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1974)]... 멜 브룩스, 진 와일더, 클리븐 리틀... 최고의 패러디, 영화 불타는 안장...
영화 보는 즐거움/아카데미영화제 2016. 2. 10. 01:40'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 불타는 안장)', 1974년 제작 미국영화 웨스턴 코미디, 런닝타임 93분, 연출- 멜 브룩스, 출연- '클리븐 리틀' '하비 코만' '매들린 칸' '진 와일더' 등
'멜 브룩스' 감독의 영화 '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 불타는 안장)' 를 보았습니다. '클리브 리틀' 과 '진 와일더' 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74년에 제작된 웨스턴 코미디로, 현재 imdb 평점은 7.8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75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편집상, 음악상 등 세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엔 실패를 하였습니다.
한때, 굉장히 유치한 슬랩스틱과 패러디를 마구 뒤섞은 코미디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영화 '에어플레인', '특급비밀',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 '무서운 영화 시리즈' 등이 한참 히트를 칠 시기인데요, 이런 영화들이 거의 매일 극장에 걸려 있었던 시기이니까요. 그만큼 흥행도 대단했던 작품들인데, '짐 에이브러햄스' 와 '주커 형제' 등에 의해 대량으로 만들어진 이 유치찬란한 영화들은 안티가 생길만큼 황당하고 유치한 영화들이지만, 정말 한시대를 풍미했던 영화들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 영화 '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 는 바로 그런 영화들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작품이고, 이 영화를 연출한 '멜 브룩스' 는 그들의 선생님이자 모토였습니다.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너무나도 편안하게(?) 인종차별적 대사를 내뱉으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연신 유치한 장면들과 우스꽝스러운 대사들로 시작부터 끝까지 지치지도 않고 황당한 상황들을 쏟아냅니다. 영화의 극초반 흑인과 백인 두 무리로 나누어서 벌어지는 상황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영화가 그 전설적인 코미디가 맞는가?' 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그와는 반대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코웃음 때문에 누구라도 웃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비웃음 비슷한 코웃음으로 이루어진, 진정 최고로 가벼운 코미디영화이구요.
지금은 터부시되어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웃음 코드의 한축을 담당했던 인종차별에 대한 농담, 혹은 여성 또는 동성애자에 대한 비하, 거기에 성적인 그 무엇까지도... 영화 '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 는 그런 것들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내뱉으며 오로지 웃음이라는 목적에만 충실한 영화였습니다. 인종, 종교, 정치, 성, 성별 및 나잇대, 웃기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모두 거침없이 건드리는데, 그래서 더 웃긴 영화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처럼 그 모든걸 동시에 건드리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웃고 넘어가자!' 라는 식의 영화는 거의 없으니까요.
대신, 그런 가벼워 보이는 웃음속에도 대중에게 던지는 어떠한 메세지나 진지한 무언가도 분명히 있는 작품인데, 흑인은 (성적인)농담의 대상이거나 그와는 반대로 동정의 대상일뿐이라는 생각을 가진, 백인들의 어리석음을 꼬집는 장면(흑인 보안관이 마을에 처음으로 도착했을때)이나, 교회와 목사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장면 혹은 주지가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종교와 정치인들이 가진 가식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난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정치와 종교까지도 확실하고도 냉정하게 코미디요소로 사용한 작품인데, 별 의미없는 저속하고 난잡한 싼티나는 코미디로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많은 것들을 건드리며 꼬집고 비트는 그런 코미디이기도 하다는 설명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나게 본 부분은, 이 영화 '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 의 이야기 구성이 서부영화의 그것과 완전히 똑같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서부의 어떤 마을이 나오고, 거기에 악당이 등장하며, 그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나와 마을의 평화를 지킨다는 스토리로, 절대악 영웅 권선징악 같은 서부영화의 중요요소 그대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부영화라는 한 장르를 통채로 패러디해서 완전히 막장 코미디로 만들어버렸는데, 서부영화가 가지는 진지함과 비장미까지도 이 영화에서는 하나의 웃음코드로 밖에 쓰이지가 않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영화자체가 가진 선구자적 의미는 남다르고 영화 역시나 명작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이후 만들어진 위에 언급한 다른 영화들에 내성이 쌓인 사람들은 그냥 작은 웃음밖에 유발하지 못하는 영화일수도 있겠습니다. 더군다나 미국인 그네들과 우리들과의 웃음코드는 확실히 다르니, 그런 면에선 이런 종류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거라 생각을 하구요.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4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런류의 영화들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고, 또 그런 영화들의 시발점은 이 영화를 포함한 '멜 브룩스' 의 작품들이라는 사실인데요, 여하튼 지금의 시선으로 본다면 그저 그럴수도 있는 영화일수도 있지만, 그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가진 최고의 코미디이니, 꼭 챙겨서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찬찬히 살펴보시면 재미난 웃음코드 여럿 찾으실수가 있을겁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영화평론가의 평론 몇줄로, 영화 '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 의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 초현실주의와 슬랩스틱 그리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일 정도의 저속함을 뒤섞어 놓은 이 영화는 멜 브룩스가 만든 최고의 영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프로듀서' 가 더 충격적이고 예리하다- 그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 는 초기 '매드' 잡지의 비정상적이고 패러디와 참조로 가득한 유머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브룩스의 영화는 바로 그런 전통을 이었고.... 중략...
이 영화에는 니그로 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지만, 실상 그 말은 한결같이 웃음만 자아낸다. 불타는 안장은 인종주의에 대한 정치적인 영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끊임없이 그런 단어를 사용하고 백인의 편견을 조롱하면서 웃음을 이끌어냄으로써 인종주의라는 개념 자체를 어리석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p.s) 이 영화를 연출한 멜 브룩스는 자신의 영화에도 출연을 하는데(물론 다른 감독의 작품에도 출연을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어리숙한 사팔뜨기 주지사역과 인디언 추장, 두 사람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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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영화 '브레이징 새들스(Blazing Saddles, 불타는 안장)' 은 영화 평론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편, 그리고 미국의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꼽은 코미디영화 100선에도 선정이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