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무도회의 수첩(Un carnet de bal)... 쥘리앙 뒤비비에, 마리 벨... 옛날 고전 흑백 프랑스영화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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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회의 수첩(Un carnet de bal)', 1937년 제작 프랑스영화 드라마, 런닝타임 129분, 연출- 쥘리앙 뒤비비에, 출연- '마리 벨' '아리 보르' 등

 

'쥘리앙 뒤비비에' 감독의 영화 '무도회의 수첩(Un carnet de bal)' 을 보았습니다. '마리 벨' 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1937년에 제작된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5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3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에 해당하는 무솔리니컵(지금으로 따지면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영화 무도회의 수첩

 

오늘은 상당히 놀라운 영화 한편을 봤습니다. 1937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에 만들어진 흑백 프랑스영화로, 지금 기준으로 봐도 전혀 유치하지 않으며 오히려 재미와 무게감은 요즘의 평범한 다른 영화들보다도 훨씬 더 뛰어난 작품이였습니다. 얼마 전 남편을 잃은 한 미망인이 과거의 친구들을 찾아 떠나는 일종의 여행기인데, 인생 추억 삶 친구와 같은 단어들을 떠올리게하는 수준있는 드라마입니다.

 

영화 무도회의 수첩

 

남편과 특별한 즐거움도 없이 살아가던 여주인공은 남편을 잃고 홀로 남습니다. 집안을 정리하던 그녀는 20년 전, 그러니까 열일곱살적 처음으로 갔던 무도회에서 손수 적었던 오래된 수첩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 수첩에는 자신과 춤을 췄던 파트너들에 대한 이런저런 것이 적혀 있는데... 주인공은 그 수첩을 들고서 거기에 적힌 남자들을 찾아 나섭니다. 설레이던 과거의 추억도 되세기고, 그 시절 친구들의 현재 모습도 궁금하여...

 

주인공이 찾아 나섰던 과거의 댄스 파트너들은 모두 다 주인공 이상으로 변해있습니다. 죽은 사람도 있고,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고, 그냥 평범한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성직자가 되었고, 또 어떤이는 작은 마을의 읍장이 되었으며, 또 어떤이는 이발사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이는 자식이 없고 또 어떤이는 입양을 했으며 또 어떤이는 여럿 아이를 둔 가장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수첩에 적힌 10명의 남자들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고 각성한(?) 뒤 주인공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영화로 보여지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요즘 사람들의 취향과 눈높이에도 맞을만큼 시대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좋은 작품이였습니다.

 

영화 무도회의 수첩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 다시 리메이크를 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워낙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요즘 시대를 배경으로 약간만 각색해도 통할만한 이야기였으니까요. 특히나 그런 이야기가 가진 즐거움외에도 담고 있는 여러 인생에 대한 생각들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는데, 능력있는 연출자가 잘만 만든다면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육(?)의 삼박자까지 모두 갖춘 훌륭한 작품으로 재탄생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영화 무도회의 수첩

영화 무도회의 수첩

영화 무도회의 수첩

 

영화 속 주인공이 보여주고 깨우치는 모습처럼, 과거는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는게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며, 그 흐르는 결과물은 어느 누구도 예측할수가 없기에... 거기다가 과거에 몰랐던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고 해서 바꿀수 있는 건 거의 없고, 오히려 새로운 후회와 상처의 계기가 될수 있을 뿐이니, 추억은 그냥 머리속으로만 추억하는게 가장 아름다운 것인것 같네요. 뭐 어쨌건 보기 편하고 재미나며 이런저런 여러가지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좋은 드라마였는데요, 편안히 볼 수 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영화, 제가 본 영화 '무도회의 수첩(Un carnet de bal)' 은 그랬습니다.

 

영화 '무도회의 수첩(Un carnet de bal)' 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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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건 여담입니다만, 애꾸 의사가 나오는 에피소드에 사용된 카메라의 삐딱한(?) 움직임은 아마 이후 '오손 웰즈' 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추측해봅니다. '오손 웰즈' 가 처음 사용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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