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항설백물어... 교고쿠 나쓰히코, 비채출판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2... 항간에 떠도는 백가지 기묘한 이야기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2016. 8. 2. 00:30'속 항설백물어', 비채출판사 2011년 출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2', 일본에선 2001년에 발행
일본 소설가 '교고쿠 나쓰히코' 의 '속 항설백물어' 를 읽었습니다. 2011년 비채출판사에서 출판된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제32권인 이 작품은, 일본에선 2001년에 소개된 소설로, 이전에 나온 '항설백물어' 의 속편격인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 중 한사람이 바로 오늘 읽은 '속 항설백물어' 의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 입니다. 주로 일본 중세를(?) 배경으로 호러괴기액션스릴러(?)를 많이 쓴 작가인데, 이야기 자체의 재미도 크고 글 솜씨도 뛰어난 편이여서 항상 큰 기대감을 안고 보는 작가 중 한명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본 '속 항설백물어' 역시나 기대에 부응한 작품이였는데요,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항간에 떠도는 백가지 기묘한 이야기' 들로, 이 책속에는 총 여섯가지의 중단편이 실려있습니다. 그 대부분이 속세에 떠도는 귀신이나 악귀에 관한 것들인데, 재미난건 그 모두가 사실은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또 만들어진 일들이라는 것... 그러니까, 이 세상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나 그걸 행하는 악귀나 귀신은 없다 라는 역설을 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참고로,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에피소드는, 이마에 돌맹이가 박혀 죽는 사람, 목을 베어도 죽지 않는 요괴, 화재를 불러 일으키는 사라진 여인, 선박을 침몰시키는 유령, 끊임없이 반복되는 한 마을의 끔찍한 죽음들, 죽은 영주의 유령들로, 이 모두는 사람의 농간(?)에 의해 발생되고 또 사람의 농간에 의해 결국 해결되거나 의문이 풀리는 사건들입니다. 모두 그 나름의 메세지도 있고, 읽는 맛도 좋은 재미난 이야기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수가 있듯이 이전에 나온 '항설백물어' 라는 작품의 속편입니다. 따라서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등장인물 대부분이 전편에 이어 그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모모스케라는 괴담수집가이자 작가로, 이런저런 괴상한 사건에서 몸을 쓰는 중요한 역할은 하지 않고, 관찰자 비슷한 입장에서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이외에 주요등장인물로는 마타이치라는 모사꾼, 변장술의 달인 지헤이, 여인형사 오긴 등이 있는데, 그들이 주로 사건을 해결하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이들은 항간에 떠도는 괴담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기도 한데, 재미난건 이들은 그런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기도 치고 연기도 하고 때로는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찌보면 일종의 안티히어로 랄까 그런 느낌의 인물들로, 따라서 인물들의 캐릭터가 워낙 독특하고 특별하여 한번 보면 저절로 머리에 각인되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이 가진 특징이자 재미 중 한가지는 각각의 에피소드에 주요 등장인물의 과거 비밀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인데, 어찌되었건 전편인 '항설백물어' 를 읽었던 사람에게는 더 큰 즐거움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끝까지 읽으면 주요등장인물인 모모스케와 마타이치는 더 이상 만나지 않았다고 나옵니다. 그러니까 이 '속 항설백물어' 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끝으로 등장인물들은 죽을때까지 서로 연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재미난건, 이 소설이 나온 2001년 이후, 또 '항설백물어' 라는 타이틀이 붙은 작품이 출간되었다는 사실... 정확한건 아닌데(?) '서 항설백물어' 나 '후 항설백물어' 라는 제목의 책이 이후 일본에선 출간이 된 걸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그렇게 된건지 개인적으로 상당히 궁금합니다. 아마 추측건데, '속 항설백물어' 이전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어쨌거나 한국에서 출간이 되면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중세 일본의 특별한 배경에다, 특이한 괴기스러움, 거기에 논리적인 추리와 손에 땀을쥐게 하는 스릴이 공존하는 이야기들입니다. 취향에 맞지 않는 분들도 분명히 계시긴 하겠지만, 시간 보내기용으로는 이만큼 좋은 책도 없다 생각이 드네요. 특별한 괴기스런 옛날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은, 꼭 한번 찾아서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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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항설백물어' 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