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덴 형제'의 영화 '로제타(1999년)'를 보았습니다. '에밀리 드켄(Emilie Dequenne)' 주연의 이 영화는, 제5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주연 여배우인 '에밀리 드켄'에게는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겨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르덴 형제'의 작품은 '프로메제', '아들', '자전거 탄 소년'에 이어서 4번째입니다.
2012/01/08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자전거 탄 소년... 다르덴 형제... 달콤한 열여섯, 아니 열하나
2012/02/14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프로메제'(약속)... 다르덴 형제... 달콤한 열여섯...
이 감독(들)의 영화를 볼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그(들)의 작품들은 언제나, 보는이로 하여금 가슴을 답답하게 하면서도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극대화시켜 불편하게까지 만들기도 하구요. 또, 가슴깊은곳에서 쑥하고 올라오는 슬픔들은 그 불편한 감정들 만큼이나 크게 관객들에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감정의 파도들을 만나게 됩니다.
영화 감독들의 작품세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의 스타일만 고집하는 유형이 있구요, 반대로 다양한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절할런진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보자면 전자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정도 되겠구요, 후자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떠오르는군요. 괜찮은 예인가요..^^
오늘 본 영화 '로제타'의 감독, 다르덴형제는 철저하게 하나의 스타일만 고집하는것 같습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처럼요.
보통 하나의 스타일만 고집하는 경우에는, 작가나 감독 혹은 통틀어서 아티스트들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쉽구요, 또 보는 관객입장에서(영화를 예로 들자면..)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두작품이야 재미있게 볼 수 있어도 어느 순간이 지나면 '야 이거 전에 영화랑 비슷한데'라는 불평같은걸 늘어놓기가 쉽상이거든요. 하지만 이 '다르덴 형제'의 영화들은 절대로 그렇지가 않네요.
분명히 항상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며, 또 관객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부분도 매번 일치합니다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불쾌하지도 또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아니 작품을 만날때 마다 오히려 더 기대가 되구요, 더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더라구요.
주인공 소녀는 실직합니다. 그녀는 집도 없이 트레일러에서 엄마랑 둘이서 삽니다. 엄마는 알콜중독자이구요, 술을 얻기위해 몸도 팝니다. 그녀는 어떻게든 살아보려 하지만, 그녀의 뜻대로 되는건 이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정말 아무것도 마음대로 되는게 없더군요. 분명히 영화상의 내용일 뿐이지만,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죠니 뎁' 주연,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What's Eating Gilbert Grape)'가 생각 났습니다.
그 작품의 원제를 곱씹어 보자면 '무엇이 길버트 그레이프를 잡아먹고(괴롭히고) 있는가?' 정도 되거든요. 그렇다면 이 영화, 로제타는 (What's Eating Rosetta) 쯤으로 보면 될것 같습니다. 무엇이 로제타를 잡아먹고 있는가...?
이 작품은 이런 씁쓸한 내용의 스토리를 기술적으로도 잘 살리고 있습니다. 물론 최고의 수훈갑은 바로 주인공 역의 '에밀리 드켄' 연기입니다. 그녀는, 19살짜리 소녀의 연기라곤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의 감성과 리얼리티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영화시작서부터 끝까지 단 한벌의 옷(허접한 잠바에 타이즈 거기에 여름에나 입을수 있을것 같은 스커트)만으로 주인공을 세팅해놓은 감독의 배려(^^), 또 항상 누군가에게 쫓기듯 빨리 걷는 주인공의 걸음걸이 등이 주인공의 연기력과 합쳐져서 더욱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습니다. 또한 언제나 주연배우를 따라다니면서 심각한 표정의 주인공을 '항상' 클로즈업으로 잡고있는 카메라의 움직임 또한 그러한 점들을 더욱 부각시키구요... 이런 여러가지 부분들이 바로 감독의 역할이자 능력인것 같습니다.
감독의 능력이고 테크닉이고를 다 떠나서, 여하튼 '일단' 아주 괜찮은 드라마임엔 틀림없습니다. 무조건 '강추' 한방 날리구요, 기회가 되시면 '꼭' 놓치지 마시라는 당부까지 한마디 더 추가해봅니다. 그럼 꼭 감상하시리기 믿고, 짧은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 이 감독(들)의 영화들은 언제나 아주 씁쓸하면서도 서글픈 이야기들입니다만, 엔딩에는 항상 '희망' 비스무레한 것들을 '살짝' 흘립니다. 절대로 대놓고 '해피엔딩'은 없습니다만, '희망은 있다' 라는 메세지는 있습니다. 이 부분도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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