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길소뜸]... '임권택'...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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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의 영화 '길소뜸' 을 보았습니다. 1986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김지미' '신성일' 주연의 '드라마' 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85년 제2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김지미)' 을 포함한 4개부문 수상을 했습니다.

 

 

1980년대의 최고 히트상품은 '88서울올림픽'과 '이산가족찾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이산가족찾기' 라는 방송프로그램은, 인터넷도 케이블티비도 없던 그 시절, 더군다나 티비방송 이래봤자 'MBC' 와 'KBS' 두 채널이 전부였던 그 시절에, 전무후무하게도 한방송사가 하루종일 한가지 방송만 내보냈다는 사실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총 5개월 가량 계속해서 매일 같은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던, 역사상 두번 다시는 어려울 정도의 파격적인 방송이자 역사의 일부분이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더욱 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물론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찾게 해주자는 방송의도가 더욱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 당시 저는 초등학교 3학년이였는데요, 사실 요즘처럼 볼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인지라 몇날몇일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방송에서 보내주던 그 '이산가족찾기' 라는 프로그램을 솔직히 마음속 깊이는 이해할수가 없었습니다. 뭐가 어떻게 된건지, 왜 저리도 사람들이 슬퍼하고 기뻐하고 흥분하고 실망하는지. 그냥 다만 6.25때 헤어진 사람들을 찾고 만나고 그리워 하는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만 들었을 뿐입니다. 사실 저 같은 초딩이야 일요일 아침에 티비방송에서 방영해주던 '은하철도999'나 '슈퍼특공대' 같은 만화들이 훨씬 더 재미있었고 기다려지고 했던게 사실이니까요. 여하튼,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초딩들조차 학교에 가면 이산가족찾기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을 정도이니, 그 방송의 파급력이란 실로 말로 표현하긴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것이였습니다.

아마, 방송에서 보여지는 사람 하나하나의 모습과 사연들 자체가 아주 높은 수준의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보다 더 드라마틱했고 더 감동적이였기 때문에, 전국민이 그 방송에 그렇게 빠져든 이유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본 영화 '길소뜸' 은 그 '이산가족찾기' 라는 방송이 주요한 소재의 일부분인 작품이였습니다.

 

길소뜸

 

 

 

일단 영화 '길소뜸'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면,

'이산가족찾기' 가 한창이던 1983년, 여주인공은 6.25때 헤어진 '혈육' 을 찾아보라는 남편의 권유로, 가족을 찾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만남의 광장' 을 찾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첫사랑인 남자주인공을 만나게 되고, 또 방송에서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과 비슷해 보이는 사내도 우연히 보게 됩니다. 결국 그 둘은 그들의 아들일지도 모를 그 사내를 찾아 나서게 되고, 병원에서 친자 확인 검사까지 받게 되는데...

 

이 영화 '길소뜸', 상당히 감동적이였으며 무척이나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6.25전쟁과 이산가족이라는 관객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비극적인 사건은 아주 기본적인 베이스로 깔고 있으면서도, 그외에 수 많은 아기자기한 키워드를 가진 볼거리들도 많았다는게 제가 이 영화를 본 느낌되겠습니다. 마치 '송승헌'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가을동화' 를 연상시키는 주인공들의 관계, 그리고 소설 '소나기' 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연상시키는 여러가지 장면들...

물론,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아주 손발이 오그라드는 설정에다 장면들이지만, 30년전 영화라는 사실을 감안하고 본다면 굉장히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이런 작품이 '가을동화' 같은 드라마의 원초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볼거리이자 핵심이 되는 이야기는, 그들의 그런 애뜻한 러브스토리보단 그들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발생한 6.25라는 전쟁, 그리고 그 전쟁때문에 벌어진 비극과 그 비극을 받아들이고 있는 현재 그들의 모습과 태도들인 것입니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한 남자와 그 남자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하지만 그들을 보면서도 단지 아련한 추억의 일부로만으로 밖에 생각할수없는 여주인공의 모습. 그런 그녀의 모습이 개인적으론 너무나 가슴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길소뜸

 

길소뜸

 

길소뜸

 

그렇게 너무나 가슴아픈 모습이긴 해도, 어찌보면 아주 솔직하고 정직한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 갸녀린 여인에게 과연 누가 돌을 던질수 있을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따지고 보면, 너무나도 불쌍한 그녀의 아들 인생만큼이나 더 불쌍한 사람은 바로 그녀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주 어렸을적, 조실부모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수많은 고난의 역사를 살아온 그녀, 그런 그녀가 이 비극의 최대 피해자가 아닌가 하는생각이들었네요.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아마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모르실겁니다. 여하튼, 여주인공 개인적으론 너무나 불쌍해보였습니다.

전쟁만 아니였다면 그 누구보다도 더 행복하게 살았을 세사람, 하지만 지금은 서로를 몰라보는, 혹은 모르는 척하고 또 그렇게 해야하는, 그 세사람의 뒷모습이 영화를 보고나서도 오랬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영화 '길소뜸' 을 본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른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네요.

또 좋은 한국영화 한편 봤습니다. 저번에도 한번 말씀드린것 같은데, 오래된 한국영화중에 은근히 재미있고 좋은 작품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는데로 한편씩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튼 아주 좋은 영화였다는 생각입니다.

이 말을 마지막으로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길소뜸

 

p.s)어릴적엔 몰랐는데, 영화상의 일부분이긴 하지만 이산가족찾기 영상만 봐도 웬지 울컥 하고 뭔가 올라오네요.

더 늦기전에 남북이산가족 찾기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미 많이 늦었는지도 모르지만...

 

이산가족찾기

 

이산가족찾기

 

이산가족찾기

 

p.s2)가끔씩 옛날 영화들을 보다보면, 지금보다 그 내용이나 장면들이 더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오늘본 영화 '길소뜸' 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흥미위주로만 보여주는 요즘의 영화나 드라마 보단 훨씬 더 사실적이고 더 순수해보인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요즘 아역들에게 그런 연기시킨다면, 글쎄요 그 아역의 부모들이 그냥 가만히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하튼, '이상아' 씨 너무 이쁘고 또 똘망똘망하니 연기도 아주 잘 했네요...

 

길소뜸

 

 

 

p.s3)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본 한국영화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 너무 재미있게 봤네요.

 

2012/12/30 - [영화 보는 즐거움/고전 혹은 명작] - [기쁜 우리 젊은 날]... '배창호'... 101번째 프로포즈...

 

p.s4)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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