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아제 바라아제(Come, Come, Come Upward)]... 임권택, 강수연... 가자 가자, 더 높은 깨달음의 세계로 가자...
영화 보는 즐거움/한국영화 2013. 12. 14. 07:00임권택 감독의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Come, Come, Come Upward)' 를 보았습니다. 강수연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89년에 제작된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0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89년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세인트 조지 황금상' 후보에 올랐고, 주연 여배우인 강수연씨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영화가 해외에서 상을 받는 모습이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기에 별다른 일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제가 학교를 다니던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해외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면 그것 자체로 하나로 큰 뉴스이자 하나의 큰 이슈가 되던 때도 있었습니다. 제 기억으론 이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가 수상한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가 그 당시만 해도 '칸', '베를린', 그리고 '베니스' 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4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였기에, 강수연씨의 여우주연상 수상이 굉장히 큰 이슈가 되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 당시의 기억중, 티비방송에서 보여주던 강수연씨의 삭발장면과 수줍어하는 인터뷰 장면 등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기도 하네요. 아마 영화제 수상도 수상이지만 당시만 해도 쉽게 볼수가 없었던 젊은 여배우의 삭발 장면 또한 큰 이슈가 되었던것 같은데, 여하튼 20대 초반의 나이론 하기 쉽지 않은 연기와 삭발투혼, 그리고 혼신을 다한 강수연씨의 영화속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영화였던건 확실한것 같습니다.
그럼 일단, 오늘 본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의 간단한 줄거리를 설명드리자면,
베트남 전쟁의 상처로 승려가 되어 떠나버린 아버지와 육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고리대금업자인 어머니, 자신을 겁탈한 어머니의 애인, 존경하던 선생에 대한 사랑의 상처 등의 업보를 안고 주인공은 입산하여 승려가 되기 위해 절에 머뭅니다. 그러나 자살하려던 남자를 구출한 것이 계기가 되어 다시 파계하면서 속세에 돌아오게 되는데...
이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는,
인연, 사랑, 선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비와 구원 그리고 해탈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이 영화 전체에 가득 담겨져 있었던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은 연에 의해서 끌려다닐수 밖에 없는 불확실한 삶에 대한 불안감과 그 불안감을 불심의 힘을 빌어 자비와 사랑으로 극복하려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낄수가 있었던것 같은데요, 거기다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만나는 남자들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수밖에 없는 여인의 인생을 표현한 부분들, 그리고 빨치산과 광주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여러 격동의 세월들까지도 아우르고 있는 작품이기에, 한국과 한국영화에 대해 해외에 알리는데 좋은 역할을 한 작품이였을 뿐만 아니라, 원래 담고 있는 주된 이야기들처럼 서양에 불교사상에 대해서도 알리는데도 좋은 역할을 한 작품이 틀림없는듯 하네요.
이 영화의 볼거리는 담고 있는 그 종교적 철학적 메세지의 깊이 뿐만 아니라, 강수연이라는 20대 초반에 불과한 한 젊은 여배우의 혼신을 다한 연기에도 찾아 볼수가 있는데요, 그 당시 24살이라는 젊은 나이의 처녀로선 소화해 내기 힘들었을 법한 여러 상황들을 무척이나 자연스레 표현하고 있는지라, 그녀의 그런 연기는 영화의 무게감과 재미를 배가 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직 볼살이 채 빠지지가 않은 이 여배우는, 철없는 고등학생에서부터, 수행에 정진하는 비구니, 그리고 세속에 어느 정도 물든 아낙네까지, 거기다가 배드씬을 포함한 쉽지 않아 보이는 노출씬까지, 여하튼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0대 초반의 여배우가 하기엔 너무나 다양한 얼굴과 다양한 상황들을 아주 자연스레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마도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이라는 타이틀을 따낼수가 있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갑자기 조금 뜬금 없긴 합니다만, 요즘 강수연씨는 뭘 하는지 모르겠네요. 1990년대까지만 해도 그 인기는 엄청났었는데... 아니 그 이전에도 인기는 많았었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아역배우 중 한명이였으니...
뭐 어찌되었건 요즘은 잘 볼수가 없는 대학생들의 집회 모습이나, 추수가 끝난 들판에서 동네 아이들이 볏짚 위에서 뛰어 놀던 장면같은 경우는 저도 모두 해보았던 어릴적 추억의 일부분이고 또 그 당시에는 흔했던(?) 장면들이기에, 옛날 기억들도 나게 만들고 해서 이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가 더 재미있었던것 같네요. 영화자체가 주고 있는 무게감과 더불어 그 당시의 시대상황들과 인물들까지도 회상할수가 있어서 더욱 좋았던 시간이였던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재미나게 잘 보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였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진 모르겠네요.
'가장 한국적인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말의 의미처럼, 이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영화 중 한편 이였던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그런 종류의 영화에선 우리나라 최고를 자랑하는 '임권택' 감독의 작품이였기에, 그 의미는 더욱 확실히 와 닿는것 같구요. 모쪼록 이런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 통할 만한 그런 좋은영화들이 계속해서 많이 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런 바램을 담으며, 오늘의 리뷰를 마칠까 하네요....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이 영화의 제목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의 의미는 불경인 '반야심경' 에 있는 문구로 '가자 가자 더 높은 깨달음의 세계로 가자' 정도라고 하네요.
p.s)지난달에 본 영화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추천영화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2013/12/01 - [영화 보는 즐거움/추천합니다] - [2013년 11월에 본 영화들... 재미있는 영화추천... 추천영화...
p.s)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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