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네일과 나(Withnail And I)... 브루스 로빈슨, 폴 맥간, 리처드 E 그랜트... 영국 블랙코미디 영화의 진수
영화 보는 즐거움/코미디 2016. 7. 14. 00:30'위드네일과 나(Withnail And I)', 1987년 제작 영국영화 코미디 드라마, 런닝타임 107분, 연출- 브루스 로빈슨, 출연- '리처드 E. 그랜트' '리처드 그리피스' '폴 맥간' 등
'브루스 로빈슨' 감독의 영화 '위드네일과 나(Withnail And I)' 를 보았습니다. '리처드 E. 그랜트' 와 '폴 맥간' 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1987년에 제작된 코미디로, 현재 imdb 평점은 7.8점입니다.
이 영화 굉장히 웃깁니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웃겨주는데, 블랙코미디라는 것이 진짜 이런거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내친김에 블랙코미디의 정의를 찾아보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나 사건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하위코미디 장르. 냉소적이고 음울하며 때로는 공포스러운 유머감각에 기초하고 있다'... 라고 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오늘 본 영화 '위드네일과 나(Withnail And I)' 이 딱 그러합니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위드네일과 나 라는 두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1960년대 후반, 런던에서 연극배우로 살아가는 젊은 두 친구로, 일거리도 없이 그냥 빈둥빈둥 지내는 일종의 백수들입니다. 이 영화가 웃긴 이유는 대사와 분위기는 굉장히 진지한데 비해 등장인물들이 하는 행동이나 상황은 싸구려틱 하다는데 있는데, 세익스피어의 희곡에서나 나올법한 폼나는 대사를 읊다가도 위급한 상황에 닥치면 이내 비열한 늙은 개들이나 할만한 행동들을 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합니다. 영화가 가진 그런 특징은 첫장면부터 시작되는데, 여하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특별한 스타일의 코미디영화입니다.
아마도 제 생각이지만, 이 영화 '위드네일과 나(Withnail And I)' 는 골초에다 술고래, 거기다가 게으르고 폼만 번지르르한 그 당시 영국인들을 비꼬는 블랙코미디가 아닌가 싶습니다. 안좋은 영국인들의 습관이란 습관은 이 두 주인공이 모두 가지고 있으니까요. 비굴한데다 겁도 많고 공짜도 좋아하며, 말이 앞서는데다 실속은 없고 중요할땐 의리도 없는 캐릭터들... 영화속 상황들은 시시각각 변하고 달라지지만, 이 두 친구의 이야기는 끝까지 일관적으로 찌질한데, 띨띨한 두 청년이 펼치는 허세 가득한 여행담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전혀 웃기지 않은 영화일수도 있고, 또 호불호도 심하게 나뉠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저같은 경우에는 무척이나 재미나게 봤습니다. 특이한 코미디 영화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평론가의 평론 몇 줄로 오늘의 리뷰를 마치도록 할께요.
- 브루스 로빈슨의 이후 영화들이 실망스러울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1960년대 말 캠든 타운에서의 자초한 가난하고 남루한 삶을 애처로움과 그리움을 담아 그러나 코믹하게 묘사한 이 데뷔작의 독특하고 경이로운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중략...
'위드네일과 나(Withnail And I)' 는 일회성의 영화라 할 수 있고, 그 스토리('나'는 결국 위드네일의 한없이 무책임한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성인으로서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다)는 무척 익살맞은 언어적 시각적 개그와 지난 시절에 대한 코믹한 회상을 강조하고 괴기적인 과장과 다채로운 인물들에서 뽑아내는 재미(혹은 혐오)에 비하면 부차적이다. 놀랍게도 그 모든 것은 심지어 '캠버웰 캐럿' 마리화나까지 오싹할 정도로 사실적인 울림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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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오늘 본 영화 '위드네일과 나(Withnail And I)' 는 영국영화협회에서 선정한 20세기 영국영화 베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좋은 영화 목록에 그 이름을 올린 작품입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