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씨의 휴가(Mr. Hulot's Holiday)', 1953년 제작 프랑스영화 코미디, 런닝타임 114분, 연출- 자크 타티, 출연- 자크 타티 등
'자크 타티' 감독의 영화 '윌로씨의 휴가(Mr. Hulot's Holiday)' 를 보았습니다. '자크 타티' 본인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53년에 제작된 코미디로, 현재 imdb 평점은 7.6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53년 칸영화제에서 대상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엔 실패하였고, 1956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선 각본상 후보에 올랐으나 역시 수상에 실패하였습니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처음 만나는 감독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자크 타티' 라는 프랑스 코미디영화 감독의 작품인데, 생각했던 거랑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여서 살짝 놀랐습니다.
영화 '윌로씨의 휴가(Mr. Hulot's Holiday)' 는 '찰리 채플린' 과 '버스터 키튼' 으로 대변되는 무성영화 스타일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주인공이 나와서 별다른 대사나 소리없이 오로지 몸개그로만 웃기는 스타일... 대신, 완전히 음향이 없는건 아니고, 효과음과 배경 음악은 있고 등장인물 간의 대화나 대사는 극도로 줄인 형태로, '찰리 채플린' 과 '버스터 키튼' 의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부분도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한여름 바닷가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자잘한 소동들입니다. 그 한가운데는 윌로씨라는 엉뚱한 남자가 있는데, 이 남자가 행하는 작은 실수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영향을 미치며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윌로라는 인물이 거추장스럽고 얄밉게 보일수도 있지만, 그가 한 어리숙한 행동보다는 그의 선한 의도가 더 눈에 띄여 미워할수 없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찰리 채플린' 과 '버스터 키튼' 을 마구마구 떠오르게 만드는 영화이긴 했지만, 그들의 작품에서 느끼는 재미만큼은 느낄수 없었습니다. '찰리 채플린' 의 감수성과 '버스터 키튼' 의 짜임새에는 많이 모자란 작품이였으니까요. 그냥 두 사람의 영화를 보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구성한 '자크 타티' 식 코미디라고 볼수 있겠는데, 여하튼 비교하자면 그렇습니다. 한가지 더 차이점을 꼽자면 '찰리 채플린' 과 '버스터 키튼' 의 영화는 주인공인 '찰리 채플린' 이나 '버스터 키튼' 이 이야기 전체를 끌고나가는 반면, 이 영화 '윌로씨의 휴가(Mr. Hulot's Holiday)' 는 주인공인 '자끄 타티'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의 역할도 제법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 산만하다는 단점도 있고, 그래서 더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는 장점도 있고...
다른건 모르겠고 한가지 확실한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따뜻하고 사랑스럽다는 것입니다. 딱히 악인도 없고 거기다가 큰 시련이나 역경같은 것도 없으니... 그런 부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한 애기가 아이스크림을 위태위태하게 운반하는 장면으로,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뭔가 사고가 발생해서 아이스크림을 못먹게 될 것이다 추측케 만드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그런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결국 아무이상없이 아이스크림은 배송이(?) 되면서 두 아이가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며 에피소드는 끝이납니다. 어찌보면 별 사고도 없고 웃기지도 않는 이 장면을 왜 넣었을까 궁금할수도 있는 에피소드지만, 그 장면이 이 영화의 분위기 그리고 이 영화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한 장면이 아니였겠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냥 따뜻한... 그리고 다시보면 보면 볼수록 더 따뜻해질...
마지막으로 어느 영화평론가의 평론 몇줄로 영화 '윌로씨의 휴가(Mr. Hulot's Holiday)' 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 변함없이 사랑 받는 이 프랑스 영화의 고전은 자크 타티가 감독으로서는 겨우 두 번째로 만든 작품이지만 그가 얼마나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스타일리스트인지 증명해주었다. 해변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거의 플롯도 대사도 없이 늘어놓은 이 영화는 일상의 가장 진부하고 사소한 일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정교하게 연출된 사건들- 예컨대 한 무리의 여행자가 확성기에서 알아들을 수 없이 일그러진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한 승강장에서 다음 승강장으로 달려가는 장면- 과 특별한 일이라곤 하나도 벌어지지 않는데도 우스꽝스럽고 사랑스러운 순간들이 즐비해 있다. 사람들은 그저 앉아서 먹고 책을 읽고 경치를 감상하며 계속 휴일의 분위기만 즐기기로 작정한 듯하다. 이 모든 것 속에 담긴 거의 금욕적인 순진무구함은 강한 전염성을 지니고 있다. 후략-
관련글...▶꼭 봐야할 코미디영화 추천 100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코미디영화 100선...
p.s)오늘 본 영화 '윌로씨의 휴가(Mr. Hulot's Holiday)' 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선정한 코미디영화 100선, 영화 평론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에 선정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