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감독의 영화 '별들의 고향' 을 보았습니다. '안인숙', '신성일' 주연의 이 영화는, 1974년에 제작된 '멜로드라마' 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장호' 감독은, 이 작품으로 1974년 제13회 대종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갑자기 좀 뜬금없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옛날 우리나라 영화들은 개그의 소재로 많이 사용이 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조금 야하다 싶은 제목을 가진 영화들은 한번 정도는 농담에 이용을 했었던것 같은데요, 그 예로 '깊고 푸른밤' 이나 '무릅과 무릅사이' 같은 작품들은 제가 어릴적, 그러니까 초등학교나 중학교 다닐 쯔음에 친구들 사이에서 그냥 우스게소리로 많이 언급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당시에는 보지도 않았던, 또 볼수도 없었던 그 영화들을 단지 야하게 느껴진다는 제목의 이미지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별로 웃기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제목만으로 웃고 즐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많이 순진했던 시기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날아가는 새만 봐도 그냥 웃고 마냥 좋았던 그런 어린시절...
아이러니한것은 야한 제목때문에 마냥 웃고 놀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가 가장 순진했었다는점... 좀 아이러니한 느낌이 들죠...?
오늘 본 영화 '별들의 고향' 은 제가 위에 말씀드린 그런 이미지의 영화들 보단 최소 십년은 더 일찍인, 그러니까 아마도 저보다 한 열살정도는 많으신 분들이 저희 시대가 했던 농담의 영화들처럼, 그런 형태로 자주 사용했던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제목 보단 영화상의 대사나 상황들에서 그 농담꺼리를 많이 이용했었던것 같은데요, 아마도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은 예전 티비 코미디프로 같은데서 많이 봤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용식' 씨가 '신성일' 씨 흉내내던게 기억에 많이 남는데, 여하튼 어린 제가 보기엔 별로 웃기진 않았는데, 그 나이대 분들은 많이 웃더군요.
이처럼 여러면에서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영화를 오늘에서야 정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도 한가지 아이러니한점... 이 영화 '별들의 고향' 은 절대로 농담에 사용되어질 만큼 웃기거나 가벼운 영화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슬픈영화죠...
각설하고 일단 영화 '별들의 고향' 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면,
주인공 여인은 첫사랑의 남자에게 버림을 받습니다. 이후 여러 술집을 전전합니다. 처음엔 부잣집 남자에게 시집도 한번 가게 되지만, 결국 결혼생활에는 실패를 하게되고, 이내 새로운 남자와 만나게 됩니다. 그렇지만 건달인 그는 그녀를 돈벌이에 이용하게되고, 그녀는 그를 피해 도망을 치게 됩니다. 그러다가 또 다른 남자인 화가와 만나 사랑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결국 그녀는 알코올 중독이 되고 마는데...
농담이나 개그에 자주 이용되어지고, 또 웬지 저렴한 내용을 담고만 있을것 같은 느낌을 풍기는 이 작품은, 사실은 '최인호' 라는 작가의 소설이 그 원작입니다. 거기다가 '공포의 외인구단' 을 연출한 '이장호' 라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절대로 저렴하거나 가벼운 작품은 아니라는 설명되겠습니다.
그런데 왜 개그나 농담의 재료로 사용되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아마, 가끔씩 나오는 약간은 손발이 오그라들만한 대사들이나 연기가 그 이유일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들긴 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굴곡이 많은 여인의 삶에 대해 굉장히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절대로 웃을순 없는, 오히려 슬픈 영화에 더 가까운 작품이라는게 제 설명입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본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은 그러한 농담이나 개그에 절대로 웃을수가 없는 작품이라는게 제가 이 영화를 본 느낌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주인공의 기구한 삶이 슬퍼보인다는 설명도 되고, 또 그만큼 그런 삶을 잘 그려냈다는 설명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 '별들의 고향' 이 이처럼 슬프고 감정적으로 울림이 있는 이유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요즘같은 세상에는 절대로 없을것만 같은 그런 이미지의 캐릭터들인데요, 자유분방하지만 선하고 밝은 성격을 가진 남자주인공인 화가의 캐릭터나, 술집을 전전하며 살아가고 또 이 남자 저 남자의 품에 돌아가며 안기게 되는 비운의 여자주인공 캐릭터 또한, 세상 그 누구보다 천진난만하고 어린애같은 순수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작품의 선함과 순수함까지 강조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게 만듭니다.
아마도 이들과 같은 캐릭터들의 사랑은 더 이상 현실세상에선 보기 힘들거란 느낌이 개인적으로 드는데, 그 이유는 그만큼 이 세상이 각박해지고 또 빨리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니, 현실 세상뿐만 아니라 이 작품과 같은 소설속에서도 더 이상 등장하긴 어려운 인물일듯 싶네요. 왜냐하면 소설가들이 더 이상 이런 캐릭터를 소설내에서 그려내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이런 캐릭터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니까요.
이 영화 '별들의 고향',
보시다시피 아주 신파인데다, 다소 손발이 오그라드는 상황들과 대사들이 있긴 하지만, 요새 나오는 작품들 보단 훨씬 순수해 보인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은 바로 '순수함' 이라는 뿌리에서 나오지 않았나 하는게 제가 이 영화를 본 느낌입니다.
왜 그런 경우들 있잖아요, 너무 순수한 사람들이 가끔씩은 비웃음 거리가 되기도 하는 그런 경우...
여하튼 개그의 소재로 굉장히 많이 들어본 '키스할땐 눈을 감는거야',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 더 꼭 껴안아 주세요' 같은 명대사들과,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를 포함한 주옥같은 ost까지해서, 굉장히 많은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있는 작품이였다는게 제가 이 영화를 본 평가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담입니다만, 오래전에 절판된 이 영화의 원작소설을 제가 몇년전에 어디중고 책방에서 하나 구해놨습니다. 나중에 읽어보려고 책장에 고이 모셔놨는데, 결국 영화를 보기전에 읽진 못하게 되었군요. 조금은 아쉽긴 한데요, 언제 시간이 되면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분명히 영화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가 영화 '별들의 고향' 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리뷰 되겠습니다.
오랜시간동안, 개인적으로는 옛날 우리나라 영화들은 웬지 촌스럽고 재미가 없을것 같다는 선입견속에 파묻혀 살았던것 같습니다. 분명히 촌스러운 부분과 수준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순수해 보이는 부분들이 있는것도 사실이고 또한 장점인 것도 같습니다. 나름 재미도 있구요. 그래서 오늘처럼 가끔씩은 우리나라의 옛날 영화들도 한편씩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 보세요.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아니면 말구요....^^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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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주연배우를 맡았던 신성일씨는 이 당시 현재 저보다 한살이 적을때 이고, 또 다른 주연배우인 윤일봉씨는 저보다 2살 많은 땐데, 화면을 보다보면 웬지 지금의 저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것 처럼 느껴집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지금의 저를 보면 그렇게 느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웬지 서글퍼집니다.
특히나 가장 놀라운 사실은,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안인숙씨는 이 작품이 만들어진 1974년에 21살 이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굉장히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연기는 너무나도 훌륭합니다. 더군다나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인 신성일씨와 윤일봉씨와 거의 20살은 차이가 나는 상황이였음 불구하고, 전혀 어색해 보인다거나 두 배우에게 전혀 꿀려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돋보인다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필모를 살펴보니 이후로는 작품활동을 하진 않았네요. 좋은 배우의 연기를 더이상 볼수 없게 된게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뜬금없지만, 그러고 보면 옛날 영화들도 요새 영화나 드라마처럼 파격적인 내용이 많았던것 같같습니다. 아무리 영화지만 20살 차이나는 커플이라니.
실제든 드라마상의 이야기이든, 요즘도 아주 큰 이슈거리인데 말이죠. 뭐 그렇다구요...^^
p.s2)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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