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Cul-de-sac)]... 로만 폴란스키, 도널드 플레전스, 프랑소아즈 돌레악, 라이오넬 스탄더, 영국영화...궁지에 몰린 사람들...
영화 보는 즐거움/베를린영화제 2015. 1. 18. 00:30'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막다른 골목(Cul-de-sac)' 을 보았습니다. '라이오넬 스탄더', '프랑소아즈 돌레악', '도널드 플레전스' 가 주연을 맡은 이 영국영화는 1966년에 제작된 코미디 스릴러로, 현재 imdb 평점은 7.2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66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오늘 본 영화 '막다른 골목(Cul-de-sac)' 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초기작입니다. 그리고 '로만 폴란스키' 의 다른 대표작들처럼,(그러니까 '물속의 칼', '세입자', '혐오' '악마의 씨' 그리고 최근에 나온 '대학살의 신'까지 포함해서) '로만 폴란스키' 가 자주 사용했던 한정된 공간속에 갇힌(?) 등장인물들의 파워게임을 그린 영화이기도 하였구요.
두명의 갱이 부상을 입은채로 외딴 섬까지 흘러 들어옵니다. 심한 부상을 입은 한명은 결국 죽고, 나머지 한명은 자신의 보스가 구하러 오기를 기다릴수 밖에 없는데, 그 동안 섬안 성의 주인인 두 부부와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통해서 은근한 힘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영화는 끊임없이 갇힌 사람들의 불안한 상태를 보여줍니다. 물이 차올라오는 자동차에 갇힌 남자, 닭장속에 숨어 있는 남자, 방안에 갇힌 부부, 결국에는 갇혀있던 섬을 빠져나갈수가 없게 되는 갱...
여하튼 보시면 아시겠지만, 등장인물 대부분은 작은 섬과 작은 성 그리고 다른 사람에 의해 한정된 공간속에 갇혀 있을수 밖에 없는 인물들인데, 작은 요트가 배경이였던 로만 폴란스키의 다른 작품인 '물속의 칼', 그리고 아파트가 배경이였던 '세입자', '혐오', '악마의 씨', '대학살의 신' 과는 달리 완전히 폐쇄적인 공간으로 한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약간의 차이점은 있었지만, 위기의 몰린 등장인물들은 끝끝내 빠져나갈 곳이 없다는 확실한 공통점이 있었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수시로 바뀐다는 특징도 발견할수가 있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로만 폴란스키' 는 한정된 공간속에 갇힌 인물들의 원초적인 의심, 공포, 욕망, 광기 등을 표현하는데 굉장히 재능이 있는 사람인데, 이 영화 '막다른 골목(Cul-de-sac)' 은 코믹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깔린 작품이여서, 그가 연출한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다소 유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나게 보았던 위에 예를 든 다른 작품들 보다는 그 긴장감이 훤씬 낮은 편이여서 재미도 약한 편에 속한 영화이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제외하곤 영화속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나 비극적 엔딩을 맞이하게 되는 주인공들의 상황들은 그가 연출한 다른 작품들과 거의 흡사해서, 감독의 특기를 잘 발휘한 영화라고 생각할수도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 영화 '막다른 골목(Cul-de-sac)' 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전혀 갱 같아 보이지 않는 두명의 남자와 전혀 부부같아 보이지 않는 두 남녀가 외딴섬의 외딴성에서 벌이는, 전혀 긴장감이 없는 인질극이자 부조리한 유머극 정도라고 표현할수가 있을것 같네요. 그리고 그 속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은 있는 영화이기도 했구요.
말씀드린대로 영화 '막다른 골목(Cul-de-sac)' 은 로만 폴란스키의 다른 작품에 비해 유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여서 이런 종류의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별다른 재미를 못 느낄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아주 강렬하고 여운이 길게 남은 로만 폴란스키의 다른 작품들, 그러니까 '차이나타운', '악마의 씨', '혐오', '세입자' 같은 영화들을 예상하는 분들은 실망을 하실수가 있겠구요, 그냥 말씀드린대로 긴장감 없는 인질극,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풍자한 부조리한 유머극 한편 본다는 마음으로 선택하시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수가 있는 영화라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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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영화 '막다른 골목(Cul-de-sac)' 을 보고 개인적으로 처음 안 사실인데, 이 영화의 주연 여배우인 '프랑소아즈 돌레악' 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 '까뜨린느 드뇌브' 의 한살 많은 언니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이 영화가 제작된 다음해에 자동차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는데요, 만약 사고가 없었더라면 '까뜨린느 드뇌브' 와 함께 최고의 여배우 자매가 되지 않았을까 예상을 해봅니다. 참고로 '까뜨린느 드뇌브' 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대표작인 '혐오' 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이기도 합니다.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재클린 비셋' 도 이 영화에 나온다고 해서 눈을 부릅뜨고 찾아봤는데, 못찾겠더라구요. 아마도 대사가 거의 없는 이 여배우가 '재클린 비셋' 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