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Songs From The Second Floor)]... 로이 안데르손(Roy Andersson)... 잘만들어진 독특한 영화만이 줄수있는 오묘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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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안데르손' 감독의 영화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보았습니다. 2000년도에 제작된 이 영화는, 그해 칸 국제영화제에서(제53회) 3등상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참고로 '황금종려상'은 '라스 폰 트리에'의 '어둠속의 댄서'가, 그리고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은 '강문'의 '귀신이 온다'가 차지했습니다.

 

 

일단 이 영화는 참으로 독특한 느낌입니다. 시작하고 몇분동안 감상하면서, 어디서 봤다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끝까지 보고나니 제가 예전에 본 영화는 아닌것 같습니다. 아마 아주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가 있었던지 아니면 이 영화를 조금 보다 말았던지 그런것 같군요.

 

제가 예전에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영화 '르 아브르'를 보고 '인형극' 처럼 보인다는 리뷰를 쓴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영화가 아주 순수한 느낌의 작품인데다가 배우들의 움직임이 크지않고 카메라의 활동범위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도 그와 매우 흡사한 느낌입니다. 다만 이 작품은 '인형극'보단 거의 '정물화'에 가깝더군요. '르 아브르'보다 움직임이 더 적습니다.

 

 

이 작품의 감독 '로이 안데르손'은 '스웨덴'출신입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핀란드'인이구요. 그쪽 방향의 나라들의 영화가 다 그런 모양입니다. 아닙니다, '렛 미 인'의 '토마스 알프레드슨'은 '스웨덴' 출신인데도 딱히 그렇진 않거든요... 어쨌든, 이 영화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작품들과 흡사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2012/01/24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르아브르... 아키 카우리스마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하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작품들속에선 인물의 '클로즈업' 장면을 제법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극을 대사로 표현하기 보단 인물의 표정으로 감정이나 상황등을 설명하는 경우가 꽤나 있는데요, 이 작품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그 흔한 '클로즈 업' 장면도 하나 없더군요. 그러니까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들은 완전히 평면적인 느낌이라면, 이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평면적으로 보이긴 하나 원근감이 존재하는 그림같다고 할까요.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그러합니다.

 

 

두번째는,

작품속에서 배우의 활동범위와 카메라의 움직임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두 영화의(르아브르와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 공통점속에서도 이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그런 부분에 더욱 더 심하게 제약을 두고 있습니다. 배우는 절대로 카메라의 프레임밖으로 나가질 않구요, 거기다가 카메라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듯이 그 흔한 '클로즈업' 장면이 하나도 없을 뿐 아니라, '핸드헬드'촬영은 아예 상상도 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100분가량 카메라가 움직이는 장면은 딱 한장면 나왔습니다. 글쎄요,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기도 하네요.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라. 덕분에 영화는 더욱 독특한 느낌을 가지게 되구요, 프레임상에서 표현되어지는 원근감이 영화의 그런 오묘한 분위기를 더욱 살리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으로 들어가자면,

오랬동안 회사에 몸담았던 회사의 직원은 아무 이유없이 해고되고, 어떤이는 아무 이유없이 칼에 맞기도 하며, 마술사는 실수로 사람을 다치게도 합니다. 가게를 운영하던 사람은 보험금때문에 자신의 점포에 불을 지르고, 종교인들의 종교적인 행위로 도시전체를 교통지옥속에 빠트리기도 하며, 정치인 종교인 등의 사회 지도자들은 미쳐서 어린소녀를 재물로 바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정확한 스토리들의 연결로 영화를 이어 간다기 보단, 배우들의 단편단편의 행위들과 이미지들로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얼핏보면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이지만 절대로 웃을수 있는 상황들이 아닙니다. 웃기게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매우 진지하면서도 무서운 상황들의 연속인 것입니다. 여러가지 말도 안돼는 부조리한 상황들과 그 안에서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의 분칠된 모습, 그러니까 마치 산송장처럼 보이게 하는 모습들은 영화의 컨셉을 확실하게 살려주고 있습니다.

 

 

글쎄요, 이 작품은 제가 영화를 보고 느낀점 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작품들을 볼때마다 느끼는 점인데요, 연출한 감독의 설명을 들어가면서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건 불가능 하겠죠...^^

여하튼, 아주 색다르면서도 묘한 그리고 훌륭한 영화 한편을 보았습니다. 아마 영화 쫌 봤다 하시는 분들은 보시면 좋아하실거라 장담합니다... 아니면 말구요..^^

추천 한방 날리면서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이 작품은  감독인 '로이 안데르손'이 1975년도에 연출한 영화 '길리압'이라는 영화 이후 25년만에 내놓은 장편영화입니다. 그 사이에 단편은 몇작품 연출하긴 한 모양입니다만, 25년만에 감독으로 돌아올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구요, 그 보다 더 놀라운건 25년만에 내놓은 작품의 수준이 '엄청나다'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습니다. 어디가서 영화공부만 25년동안 한 모양입니다...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

Songs From The Second Floor 
10
감독
로이 안데르손
출연
라르스 노르드, 스테판 라르손, 벵트 C.W. 카를손, 토르비에른 팔스트룀, 스텐 안데르손
정보
드라마, 코미디 |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 98 분 | -
글쓴이 평점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위의 추천한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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