 그리고 일본 작가의 작품들 중엔 '교코쿠 나츠히코' 나 오늘 본 소설 'KN의 비극' 의 저자인 '다카노 가즈아키' 정도가 그 예에 해당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다카노 가즈아키' 의 작품은 모두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느 한작품에서도 크게 실망을 한 작품은 없었구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말씀드린대로 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은 꼭 찾아서 읽게 되는 이유가 되었겠지만 말입니다.
제가 이 작가의 작품을 모두 다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이 작가의 데뷔작인 '13계단' 때문일듯 합니다. '13계단' 이라는 이 놀라운 작품은 저 혼자만의 평가일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일본의 현대 추리소설 중엔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작품을 읽고 느낀 재미와 감동 때문에 '다카노 가즈아키' 라는 작가의 이름이 제 뇌리에 박혔고, 또 그 이후로는 이 작가의 작품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게 된 이유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주위에서 괜찮은, 재미난 추리소설을 하나 권해 달라고 하면 전 고민없이 이 '13계단' 이라는 작품을 권해주는데요, 여하튼 이 작가의 모든 작품은 항상 기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는 의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서론이 쓸데없이 길어지는것 같은데, 일단 이쯤에서 각설하고 오늘 본 소설 'KN의 비극' 의 간단한 줄거리부터 설명을 드리면,
젊은 나이에 갑작스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주인공은 아내를 위해 큰 맘먹고 좋은 아파트를 계약합니다. 하지만, 이내 책의 판매가 줄어들고 따라서 수입도 줄어드는 상황이 되어 아파트의 대출금도 갚기에 빠듯한 상황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런데, 덜컥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고, 자신의 현 상태에 불안함을 느낀 주인공은 아내에게 은근히 중절을 강요하는데...
오늘 본 소설 'KN의 비극' 역시나 '다카노 가즈아키' 의 작품답게 그 재미는 확실하게 살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재미의 유무를 떠나 한가지 당황스럽다는(?) 느낌을 먼저 받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당연히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의외로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추리소설' 의 형태를 띈, 일종의 '호러소설' 이였다는 설명되겠습니다. 아니, '호러소설'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호러소설' 의 형식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 더 정확할것 같네요.
원한, 혼령, 빙의 같은 '호러소설' 에 단골로 등장하는 요소들이 이 작품의 주요 소재 중 하나였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인데, 아마 여러분도 저처럼 당연히 추리소설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책읽기를 시작하면 약간의 당황스러움을 느끼게 될실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거나,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가장 큰 놀라움이 이 부분이여서, 이렇게 리뷰의 서두에 먼저 언급을 드립니다.
그러고 보면 '다카노 가즈아키' 라는 작가는 그 능력이 뛰어난 것처럼, 그 욕심도 크다고 보여집니다.
'13계단' 이라는 걸출한 사회파 미스테리서부터 시작해, '그레이브 디거' 라는 속도감 넘치는 일종의 '로드무비' 같은 작품, 거기다가 '유령인명 구조대' 같은 따뜻한 느낌의 드라마(?)와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같은 단편집, 그리고 '13계단' 과 더불어 그의 능력과 지식을 모두 집대성한 '제노사이드' 같은 작품까지, 각기 다른 느낌의 각기 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들을 계속해서 써왔다는 점, 그리고 거기에 이번엔 '호러' 의 이미지를 첨가한 이 'KN의 비극' 이라는 작품 또한 그의 필모에 포함이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그런 생각이 개인적으로 강하게 드네요.
하지만, 이렇듯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작가임이 분명함에도 그의 작품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요소들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사회에 대한 문제 의식과 그 해결책에 대한 제시가 그것인데요, 오늘 읽은 'KN의 비극' 또한 그런 요소들을 강하게 표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 'KN의 비극' 은 얼핏보면, 한 사람의 몸에 원혼이 빙의되어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고, 등장인물들이 그 괴이한 현상과 비밀들을 파헤친다는 단순한 스토리로 보여지긴 하지만, 실제로는 그것 이상의 많은 사회문제에 대한 생각들이 들어 있습니다.
임신과 중절 그리고 불임과 가족 관계라는 가장 핵심이 되는 문제는 물론이고, 무리한 주택 구매에 따른 가정 경제의 위기나 전문직 직장인의 직업에 관한 의식같은 것들이 바로 그런 요소에 해당하는 것들이라는 생각인데요, 역시나 언제나 그렇듯, 이 '다카노 가즈아키' 라는 작가는 그냥 단순히 읽는 재미만을 추구하는 작가는 아닌것 같습니다.
뭐 이런 부분은 제가 글로 설명하긴 어려우니 이 작가의 책을 몇권만 읽어보시면 아마도 느끼시게 될 것 같네요.
별 내용도 없는데 리뷰가 쓸데없이 길어진것 같습니다.
여하튼, 또 '다카노 가즈아키' 의 새로운 작품을 하나 더 재미나게 읽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읽었던 아주 큰 재미를 준 '13계단' 이나 '제노사이드' 만큼의 강한 임팩트는 없었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떨어지는 수준의 웬만한 일본추리소설보단 훨씬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호러' 의 이미지가 강해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으나, 그래도 '다카노 가즈아키' 는 '다카노 가즈아키' 였던것 같습니다. 충분한 재미를 느끼해 해주었으니까요...
어찌보면 이 소설 'KN의 비극', 한창 더워지는 요즘같은 시기에 어울리는 소설일 수도 있겠습니다. 가끔가다 등장하는 무서운 이미지의 장면들이 소설 곳곳에 있으니... 진짜 그런것 같네요...
정통 '호러' 는 아니지만, 밤에 혼자 불끄고 읽으면 정통 호러 이상의 무서운 경험을 하실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특히나,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비슷한 종류의 죄(?)를 지으신 분들은 특히 더 그러하겠죠...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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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