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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출간된 '루이즈 페니'의 두번째 작품 '치명적인 은총(2006년)'을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캐나다의 한 작은마을 '쓰리 파인스'를 배경으로한 추리소설입니다. '쓰리 파인스'... 우리나라 말로 바꾸면 '삼송리'쯤 될라나요..^^
'루이즈 페니'의 첫번째 작품 '스틸 라이프'는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깊게 읽은 책입니다. 도저히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높은 퀄러티를 가졌던 작품으로서, 전 그 책을 읽고 '루이즈 페니'라는 작가에 대해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분들은 '조금 밋밋하다'나 '지루하다'라는 평들을 가지신 분들도 계시지만, 개인적으론 아주 재미있고,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작품속에 삶에 대한 깊이있고 무게감있는 생각까지 담고 있는 아주 좋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2011/12/16 -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 언빌리버블. 놀랄만한 데뷔작... 스틸 라이프... 루이즈 페니
추리소설을 읽을 때, 간혹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너무 심한것 아닌가?', '이게 말이 되나?'.. 그러니까 너무 잔인하다거나, 혹은 말이 안되는 설정등으로 오로지 독자의 흥미만을 유발시키기 위해 '오버'된 사건들을 만들어낸 작품을 만날때가 있습니다. 대체로 일본쪽 소설들이 그러한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티비드라마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전 사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런 경우 상당히 짜증이 나던데요, 책을 읽을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추리소설에서 살인이 빠질 수는 없겠지만, 너무 잔인하게 그리고 이유없는 살인들을 만들어 낸다거나 거기에 억지로 끼워맞추기 식인 그런 트릭들을 만날때는 그 책을 선택한 제 자신이 미워질 정도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작품중에서도 그런 작품들이 간혹 있습니다. 티비드라마로 치면 시청률은 높은 드라마인데, 저하곤 안맞는 그런 경우라고 할까요.
여하튼 이 '루이즈 페니'라는 아줌마의 책들은 저하곤 궁합이 정말로 '딱' 맞는 그런 기분좋은 작품들입니다.
책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볼까요...
'쓰리 파인스'의 호수 한가운데에서 컬링경기중에 한 여인이 '감전사'를 당합니다.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이 착한사람들만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악한 사람입니다.
이 작품은 전작인 '스틸라이프'와 거의 비슷한 형태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전작에 나온 대부분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사건을 풀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마슈'경감이 다시 활약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여전히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판단력 그리고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가 가진 '고뇌'도 역시 큰것 같구요. 여하튼 이 작품 '치명적인 은총'이 '스틸라이프'와 다른 점은, 전작에선 마을 사람들에게 아주 사랑받는 사람이 살해당한데 비해서 이 작품은 '악인'이 죽었다는점 정도 되겠습니다.
사실 이 책, 초반은 역시 밋밋하고, 조금은 지루해 보이긴 합니다. 여전히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도 보여주고, 큰 의미 없어 보이는 소소한 사건들도 만나며, 그냥 저냥 시간이 흘러갑니다. 사람이 죽어 살인 사건이 발생해도 큰 자극이 없이, 이 '쓰리파인스' 마을의 이미지처럼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50페이지를 남겨놓고 폭발해버립니다. 마지막 50페이지는 그냥 스트레이트로 읽히더군요. 개인적으론 '히가시노게이고' 라는 일본작가의 '용의자X의 헌신'이 생각났습니다. 그 작품도 이 작품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50페이지에서 완전히 초반의 밋밋함을 날려버리거든요. 어찌보면 내용상 공통점이 있는것도 같고.
여하튼 마지막 50페이지에서 이 '치명적인 은총'이라는 책은 '추리소설'이 가져다 주는 읽는 즐거움과 그것을 넘어서는 '삶'이나 '선'과 같은 물음에 대한 깊이있는 '생각거리'도 던져줍니다.
장르문학에 불과한 이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마지막에는 가슴이 너무도 아리더군요. 추리소설로도 사람을 울릴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놀랄만큼 감수성 깊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제가 생각하기에 추리소설로서는 거의 단점이 없습니다. 하나 있다면 조금 길다 정도. 500페이지가 조금 넘으니 짧진 않습니다. 만약 재미없고 수준떨어진 작품이였다면, 재앙 이였겠죠..
그리고 하나더 꼽자면, 번역이 개인적으론 조금 아쉽습니다. 딱히 나쁘다곤 할 수 없으나, 전작 , 그러니까 '스틸라이프'의 번역이 '매우' 우수했었다는 기억이 있거든요, 거기에 조금은 못 미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열심히 번역해주신 역자분에겐 죄송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너무 재미있고, 좋은 추리소설 한편을 읽어서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이 '루이즈 페니'라는 아줌마 작가의 책을 빠른시일내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구요, 마지막으로 '루이즈페니' 아줌마가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서문중에 인상깊은 구절을 소개할까 합니다.
- 만약 당신이 내 작품들로부터 단 하나만 얻어간다면, 바로 이것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선이 존재한다는 것을요...-
p.s)이 책엔 작가가 직접 쓴 한국독자에게 보내는 글이 있습니다. 전 이게 너무 좋더군요. 마치 작가와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눈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책의 서문에는, 위에 적힌 한줄 외에도 짧지만 작가의 사랑스럽고도 애정이 넘치는 그리고 삶과 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느낄수있는 좋은 글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한 '겨울의 라이언'이라는 영화는 무조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이즈 페니'의 첫번째 작품 '스틸 라이프'는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깊게 읽은 책입니다. 도저히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높은 퀄러티를 가졌던 작품으로서, 전 그 책을 읽고 '루이즈 페니'라는 작가에 대해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분들은 '조금 밋밋하다'나 '지루하다'라는 평들을 가지신 분들도 계시지만, 개인적으론 아주 재미있고,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작품속에 삶에 대한 깊이있고 무게감있는 생각까지 담고 있는 아주 좋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2011/12/16 -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 언빌리버블. 놀랄만한 데뷔작... 스틸 라이프... 루이즈 페니
추리소설을 읽을 때, 간혹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너무 심한것 아닌가?', '이게 말이 되나?'.. 그러니까 너무 잔인하다거나, 혹은 말이 안되는 설정등으로 오로지 독자의 흥미만을 유발시키기 위해 '오버'된 사건들을 만들어낸 작품을 만날때가 있습니다. 대체로 일본쪽 소설들이 그러한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티비드라마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전 사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런 경우 상당히 짜증이 나던데요, 책을 읽을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추리소설에서 살인이 빠질 수는 없겠지만, 너무 잔인하게 그리고 이유없는 살인들을 만들어 낸다거나 거기에 억지로 끼워맞추기 식인 그런 트릭들을 만날때는 그 책을 선택한 제 자신이 미워질 정도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작품중에서도 그런 작품들이 간혹 있습니다. 티비드라마로 치면 시청률은 높은 드라마인데, 저하곤 안맞는 그런 경우라고 할까요.
여하튼 이 '루이즈 페니'라는 아줌마의 책들은 저하곤 궁합이 정말로 '딱' 맞는 그런 기분좋은 작품들입니다.
책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볼까요...
'쓰리 파인스'의 호수 한가운데에서 컬링경기중에 한 여인이 '감전사'를 당합니다.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이 착한사람들만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악한 사람입니다.
이 작품은 전작인 '스틸라이프'와 거의 비슷한 형태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전작에 나온 대부분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사건을 풀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마슈'경감이 다시 활약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여전히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판단력 그리고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가 가진 '고뇌'도 역시 큰것 같구요. 여하튼 이 작품 '치명적인 은총'이 '스틸라이프'와 다른 점은, 전작에선 마을 사람들에게 아주 사랑받는 사람이 살해당한데 비해서 이 작품은 '악인'이 죽었다는점 정도 되겠습니다.
사실 이 책, 초반은 역시 밋밋하고, 조금은 지루해 보이긴 합니다. 여전히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도 보여주고, 큰 의미 없어 보이는 소소한 사건들도 만나며, 그냥 저냥 시간이 흘러갑니다. 사람이 죽어 살인 사건이 발생해도 큰 자극이 없이, 이 '쓰리파인스' 마을의 이미지처럼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50페이지를 남겨놓고 폭발해버립니다. 마지막 50페이지는 그냥 스트레이트로 읽히더군요. 개인적으론 '히가시노게이고' 라는 일본작가의 '용의자X의 헌신'이 생각났습니다. 그 작품도 이 작품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50페이지에서 완전히 초반의 밋밋함을 날려버리거든요. 어찌보면 내용상 공통점이 있는것도 같고.
여하튼 마지막 50페이지에서 이 '치명적인 은총'이라는 책은 '추리소설'이 가져다 주는 읽는 즐거움과 그것을 넘어서는 '삶'이나 '선'과 같은 물음에 대한 깊이있는 '생각거리'도 던져줍니다.
장르문학에 불과한 이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마지막에는 가슴이 너무도 아리더군요. 추리소설로도 사람을 울릴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놀랄만큼 감수성 깊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제가 생각하기에 추리소설로서는 거의 단점이 없습니다. 하나 있다면 조금 길다 정도. 500페이지가 조금 넘으니 짧진 않습니다. 만약 재미없고 수준떨어진 작품이였다면, 재앙 이였겠죠..
그리고 하나더 꼽자면, 번역이 개인적으론 조금 아쉽습니다. 딱히 나쁘다곤 할 수 없으나, 전작 , 그러니까 '스틸라이프'의 번역이 '매우' 우수했었다는 기억이 있거든요, 거기에 조금은 못 미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열심히 번역해주신 역자분에겐 죄송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너무 재미있고, 좋은 추리소설 한편을 읽어서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이 '루이즈 페니'라는 아줌마 작가의 책을 빠른시일내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구요, 마지막으로 '루이즈페니' 아줌마가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서문중에 인상깊은 구절을 소개할까 합니다.
- 만약 당신이 내 작품들로부터 단 하나만 얻어간다면, 바로 이것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선이 존재한다는 것을요...-
p.s)이 책엔 작가가 직접 쓴 한국독자에게 보내는 글이 있습니다. 전 이게 너무 좋더군요. 마치 작가와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눈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책의 서문에는, 위에 적힌 한줄 외에도 짧지만 작가의 사랑스럽고도 애정이 넘치는 그리고 삶과 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느낄수있는 좋은 글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한 '겨울의 라이언'이라는 영화는 무조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한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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