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의 맛(An Autumn Afternoon)]... 오즈 야스지로, 류 치슈, 이와시타 시마, 토노 에이지로... 조용한 하지만 꽉 찬 영화...

'꽁치의 맛(An Autumn Afternoon)', 1962년 제작 일본영화 드라마, 런닝타임 112분, 연출- 오즈 야스지로, 출연- '토노 에이지로' '이와시타 시마' '류 치슈' 등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 '꽁치의 맛(An Autumn Afternoon)' 을 보았습니다. '류 치슈' '토노 에이지로'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62년에 제작된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8.3점입니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예전부터 그 이름을 풍문으로 들어서 그냥 디비디만 몇장 사다가 보지도 않고 장속에 오랫동안 쳐박아 두었는데, 이번에 그 중 하나를 꺼내 드디어 보게 되었네요. 그런데 그게 감독의 마지막 유작인 '꽁치의 맛(An Autumn Afternoon)'... 영화는 미장센이 특히나 돋보였는데, 감독의 특징이 잘 들어나 있는 그런 작품이였던것 같습니다.

 

잠시, 영화 '꽁치의 맛(An Autumn Afternoon)' 의 간단한 줄거리부터 설명을 드리자면,

 

큰 아들은 결혼해서 출가를 시키고, 둘째인 딸과 막내인 아들과 살고 있는 매너좋은 신사가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그는 친구에게 딸을 결혼시키라는 권유를 듣지만, 자신의 눈에는 아직 어린 아이로만 보이는지라 그냥 흘려듣고 맙니다. 이 후 우연히 중학교 시절 선생님 집에 갔다가, 예전엔 아름다웠던 은사의 딸이 아직도 결혼하지 않은채 초라한 상태로 늙어가는 모습을 보고, 그 일을 계기로 결국 딸을 결혼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데...

 

 

고정된 카메라, 미니멀한(하지만 꽉 짜여진) 세트와 구성, 그리고 한컷 가득 담긴 인물의 표정... 영화 '꽁치의 맛(An Autumn Afternoon)' 은 그래서 더 이야기에 집중하기 쉬운 영화였습니다. 혼기가 가득찬 딸을 가진 중년의 남자가 주인공인데, 딸을 짝지어 보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걸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로, 주인공의 그러한 깨달음을 통해 인생의 순리와 자연의 이치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깊고 원숙한 맛이 느껴지면서도 쌉싸름한 뒷맛이 느껴지는 그런 영화이기도 했구요.

 

 

조금 다르게 해석을 하자면, 변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도 볼수가 있겠는데, 이건 지극히 한 개인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전후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도 볼수가 있을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밝은 위트도 넘쳐나고, 따뜻한 가족애도 있으며, 나름의 무게감 있는 철학적인 메세지까지도 담은 작품이여서, 무척이나 좋은 영화라 평하고 싶네요.

 

한가지 재미난 점은,

주인공 역의 '류 치슈' 가 1904년생인데 비해 그의 중학교 은사로 나오는 '토노 에이지로' 는 1907년 생이라는 점... 감독이 특히나 '류 치슈' 라는 배우를 좋아해서(두사람은 총 14편이나 함께 했다고 하네요) 생긴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볼수가 있겠는데, 그렇기에 그의 유작이라는 점까지 포함해서 생각해보면,  감독의 개성과 특징 그리고 그의 고집 같은걸 그대로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가까지도 내릴수가 있을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영화평론가의 평론 몇줄로 오늘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오즈 야스지로의 마지막 영화이자 두 번째 컬러영화(다른 하나는 '안녕하세요')인 '꽁치의 맛(An Autumn Afternoon)' 은 오즈 특유의 한결 같은 양식(초기에 몇 편을 제작한 후 오즈는 거의 대부분 바닥에서 60-90CM 높이에 카메라를 고정하여 촬영한 조용한 가정드라마와 코미디만을 고집했다)과 그렇게 제한된 기법을 통해 확보된 놀랍도록 풍부한 표현으로 인해 주목할 만한 뛰어난 유작으로 남았다... 중략...

 

부녀 모두 그러한 변화가 아버지를 외롭게 버려 두는 일이 되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그 걱정은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상쇄된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두 사람은 일상의 보편성 속에서는 진부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엄청난 중요성을 띠는 궁지에 빠져든다. 오즈는 이 난처한 곡예를 그다운 노련미로 헤쳐나가고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세부에 예리한 시선을 던지며 그 과정에 온화한 유머를 스미게 하고 차분히 가라앉힌 우울함의 분위기를 아름답게 유지하도록 색채를 사용했다...-

 

▶꼭 봐야할 일본영화 추천 목록... 키네마준보 선정 올타임 일본영화 베스트 100편...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마로니에북스...

 

p.s) 영화 '꽁치의 맛(An Autumn Afternoon)' 은 키네마준보에서 선정한 일본영화 베스트 100편에 선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 평론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봐야할 영화 1001편에도 선정이 된 작품입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