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괴기 추리소설 작가 '교고쿠 나츠히코' 의 소설 '엿보는 고헤이지' 를 읽었습니다. 2002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는 작년(2013년)에 소개가 되었고, 개인적으로 '교고쿠 나츠히코' 의 작품은 '우부메의 여름', '광골의 꿈', '망량의 상자', '백기도연대 풍', '웃는 이에몬', '싫은 소설', '항설백물어' 에 이어 여덟번째 입니다.
오늘 읽은 소설 '엿보는 고헤이지' 는 전반적인 분위기나 구성이 예전에 읽은 '웃는 이에몬' 과 아주 흡사해 보였습니다. 뭐 그 작품도 읽은지가 오래되서 정확하게 내용이 기억나진 않지만, 부부의 연을 맺은 한 남녀간의 안타까운 인연과 사랑,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주변인들과의 관계라는게 비슷한 느낌과 비슷한 구성으로 느껴지기에 충분했던것 같으니까요.
그것보다도 민간설화나 괴담을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풀이해서 재창조해내는 '교고쿠 나츠히코' 라는 작가의 특징이 아주 잘 드러난 작품이라는게 보다 더 큰 이유이긴 하겠습니다만, 뭐 어쨌거나 지금까지 읽은 '교고쿠 나츠히코' 의 작품들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다르게 설명을 하면, 언제나 그렇듯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구요.
'엿보는 고헤이지' 라는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드리면...
새부인과 부부의 연을 맺고 살아가는 '고헤이지' 라는 인물은 집에서는 거의 유령처럼 지냅니다. 말도 없고, 움직이지도 않으며, 항상 골방에 숨어서 가만히 앉아만 있으니... 그에게는 원 부인과 아들이 있었는데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죽어버려, 아마도 마음의 상처가 큰 때문인것 같습니다. 그런 그는 원래 연극에서 '유령' 을 연기하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날 유랑극단으로 부터 다시 한번 '유령' 을 연기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옵니다...
이 소설 '엿보는 고헤이지' 는 대략 5명 정도의 중요인물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고헤이지' 와 그의 현재 부인인 '오쓰카', 그리고 근처에 사는 마을 사람으로 '다쿠로' 와 극단에서 연기를 하는 '가센', 그리고 어릴적 부모를 베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낭인 '운페이' 라는 인물까지 해서 총 5명...
제가 말씀드린 이 다섯명이 중요 등장인물들인데, 소설을 끝까지 읽으면 이들 사이에 얽히고 섥힌 복잡한 인연까지 알수가 있어서, 일종의 반전의 재미나 등장인물간의 비밀을 들춰보는 묘한 즐거움까지 느낄수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 중요 등장인물들의 운명적인 관계보다는 '고헤이지' 의 첫번째 부인과 죽은 아이에 대한 비밀이 더 마음을 움직였는데, 뭐 여하튼 이래저래 재미있게 읽기에 충분한 이야기가 숨겨진 작품이였다고 봅니다.
언제나 책을 읽기전에 큰 기대를 하면서 읽게 되는 작가가 개인적으로 몇명있습니다. '데니스 루헤인' 이라는 미국의 범죄소설 작가나, '조르주 심농' 과 같은 오래된 추리소설 작가 같은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오늘 읽은 '엿보는 고헤이지' 의 작가인 '교고쿠 나츠히코' 또한 그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읽은 그의 작품 중에서 하나라도 기본적인 재미에서 벗어난 작품은 없었기 때문이 그 이유인데, 이 작가의 작품이 워낙에나 재미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저 개인적인 취향에 아주 잘 맞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찌되었건 오늘 읽은 '엿보는 고헤이지' 또한 그런 면에선 저하곤 아주 잘 맞은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각 장마다 한사람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데, 재미난 것은 분명히 같은 사람인데 뒤에선 이름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소설을 홍보하는 설명에서도 여기에 중요한 비밀이 있다고 하는데, 전 한문도 일본어도 잘 몰라서 뭐가 비밀인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과거에 이들이 가진 비밀 정도만은 이해가 되는데...
혹, 그 비밀에 대해서 정확히 아시는 분이 계시면, 설명 좀 부탁드리고 싶네요. 자세하게...^^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p.s)지난달에 읽은 책과 본 영화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추천영화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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