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진짜인척 하는 가짜, 혹은 쌍둥이를 소재로한 추리소설중 백미...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2013. 1. 20. 08:00스코틀랜드 출신의 추리소설가,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의 추리소설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을 읽었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49년도에 써진 작품이구요, 개인적으로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의 작품은 이 작품을 포함해서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작품은 모두 읽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의 작품은 이 책 말고도 '진리는 시간의 딸' 과 '프랜차이즈 저택 사건' 이라는 소설이 두권 더 있습니다.
영화나 책 혹은 드라마를 보다 보면 '쌍둥이'나 닮은 사람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꽤나 많이 있습니다. 아주 먼 예로 '왕자와 거지' 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나온 영화 '광해'까지.
그런데 이 닮은 사람이라는 코드는 보통 '기억상실' 이라는 키워드까지 함께 끌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어찌보면 상당히 상투적이고 진부하다고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무게감이 있는 작품들이나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들보단, 이 상투적이고 진부한 소재들이 오히려 더 큰 즐거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또 다른 사실이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 이런 소재를 가진 작품중에서 그리고 재미나게 본 작품중에서 언뜻 기억이 나는 영화는 '리차드 기어' 주연의 '써머스비' 라는 작품과 '짐 캐리' 주연의 '마제스틱' 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는데요, 여하튼, '닮은 사람' 이나 '쌍둥이' 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제 경험상 은근히 스릴이 넘치거나, 아니면 반대로 감동이 넘치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시작부터 쌍둥이나 닮은 사람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언급을 하느냐 하면, 바로 오늘 읽은 책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이 위에 예를 든 책이나 영화들처럼 닮은 사람 혹은 쌍둥이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아마 다들 미리 눈치는 채셨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재미난 점은, 이 책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은 위에 예를 든 작품들과는 확실한 다른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뭐냐하면, 보통 '쌍둥이'나 혹은 '닮은사람' 이라는 소재중에서 그 하나를 소재로 가져오는게 대부분 이런 작품들의 특징인데 비해, 이 작품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은 그 두가지 모두를 이야기거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말인지 헷갈리시나요? 그리고 궁금하신가요?
자 그렇다면 일단 이 소설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의 내용부터 조금 들어가볼까요,
한 가문이 있습니다. 그 가문에 올해 성년을 맞이하는 한 청년이 있구요. 그리고 이 청년은 성년이 되면 그 가문의 재산을 상속받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상속을 받을 찰라, 8년전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의 쌍둥이 형이 갑자기 나타나게되고, 그러면서 여러가지 일들은 복잡하게 꼬여만 갑니다. 그런데 이 갑자기 나타난 남자는 사실, 그런 모든 상황들을 미리 알고 교육받고 암기한 가짜였으니...
이 추리소설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은 위에서 잠시 말씀드렸던 것처럼 굉장히 상투적인 작품입니다. 아주 진부하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거의 결말도 뻔히 보이는데다,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반전같은 건 하나도 없었다는 설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리소설 치고는 밋밋한데다(주인공이 등장하고는 죽는 사람하나 없습니다.) 큰 반전도 없고, 또 책이 쓰여진지가 너무 오래되 올드하다는 느낌까지 주고 있는 이 작품이, 개인적으론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또 하나의 작품이 되어 버렸네요.
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이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이라는 소설을 쓴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라는 작가가 가진 문장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이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라는 작가의 작품들은 '추리소설가' 라는 명함을 가진 사람의 작품치곤 작품들이 굉장히 유한 편입니다. 제가 꼴랑 3권밖에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긴 솔직히 뭣하긴 하지만, 제가 읽은 3권의 책만으로 판단을 할땐 그런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름모를 독충에서 뽑아낸 독에 독살을 당하는 사람도 없고, 사람의 출입흔적이 전혀 없는 밀실같은 트릭도 나오지가 않으며, 그렇다고 연속적으로 희생자가 발생하는것도 아닌... 하지만 아주 재미있는...
그러니까 그의 작품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섬세하고 유하며 물흐르는듯 흘러가지만, 확실하고 깔끔한 맛과 느낌은 있다는 정도로 표현이 가능할것 같은데... 참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조금 더 짜내어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추리소설치곤 죽어나가는 사람도 적고(거의 없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수도 있습니다.), 거기다가 그 죽는 사람들 또한 아주 정상적인, 그러니까 복잡한 트릭이나 아주 기발한 방법 같은게 크게 동원되지가 않는다는 특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들은 재미가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말씀드린데로 섬세하면서 또 물흐르듯이 자연스레 흘러가는 문장들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인것이구요.
이 부분은 이 작가가 여성이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하튼 그녀의 작품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독한' 추리소설과는 다른, 그냥 일반적인 삶을 그려내는 과정속에서 겪는 약간의 기이하고 독특한 비밀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시는 게 오히려 더 정확할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더 큰 사랑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오늘 리뷰는 어째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것 보다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라는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더 많군요. 쩝...
말씀드린데로 책의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닮은 사람, 오래전 죽은 줄 알았던 닮은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이 책의 전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의 작품들은 추리소설에 거부감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아주 좋은 읽을거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추리소설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꺼려할만한 아주 끔찍하거나 흉칙한 장면들을 연상시키는 부분들도 거의 없고, 그리고 또 너무 머리 아프게 꼬고 비틀고 하는 트릭이나 잔꾀들로 독자들을 시험하려하는 부분들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일반적인것 보단 조금 독특한 사건이나 비밀들을, 작가가 노련한 글솜씨로 들려주고 표현하는 정도라는게 그녀의 작품들을 설명하는 가장 적당한 말인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얕잡아 보면 안되는것이, ['시대를 초월한 범죄소설 100편' 중 1위에 빛나는 조세핀 테이] 라는 이 책을 장식하는 광고문구나 혹은 [2010년 영국 타임즈가 선정한 '위대한 범죄 소설작가 50인'] 이라는 타이틀에 그녀의 이름이 떡 하니 올라 있는걸 보면 그냥 단순히 글만 잘 읽히게 쓰는 작가는 아니란 설명이 되겠습니다.
어쨌거나 저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을 꺼려하시는 분들께 이 작품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 을 포함한 '조세핀 테이(Josephine Tey)' 의 작품들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아마 후회는 없으실 겁니다.
p.s)이 작품을 읽으면서 조금 뜬금없긴 해도 옛날에 보았던 영화가 한편 떠올랐습니다. 저기 리뷰 초반에 언급한 닮은사람에 관한 영화는 아니구요, '맥컬리 컬킨'과 '일라이저 우드'가 주연을 맡은 '좋은 아들(The Good Son)' 이라는 스릴러 작품입니다. 내용은 따로 설명드리긴 뭣하구요, 아마도 이 두 작품을 모두 보신분은 제가 왜 이 영화를 떠올렸는지가 이해 되실겁니다. 궁금하죠...?^^
p.s2)이 작품 '브랫 패러의 비밀(Brat Farrar)'을 재미있게 읽으신 분은 아마 이 책들도 재미나게 읽으시리라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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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3)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