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린(David Lean)' 감독의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를 보았습니다. '셀리아 존슨(Celia Johnson)', '트레버 하워드(Trevor Howard)' 주연의 이 영화는 1945년에 제작된 멜로물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46년에 개최된 제1회 칸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구요(제1회 칸영화제 당시에는 여러편의 작품에게 이 상을 주었습니다. 이 작품외에도 수상작이 10여작품이 더 있습니다.), 1947년도 아카데미 시상식엔 감독상을 포함한 3개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의 현재 imdb 평점은 8.1점입니다.
'데이비드 린(David Lean)' 감독의 영화는 몇달전에 리뷰를 올린 '위대한 유산' 이 기억에 남네요. 너무나도 유명한 원작을 가진 작품인데다, 영화로 만든 감독의 명성 또한 높은 작품이여서 오랬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으로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또한 그 작품 못지않은 인상적인 작품으로, 영화자체가 표현하고 있는 애절함과 감수성만을 따지자면, 이 영화가 오히려 더 강렬했던것 같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그럼 일단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의 줄거리부터 조금 말씀을 드리자면,
평범한 가정주부인 중년의 여인은 기차역에서 한 중년의 사내를 만나게 됩니다. 여인의 눈에 들어간 티를 빼내주는 일을 계기로 서로에게 친밀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가벼운 대화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다 급기야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두명 모두 자신의 가정이 있는 처지, 더 이상 관계가 진행되면 안된다는 판단으로 헤어지기를 결심하게 되는데...
얼굴엔 주름이 번지기 시작하는 나이, 그다지 내세울것도 또 볼품도 없는 한여인과 중년의 한 사내는 아주 우연한 일로 만나서 사랑에 빠집니다.
개인적으론 젊고 아름다운 남녀들의 사랑 보단 이런 평범한 중년의 사랑이 더 애처롭네요. 물론 서로 사랑해선 안되는 상태의, 그러니까 각자 가정이 있는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라서 더욱 그러하겠지만, 젊은이들의 순식간에 끓는 열정적인 이야기 보단 오히려 더 깊은 맛은 있는것 같습니다.
이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는 갑자기 찾아드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표현한 영화였던것 같습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만나서 아주 우연한 일로 엮이고 그러다가 서로에게 서서히 빠져드는... 하지만 자신의 가정이 너무나도 소중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러니까 갑자기 찾아든 사랑의 감정과 가족에 대한 죄책감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 여인의 심리상태와 행동을 너무나 감성적으로 잘 표현한 영화라는게 이 영화에 대한 평가인 것입니다.
특히나 주인공 여인의 애타는 마음을 표현한 독백과 그 독백이 나올때 클로즈 업 처리된 화면속 그녀의 모습은, 이런 포인트들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던것 같습니다.
보통 영화에서 볼수있는 너무 확대해석한 사랑이야기보단, 이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처럼 남녀사이에서 발생하는 애절한 감정들을 그린 영화가 훨씬 더 로맨틱한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흔히들 영화에서만 만날수 있는 목숨을 거는 사랑이야기보단(현실에선 거의 없죠..) 오히려 더 감정적으로 설득력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의 내용이 결코 '선' 하다고는 볼수 없겠습니다. 각자 자신의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느끼게 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그렇지만, 그들이 느끼게 되는 그 감정들과 행하는 행동들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느정도의 이해와 동정심이 느껴진다는것도 사실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마도 '설레임'과 '관심' 그리고 '열정' 이라는 단어를 적절히 혼합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 짧은 세단어로 남녀간의 사랑을 똑 부러지게 정의할순 없겠지만, 남녀간의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들인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속 주인공 여인이 남편에게 바랬던 항목들이 어찌보면 바로 이런것들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 때문에요.
저도 나이를 먹는지 젊은 커플의 두려움 없는 사랑이야기보단 이런 중년의 안타까운 사랑에 더 마음이 갑니다. 애처롭기도 하고... 여하튼 꽤나 축축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영화였네요.
개인적으론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또 다른 커플인 역무원과 카페종업원의 애정행각도 남다른 재미있는 볼거리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입니다. 주인공보다 오히려 나이가 더 많은 커플들이 훨씬 더 어린아이들처럼 서로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주인공 커플의 사랑이야기와 여러가지로 비교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과 어느정도는 영화보는 재미를 위한 밸런스를 맞추는 장치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난 또 다른 영화가 한편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손에 엄지를 꼽을 만큼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중에 한편입니다.
'험프리 보가트' 와 '캐서린 헵번' 주연의 '아프리카의 여왕' 이라는 작품인데요, 이 영화 역시도 볼품없는 중년의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얼핏보면 어드벤처 영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 제가 본 관점에서는 중년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중엔 가장 칙칙하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는 로맨스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안 보신분에겐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여기까지가 영화 '밀회(Brief Encounter)' 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였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진 모르겠습니다.
말씀드린데로 아주 끈적끈적하고 축축한 감성적인 영화였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분들은 좋아하실만한 영화인것 같고, 저처럼 여성적인 남성분들도 만족하시리라 생각되네요.
뭐 어쨌든 아주 재미있고 좋은 영화임엔 틀림없으니, 안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안보심 후회...^^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몇달전에 본 '데이비드 린(David Lean)' 감독의 영화 '위대한 유산' 의 리뷰입니다. 이또한 아주 훌륭한 작품이니 아직 안보신 분들은 퍼뜩 서둘러 보시길...^^
p.s2)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
p.s3)본 리뷰에서 사용된 포스터 및 스틸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단 작성된 내용은 작성자 본인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