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The Lost Honor of Katharina Blum, 1975년)... 폴커 슐뢴도르프, 마가레테 폰 트로타, 안젤라 뷩클러... 언론 혹은 미디어의 책임에 관한 영화
영화 보는 즐거움/소설관련 영화 2016. 5. 17. 00:30'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The Lost Honor of Katharina Blum)', 1975년 제작 독일영화 드라마, 런닝타임 106분, 연출- '폴커 슐뢴도르프' '마가레테 폰 트로타', 출연- '안젤라 뷩클러' '디터 라서' 등
'마가레테 폰 트로타' 와 '폴커 슐뢴도르프' 가 공동으로 연출한 영화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The Lost Honor of Katharina Blum)' 를 보았습니다. '안젤라 뷩클러' 가 주연한 이 영화는 1975년에 제작된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5점입니다.
카타리나 블룸은 어느날 파티에서 만난 한 젊은 남자를 그녀의 아파트로 데려온다. 다음날 아침 느닷없이 경찰이 들이 닥쳐서 그녀의 아파트를 수색하고, 그녀는 경찰에 불려가 심문을 받는다. 이유는 그녀의 아파트에서 잠을 잔 남자가 경찰이 찾고 있는 무정부주의자...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그녀는 말할 수 없는 수모를 겪게 되는데...
얼마전에 읽은 소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The Lost Honor of Katharina Blum)' 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았습니다. 전에 소개해드렸듯이 '카타리나 블룸' 이라는 아주 깔끔한 성격의 여인의 관한 이야기로, 언론과 미디어의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소설의 내용을 대체적으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주인공도 똑같고 신문기자가 까불다가 주인공에게 총을 맞아 죽는 사실도 똑같고...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원작인 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영화속 이야기들이 그다지 충격적이지가 않다는 사실인데,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차이점이고, 진짜 큰 차이점은 소설은 시간의 순서를 뒤섞어 놓았는데 비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어난 순서 그대로 화면으로 옮겨 놓았다는 점입니다. 이 구성상의 차이점은 보다 세련된 느낌의 원작보다는 영화는 다소 딱딱한 느낌을 준다는 것으로, 그런 의미에서 원작을 읽을때 느꼈던 재미와 영화를 볼때 느끼는 감정에서는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주인공이 자라온 과정이나 주인공의 성격 그리고 악질기자가 쓴 악의적인 기사의 상세한 내용들을 영화에서는 많은 부분 생략하고 있다는 것도 큰 차이점 중 하나입니다. 이는, 화면과 대사로만 표현해야하는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단점이겠지만, 영화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가장 큰 원인과 숨은 큰 이유에 해당함으로, 보다 더 디테일한 설명이나 묘사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역시나 좋은 레벨의 작품이긴 하지만, 원작에서 느낄수 있는 상상력이 가져다주는 풍성한 재미는 덜했던것 같습니다. 원작이 로맨스 드라마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재미를 주었다면, 영화는 그냥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본 정도의 재미...
이 영화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The Lost Honor of Katharina Blum)' 의 원작소설의 부제는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며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겠는가?' 입니다. 이 부제는 말이나 글 역시도 총이나 칼과 같은 무서운 폭력의 도구이고, 이 역시 총이나 칼과 같은 무서운 폭력을 야기하기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잘못된 미디어의 행태로 설명하고 있구요. 어찌되었건 언론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필히 봐야할 작품이겠고, 평상시 말이 얼마나 무서운건지 또는 "누가 그러더라' 라는 카더라 통신의 무책임한 태도나, 혹은 그런 카더라 통신을 걸러서 듣지 않는 것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들은 꼭 찾아볼 필요가 있는 영화라 생각이 듭니다. 원작보단 확실히 약하지만, 역시 좋은 영화였습니다.
아, 그리고 원작과의 차이점이 하나 더 있는데, 원작에선 죽은 기자가 한명이였는데 영화에선 두명이 죽습니다. 이외에도 자잔한 차이점은 있지만... 대충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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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마치도록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