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인 '요네자와 호노부'의 최신간인 '부러진 용골'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은 '인사이트 밀'에 이어서 두번째 입니다...
최근에 출간된 일본 추리소설 가운데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이 이 '부러진 용골'이라는 책과 저번에 리뷰를 올렸던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입니다. 이 두 소설은 그 광고문구를 장식하는 수상내역들이 화려하다는 점에서 일단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마 최근에 나온 일본 추리소설의 상들은 거의 이 두 소설이 일이등을 다투는것처럼 보입니다.
'제노사이드'가 수상한 내역은 그 작품의 리뷰에 적혀있으니, 오늘은 이 '부러진 용골'이라는 작품이 가진 타이틀만 간단히 알려드리겠습니다...
-2011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2012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2012 이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
-2012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2011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2위
-2010 일본 아마존 에디터가 선정하는 문예 TOP11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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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이 정도로 화려하다면, 저처럼 추리소설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작품 아니겠습니까...
더군다나, 이전에 읽었던 '인사이트 밀'이라는 작품 또한 나름 신선한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에 뒤도 돌아보지않고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그럼, 다 읽고나서 느낀점은 어떠냐구요....
그건 조금 있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책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면....
영국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섬 두개로 이루어진 제도... 그곳에 기사와 그를 따르는 종사가 도착합니다... 그들은 그곳의 영주에게 암살기사가 목숨을 노리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전합니다. 그날밤 영주는 누군가에게 목숨을 읽게 되구요, 설상가상으로 저주받은 종족인 '데인인'들이 섬을 쳐들어 옵니다...
이 책 '부러진 용골'은 그 장르를 규정짓기가 애매해 보입니다. 본격추리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험소설이라고 보기에도 어렵고, 아니면 중세가 배경인 판타지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뭐 이 세가지 장르를 적절하게 짬뽕해서 써 놓은 작품이라고 하는게 가장 알맞은 말인 것 같습니다...
이 점 때문에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뉘게 되는데요,
장점은... 아주 잘 읽힌다는 겁니다...
저도 꽤나 빨리 읽은 책인데요, 아마 책좀 빨리 읽는 분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한두시간이면 다 읽으실겁니다.
왜냐하면, 딱히 막히는 부분도 그리고 고민스러운 부분도 그렇다고 어려운 부분도 없기 때문입니다. 작가나 역자의 각주가 필요한 문장도 없기 때문에 책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읽을 필요도 없구요, 또 각주의 설명을 되뇌이며 고민하고 또 이해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그냥 막힘 없이 책의 진도가 술술 나갑니다. 거기다가, 독자의 상식이나 상상이 필요한 부분도 크게 없기 때문에 정말 빨리 읽히는 책이였습니다. 혹 간혹가다 이건 좀 말이 안되지 않느냐 아니면, 뭔가 어색한 부분이 생기면, 이내 등장인물중 누군가가 이건 이러이러 하다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줍니다. 꼭 독자들이 마음을 아는것 처럼 말이죠.. 그러면 '아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면 됩니다.. 그럴 정도로 친절하고 쉬운 책이였습니다...
반면에 단점은...
그만큼 가볍다는 말 되겠습니다...
위에 말씀드린것 처럼, 딱히 고민스러운 부분이 없을만큼, 복잡한 트릭이나 반전, 혹은 심오한 세계관이나 철학적인 무언가... 이런것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포함되었다면 아마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였을겁니다.. 그러니까 재미가 없는 책은 아닌데, 읽고나면 정말 남는건 아무것도 없는 그런 작품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내용도 없으면서 잘 읽히지도 않는 책에 비한다면 아주 훌륭한 작품이긴 합니다만, 위에 언급해 놓은 여러가지의 수상 타이틀만을 놓고 본다면 약간은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는게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더군다나, 본격추리소설도 아닌데다 잘 어울리지도 않는것 같은 판타지와 모험소설을 섞어 버린 분위기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구요. 여하튼,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였습니다.
이 책 '부러진 용골'의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을 두권 밖에 읽지 않은 상태에서 작가에 대해 뭐라고 평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두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있는것 같습니다.
일단, 이 사람 '요네자와 호노부'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을 아는 작가인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책을 잡으면 '무조건' 끝까지 읽게 만드는 능력은 타고 났다고 봐야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의 설정이 상당히 흥미로왔던 '인사이트 밀'을 조금 더 재미나게 읽었습니다만, 그 작품이나 이 작품' 부서진 용골' 이나 거의 쉬지 않고 끝까지 본 것 같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그 이유를 지금 생각해 보면, 작품속에서 자꾸 뭔가 새로운 사건이 발생할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또 유지시키는데 작가의 장점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계속 독자들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다음에는 무슨일이 일어날까' 이런식으로 말이죠. 또 이미 벌어진 사건들 속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숨겨진 비밀 같은 것들이 있는것 처럼 꾸미는데도 능력을 보이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음.. 그렇단 말이지...' 라는 혼잣말, 아니면 '설마...!' 와 같은 대사들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을 하고 있습니다.(그런데 결국에 가면 아무것도 없다는게....^^:) 여하튼, 책이 가볍든 내용이 없든 일단 끝까지 쉬지 않고 읽게 만드는데는 능력이 있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부러진 용골'이라는 작품, 말씀드린데로 읽는 동안에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읽긴 했습니다만, 다 읽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건 없는... 여하튼 읽기전의 기대보다는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였다는게 저의 평가되겠습니다. 쉬운 말로 하자면 소소한 재미는 있으나 큰 '임팩트'는 없는 작품이라는 말 되겠네요.
하지만, 이 책 '부러진 용골'... 당당히 '2011년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아니겠습니까... 썩어도 준치... 분명히 일정수준 이상의 재미와 읽을 가치는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혹 시간이 되시면, '제노사이드'와 비교해서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구요... 전 제노사이드 쪽에 2표 던지겠습니다...^^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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