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장마(Rainy Season)]... 유현목, 이대근, 황정순... 6.25와 분단의 아픔을 다룬 영화중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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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목' 감독의 영화 '장마' 를 보았습니다. '이대근' '황정순' 주연의 이 영화는 1979년에 제작된 드라마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79년 제1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우수 작품상과 촬영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imdb 평점은 6.7점입니다.

 

영화 장마

 

제가 어렸을 적에는 반공 영화를 꽤나 많이 본것 같습니다. 학교 전교생이 가는 문화 교실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반공 영화, 티비에서 보여주던 티비용 영화도 반공 영화, 특히나 '배달의 기수' 라는 반공 드라마는 그 인기도 아주 대단했는데요, 여하튼 제가 74년생이니 그 당시의 시대 상황을 생각했을 때, 아마 정치적인 목적도 그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에 와서야 드네요. 아무래도 정치적으로 많이 불안정한 시대였으니...

여하튼 오늘 본 영화 '장마' 를 보니 그 어린 시절에 봤던 그런 반공 영화와 반공 교육에 관한 생각들이 문득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장마' 는 제가 어린 시절 보았던 그런 속보이는 반공 영화랑은 달랐습니다. 누구누구는 옳고 어느 이데올로기는 잘못되었다는 식의 편협된 시선이 아닌, 사람에 대한 본질적인 시선이 그 중심이였기 때문인데요,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네요.

 

영화 장마

 

일단 서론은 이쯤에서 접고, 간단한 영화의 줄거리부터 설명을 드리자면,

이 영화는 경상도에서 피난을 온 외할머니와 그 외할머니를 맞아준 전라도 친할머니를 가진 소년의 시선으로 보는 6.25입니다. 외삼촌은 국군에 입대한 뒤 전사를 하고, 친삼촌은 빨치산이 된 후 사라집니다. 그에 따라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사이는 나빠지는데...

 

이 영화는 설정에서부터 아주 재미난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상도와 전라도, 국군과 빨치산, 그리고 사돈... 너무나도 원초적인 형태의 대립이긴 해도, 확실하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설정이라는 설명입니다.

그 설정을 가지고 동족끼리 총부리를 들이댈 수밖에 없었던 6.25라는 비극을, 한 가정의 이야기로 축소를 시켜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영화 장마

 

이 영화가 보여 주고 의미하는 것을 요즘 시대의 시선으로는 다소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많이도 변했으니까요. 하지만, 남북간의 대립이 아닌 경상, 전라라는 지역의 이야기로 해석해 본다면 지금도 그 의미가 분명히 통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요즘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아주 가관이 아닌데요, 사사건건 다른 지역 사람들을 말도 안되는 이유로 헐뜻고 비하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배후에는 역시나, 현재도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분명한건 최근 들어 갈수록 더 지역 감정을 유발하는 사람들과 거기에 의미없이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굉장히 안타까운데요, 이 영화를 보다보니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30년이 넘은 영화에서도 화해와 소통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지금은 도대체 뭣들 하는 짓인지...

 

영화 장마

 

이 영화 장마는 이데올로기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영화가 아니라 그 이데올로기 안에 서 있는, 그리고 그것과 연관된 그리고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할 수가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속해져 버린 사람이라도 모두 다 순진하고 순수한 우리의 형제들이고 아들이라는...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진행이 되는 동안에는 어쩔수 없이 두패로 나뉘게 되는 등장 인물들 때문에 굉장히 불편하고 씁쓸했으나, 결국에 가서는 화해로 마무리 짓고 또 그 담고 있는 의미가 편협되지 않았기에 아주 좋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이 영화에서 볼만했던 또 다른 한가지 부분은, 여러가지 민간 신앙이나 토속 신앙들을 영화 속 중요한 요소로 등장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마자 보여 주었던 이별을 의미한다는 '이가 빠지는 꿈' 이나, 아들의 생사를 알기 위해 점쟁이에게 점을 치러가는 장면 같은 것들이 바로 그 예인데요, 특히나 마지막에 보여 주었던 황정순씨의 구렁이를 달래는 씬은 너무나도 애절하고 가슴 시린 장면이여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런 여러가지 민간 신앙과 관계된 여러 장면들 때문에 더욱 더 '이데올로기' 가 아닌 '휴머니즘' 에 그 포인트를 맞춘 영화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장마

 

이 영화 장마를 연출한 '유현목' 감독은 주제 의식과 리얼리즘의 색체가 강한 영화들을 많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가 1970년대 말에 제작되었다는 점을 감안해서 본다면,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는 생각이 더욱 커집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그 시절에는 보다 치우쳐진 시선의 작품이 만들어지고, 또 높은 평가를 받기에 좋은 시절이였으니까 말이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진 시선이 아니라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리고 이데올로기보단 사람에 대해서 그 시선을 맞춘 작품이라는게 이 영화가 가진 특징이자 장점인 것 같습니다. 여하튼 전 아주 재미나게 보았고,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여기까지가 영화 장마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였습니다.

영화 자체는 내용도 그렇고 영화 전반에 걸친 장마비 때문에 영 축축하니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

여하튼 아주 좋은 영화 한편을 본것 같습니다.

주제 의식이 강한 영화치고는 크게 불편한 영화는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잘봤네요...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장마

 

영화 장마

 

p.s)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는...

스무살을 갓 넘긴 '강석우' 씨와 30대의 '선우 용녀'씨, '박정자'씨를 볼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 장마

 

영화 장마

 

영화 장마

 

p.s)본 리뷰에서 사용된 포스터 및 스틸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단 작성된 내용은 작성자 본인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p.s)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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