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파블로(The Sand Pebbles)]... 로버트 와이즈(Robert Wise)...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영화 보는 즐거움/아카데미영화제 2012. 7. 9. 03:50'로버트 와이즈(Robert Wise)' 감독의 영화, '산 파블로(The Sand Pebbles)'를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1966년에 제작되었고,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리처드 아텐버로우(Richard Attenborough)', '리차드 크레나(Richard Crenna)', '캔디스 버겐(Candice Bergen)'등이 열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67년에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스티브 맥퀸) 포함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구요,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스티브 맥퀸) 포함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이 총 15개부분의 노미네이트 중에서 유일하게 '리처드 아텐버로우(Richard Attenborough)' 만이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네요. 이 작품의 현재 imdb평점은 7.7점입니다.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영화는 오랜만입니다.
웬만큼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으신 분이 별로 없을겁니다. 혹 '로버트 와이즈'라는 이름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가 연출했던 작품들의 제목들을 몇개 꼽아서 말씀드리면, 아마 '아'... 하실겁니다.
대중적으로 유명한 영화 몇개를 뽑아본다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그리고 최근 리메이크 되었던 '지구 최후의 날'도 있구요, 오늘 본 영화 '산 파블로'도 그의 대표작중 하나입니다...
아마, '사운드 오브 뮤직' 한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이 감독의 능력과 지명도가 설명될 듯 합니다.
이 '로버트 와이즈(Robert Wise)' 감독의 작품중에 '수잔 헤이워드'가 주연한 '나는 살고싶다(I Want To Live!)'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예전에 한참 비디오로 영화를 볼적에 일인데요, 그 당시 이 '나는 살고싶다'라는 비디오테잎이 꽤나 희귀했었습니다. 저도 이거 볼려고 여기저기 기웃기웃 찾아보기도 했었는데요, 일반 동네 비디오가게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었고, 혹 인터넷으로 구입할려고 해도 거의 3-5만원정도 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포기했었는데, 몇년뒤 디비디로 출시되더군요.^^
물론 전 바로 구입했었죠. 영화자체는 꽤나 재미있었습니다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영화 한편 볼려고 왜 그리 설레발을 쳤는지 우스웠습니다. 그러고보면 지금은 세상 많이 좋아진것 같습니다. 화질도 좋지않은 비디오테잎을 오만원씩이나 주고 사야했던 그런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물론 몇개 남아있지 않다는 희귀성 때문에 가격이 높은것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테잎의 '희귀성' 보다는 영화 자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했거든요. 어떤 분들은 영화는 보지않고 저런 희귀하다고 여겨지는 테이프 자체에만 목숨을 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쓸데없는 서두가 길어지는 군요. 각설하고....
1920년대 중국, 의화단의 난으로 도처에서 미국인들이 위험에 빠질 처지에 놓이자 전함 '산파블로'호는 자국민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고 양자강으로 파견됩니다. 주인공은 이 '산파블로호'의 기관실을 책임지는 해병입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과 선교사 여인의 사랑, 위기의 상황을 대처해야하는 '산파블로호' 선장의 고뇌와 갈등, 그리고 미국인 해병과 중국인 여인의 애절하고도 지고지순한 사랑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3시간이 넘는 대작입니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작품에는 관객들의 시선을 자극할만한 장면들이나 특별한 볼거리는 없습니다. 눈을 사로잡는 광활한 풍광의 자연이 등장하는것도 아니구요, 수만명의 엑스트라가 등장하는 광대한 스케일의 씬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또 영화를 극적으로 끌고가는데 필수적인 '절대악'이라는 존재가 등장하는것도 아니구요.
거기다가 영화의 주를 이루고 있는 스토리도 딱히 새롭다거나 강한 무언가가 있는것도 아니구요, 또 가끔씩 나오는 액션씬도 어설픈데다, 총격씬같은 부분에서도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저도 정확히는 설명해 드릴수가 없습니다만, 등장인물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사소하지만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이 큰 몫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위의 줄거리에서 말씀드린 주인공의 사랑이야기, 거기다가 한 해병과 중국여인의 사랑, 명예와 신의를 지키기위해 목숨을 불사하는 선장의 모습, 거기다가 주인공과 젊은 중국인과의 의리등등, 이 한편의 영화에 감정을 자극하는 에피소드들이 꽤나 많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더욱 흥미로운점은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관객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을뿐 아니라, 액션씬이나 총격씬등에서 보여 주지못한 '긴장감'까지 크게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 이러한 점에서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것 같습니다.
여하튼, 이 영화 '산파블로'는 '드라마'로 스펙터클한 맛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특징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러한 특징이 이 영화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사랑받는 이유이며, 이와 같은 명작들이 대부분 가지는 특징인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점을 한가지 더 꼽으라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분명히 '스티브 맥퀸'입니다만, 마지막의 엔딩을 제외하곤 다른 인물들의 에피소드들이 훨씬 더 인상에 남는다는 점입니다.
사랑하는 중국여인을 위해 모든걸 바치는 '리처드 아텐버로우'의 지고지순한 사랑도 그렇구요,
명령과 명예, 신의와 정의를 지키려는 선장의 노력과 고뇌를 표현한 부분도 그러하구요, 특히 중국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해병역의 '리처드 아텐버로우'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선장역의 '리차드 크레나'의 연기는 조용하면서도 더욱 강렬했습니다.
마지막, 깊은 고뇌끝에 내린 판단이 잘못되어지고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다른 병사들을 지키려는 선장의 결의의 찬 모습을 볼땐 저도 '울컥'했습니다.
이 안타까운 장면에선 늙은 선교사의 어리석으면서도 오만스런 행동이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는데 한 몫하는데요, 역시나 이런 사람이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주연들을 역할을 살려주는것 같습니다.
반면에, '캔디스 버겐'의 역할이나 연기 그리고 '스티브 맥퀸'과의 러브라인은 그다지 인상깊진 못했구요. 특히나 '캔디스 버겐'의 역할은 애초에 기대했던 부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던지, 혹은 축소되어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하튼 이 작품, '캔디스 버겐'의 에피소드만 제외하곤 이 영화의 선장의 역할처럼 조용하면서도 강렬했던것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좋은 영화를 쉽게 볼 수 있게 된 환경이 너무 감사하구요,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다른 영화, 예를 들어 '얀 드봉'이 리메이크 했던 '더 헌팅'이나 '마이클 클라이튼' 원작의 '안드로메다 스트레인' 같은 작품들도 빠른시일에 보고 싶다는 말로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별 내용없는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