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알렝 레네, 델핀 세리그, 사스차 피토프... 프랑스 예술영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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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1961년 제작 프랑스영화 미스테리 드라마, 연출- 알렝 레네, 출연- '사스차 피토프', '델핀 세리그', '조르지오 알베르타찌' 등.

 

'알렝 레네' 감독의 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를 보았습니다. '델핀 세리그' 와 '사스차 피토프' 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61년에 제작된 미스테리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9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63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색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를 하였고, 1961년 베니스영화제에선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

 

영화는 첫 장면부터 인상 깊습니다. 성 같아 보이는 크고 오래된 화려한 건물의 천장을 따라서, 카메라가 이동을 하며 한 남자의 중얼거림으로 시작이 되는데, 거의 5분 가량의 긴 시간동안 그 지루하고 뭔지 모를 장면이 계속해서 이어지니까요. 여기에서 많은 관객들은 이 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 재미없다. 포기하자!' 혹은 '지루할 것 같지만, 참고 끝까지 봐보자!' 혹은 '색다른데, 뭔가가 있을 것 같다!' 등으로.

 

저 같은 경우에는 두번째인 '지루할 것 같지만, 끝까지 참고 보자' 로 마음을 먹었는데요, 이렇듯 이 영화는 첫장면에서 이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확실히 압축해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모호하고 어둡지만, 뭔가 있을 것 같은...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

 

영화는 누군가가 읊고 있는 연극 대사를 나열한 이 첫 장면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해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반대로 관객들을 무시하는 장면들을 선보입니다. 대사를 하던 인물이 갑자기 정지화면으로 멈춰 서 버리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대사를 이어나가고 웃고, 뭔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인물들로 화면을 채우기도 하다가, 무슨 의미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자기들만이 아는 대화로 관객들을 헷갈리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식으로 무언가 있긴 있을 것 같은데, 그 무엇이 무엇인지 모를 애매한 사건과 대사로 가득 차 있는 영화였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건 1년만에 만난 두 남녀와 또 다른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 라는 것...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

 

배경과 시대도 모호하고, 현실인지 환상인지 과거인지 현재인지 장면마다 그 경계도 불명확합니다, 그리고 남자의 시선에서 이야기 하는 것인지, 여자의 시선으로 이야기 하는 것인지, 거기다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무엇이 사실인지 끝까지 판단이 서지 않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화면상으로 표현이 되는 장면들이 기억의 단편을 엮은 것인지 아니면 꿈의 단편들을 엮은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완전한 상상인지 알수가 없다는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많이 신경이 쓰였는데, 단 한가지 확실한건 몽환적이고 모호하다는 것 뿐이였습니다.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

 

따라서 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는 무척 지루한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이야기 위주로 흘러가는 영화에 눈이 익은 관객이라면 그 지루함은 더욱 더 클 것이구요. 이 영화는 관객들이 원하는 일차적인 재미를 채워주는 영화라기 보단, 보다 수준높은 예술영화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또한 감독이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를 화면을 통해 표현하는게 그 가장 크고 중요한 요소였다고 보구요. 그러니까 영화 전체 장면 하나하나를 감독이 가진 세심한 예술적 영감으로 모두 통제를 한, 그리고 그런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이 아주 돋보인 영화, 뭐 그 정도로 표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치는 그러한 이전에 봐왔던 많은 다른 영화들과의 확연한 차이에 있는 것 같구요.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모나리자' 와 같은 아주 훌륭한 미술품이 있더라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 보기엔 단순히 한 여인의 초상화일 뿐것처럼, 이 영화 역시나 보는 사람에 의해 가치나 즐거움이 달라지는 영화라는 설명입니다.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

 

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영화의 스타일상 호불호가 확실히 나뉠만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이야기의 서술을 위주로 구성이 된 헐리우드식 영화들처럼 단순하고 확실한(?)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중간 정도에서 포기 하실수도 있겠고, 반대로 이런 종류의 영화에 관심이 있다거나 자주 접해 보신 분이라면 끝까지 푹 빠져서 보실수 있는 영화도 되겠으니까요. 한가지 확실한건 이 영화는 이 영화속 이야기 만큼이나 모호하다는 것. 참고로, 저 같은 경우에는 '이건 뭐지?' 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볼수는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평론가의 평론 몇줄로 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는 모더니즘 영화, 그 중에서 특히 전후 프랑스영화의 시금석이다. 1959년에 발표한 '히로시마 내 사랑' 에 이어 '알렝 레네' 가 두 번째로 만든 이 장편영화가 오랫동안 '질의 전통' 에 지배되었던 프랑스영화로부터 급진적인 전환을 이루었음이 영화를 처음 대하는 순간에 분명해진다. '질의 전통' 이란 말은 레네보다 조금 더 젊은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인들이 만들어낸 다소 경멸적인 표현이다. 이 영화는 서사영화에 새겨진 모든 전제에 전격적인 공격을 가한다. 시제의 구성부터 사진의 조합과 인물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영화작법의 모든 양상에 의문을 제기하고 전복하는 것이다... 중략...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를 근본적으로 레네의 작품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그의 다른 걸작- 매우 특별한 '뮤리엘 혹은 귀환의 시간'과 '신의 섭리', '미국인 삼촌' 등-과 맺고 있는 관계의 맥락을 이해해야하고, 동시에 레네가 전위영화에서 갖는 막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야만 한다. 언젠가 레네는 특유의 겸손한 태도로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는 '사고의 복잡성과 그 기제들' 을 포착해보려 한 '조악하고 원시적인 시도' 였다고 표현했다. 그가 선택한 형용사는 적절하지 않지만, 이 기이하고 교란적인 영화에 대한 나머지 설명은 모두 정확했다. 다른 어떤 영화도 의식과 기억의 미로 같은 작용을 이토록 강력하게 일깨우거나 공명을 일으키며 탐색한 적은 없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베니스영화제 수상작.. 역대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수상작 목록...

 

p.s)이 영화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Last Year At Marienbad)' 는 어느 영화 평론가가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하는 영화 1001편에 선정이 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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