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존 포드, 월터 피전, 모린 오하라... 나의 어린시절은 푸르렀다...
영화 보는 즐거움/아카데미영화제 2016. 1. 3. 03:03'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1941년 제작 미국영화 드라마, 런닝타임 120분, 연출- 존 포드, 출연- '월터 피전' '사라 얼굿' '모린 오하라' '도날드 크리스프' 등
'존 포드' 감독의 영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를 보았습니다. '모린 오하라' 와 '월터 피전' 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41년에 제작된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8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42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총 10개부문(작품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음향상, 촬영상, 미술상, 편집상, 음악상) 후보에 올라, 그중 감독상을 포함한 총 5개부문에서(감독상, 작품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미술상)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였습니다.
오늘 본 영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는 어린시절 향수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더럽게도 가난하고 그래서 힘들었던 어린시절이 나이를 먹고 나서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듯이, 이 영화는 그런 어린시절의 향수를 담은 가슴아린 이야기였습니다. 배경은 영국의 웨일즈로, 6명의 남자형제와 1명의 딸을 둔, 탄광마을이 생활의 터전이였던 한가족의 이야기인데, 집안의 막내였던 남자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그리고 그가 기억하고 있는 어릴적 추억들을 아주 담담하고 조용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사랑, 우애, 가족애... 순간순간 이런저런 갈등들도 영화속에는 자주 발생을 하지만, 결국 이 영화가 이야기 하는건, 그리고 남겨주는건 그런 아름다운 기억들입니다. 우리들이 과거를 추억할때 (대부분) 그런 기억들만 남듯이 이 영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역시나 그러한 아련한 어릴적 추억들을 되살리고 회상시켜줍니다. 원칙과 타협을 중요시했던 꼬장꼬장하지만 가정적인 아버지, 살림살이 밖에 모르지만 가족을 위해 나서야할땐 그 누구모다도 더 대찼던 어머니, 그리고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를 닮은 형제 누이들... 영화속에는 노조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맺지 못할 애절한 사랑이야기도 있지만, 이 영화가 이야기하는건 그런 가족들이 전부인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던 가난도 또 삶을 힘들게 했던 그 어떤 무엇도 모두가 사라진 지금이 과연 그 어려웠던 어린시절만큼이나 순수하고 아름다울수 있을까 라는... 그것이 단지 추억의 힘이고 향수의 힘일지라도 말입니다...
이 영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는 그런 미스테리한 힘을 가진 작품이였고, 또 그 힘을 담아낸 영화라 생각을 합니다. 삶, 죽음, 사랑, 이별 그리고 인생을 담은 영화, 거기다가 유머도 빼놓지 않은 영화,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존 포드' 감독은 서부영화만 만든 서부영화 전문 감독인줄 알았습니다. 제가 그의 작품을 많이 본건 아닙니다만, 본 영화들 모두 말이 나오고 목장이 나오며 총잡이가 나오는 그런 영화들이였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저같은 사람들이 가질수 있는 그러한 잘못된 선입견을 깨부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대가들이 그러하듯, 장르는 그들의 선택일 뿐이고 역량은 장르와 상관없이 발휘된다는 진리 아닌 진리를 이 영화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되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어느 영화평론가의 평론 몇 줄로 오늘의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 존 포드 감독은 서부극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아일랜드에 관한 것이면 모두 좋아했다. 리처드 레웰린의 소설을 각색하여 오스카상을 수상한 이 영화가 웨일즈의 탄광마을에서 만들어져 아일랜드 해를 건너왔다는 말은 아니다. 그보다는 '조용한 사나이' 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옛 고향에서의 가족의 삶이 주는 묘한 충만감에 대한 끈질긴 향수가 이 영화에도깊이 배어 있다는 말이다. 포드에게 웨일즈는 그가 사랑한 아일랜드라는 국가이기도 하지만 어떤 정신적인 의미의 나라이기도 하다(최소한 화면에서 묘사되거나 언어를 통해 표현된 방식에서는). 바로 이러한 점이, 리처드 데이가 폭스사의 세트 부지에 그토록 공들여 지어진 아름다운 탄광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마을이라기보다는 꿈 같은 웨일즈의 원형처럼 보이는 이유다. 중략....
영화 전체를 물들이는 것은 바로 이런 씁쓸하고 달콤한 추억, 잃어버린 가족과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조국, 그리고 엄격하지만 올곧았던 아버지에 대한 회상이다. 그렇다. 이것은 눈물을 짜내는 영화이고 상투적인 표현(광부들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도 많으며 영국과 아일랜드 모든 지역의 억양이 뒤섞여 있기도 하다. 그러나 꿈이란 게 원래 그런것이 아니던가?...
p.s)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더욱 아련하고 가슴 아린 이유는,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 다시 첫장면으로 돌려봤기 때문입니다. 첫장면에는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나오는데, 주인공은 50살때까지 그 황폐해져가는 그 탄광촌에서 살다가 결국 떠나고 마니까요. 오래된 추억만 간직한채....
첫장면으로 다시 꼭 돌려서 보시길...
▶역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목록...
p.s) 이 영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일 뿐만 아니라, 영화평론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에도 선정이 된 작품입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