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이누가미 일족(The Inugami Family)]... 이치가와 곤... 영화로 만나는 '긴다이치 코스케'와 '요코미조 세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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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가와 곤' 감독의 영화 '이누가미 일족'을 보았습니다. 1976년에 제작된 이 일본영화는,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의 현재 imdb평점은 6.6점입니다...

 

 

몇일전에 본 영화 '버마의 하프' 때문에, '이치가와 곤'이라는 감독이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를 몇 편 연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살펴본 결과 운좋게도 한 작품을 바로 만날수가 있었는데요, 그게 오늘 본 영화 '이누가미 일족' 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리라 생각되지만, 일단 원작소설의 작가인 '요코미조 세이시'에 대해서 잠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인 그는, 2차대전 직후 일본추리소설계를 주름잡은 작가중에 한사람입니다.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인 '긴다이치 코스케'는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탐정으로 알려질만큼 유명한데요, 그런 소설속 인물인 '긴다이치 코스케'는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김전일의 할아버지로도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 만큼 유명하다는 말이 되겠죠. 그러니까 '긴다이치 코스케'는 개성넘치는 캐릭터로, 오늘날에도 많은 추리소설매니아들에게 아주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인것입니다.

오늘 본 영화 '이누가미 일족' 역시도 이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인물이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구요, 원작의 제목 역시도 영화의 제목과 마찬가지로 '이누가미 일족'입니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상당히 많은 작품을 쓴 편입니다. 그러니까 꽤나 다작한 작가죠. 특히나 이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탐정이 등장하는 작품수 만도 무려 70여편이 넘는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이누가미 일족'을 포함해서 '혼진 살인사건', '팔묘촌', '옥문도' 등이 있구요, 우리나라에도 이미 열편정도는 출간이 된 상태입니다. 물론 저도 몇편 읽었습니다.

참고로 '이누가미 일족'은 1950년에 출간된 소설입니다.

 

 

 

간단하게 나마 작품의 원작이 되는 소설과 등장인물에 대해 설명을 드렸으니, 영화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겠습니다.

 

재벌가의 총수가 임종을 하면서 유언을 남깁니다. 그 유언의 취지는 복잡하면서도 상당히 기묘한데요, 축약하면 자신과 별 상관없는 한 여자아이에게 그 아이가 자신의 손자 세명 중 한명과 혼인을 하면 둘에게 모든 재산을 남긴다는 말이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첫번째 손자는 전쟁에서 얼굴에 심한 부상을 입은 채로 돌아오고, 두번째 손자 세번째 손자는 차례대로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한 노인의 임종과 그의 유언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있는 한무리의 가족들을 보여주는, 상당히 음산한 장면으로 시작된 이 영화는,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였습니다. 일단, 원작인 소설을 아주 재미나게 읽었을 뿐만 아니라, 그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을 볼 수 있게 된것 만으로도 개인적으로는 큰 즐거움이였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몇일전에 봤던 '버마의 하프'라는 영화가 아니였더라면 이런 사실 조차도 알지 못했거나, 알게되기까지 오래 걸렸을 터인데, 갑자기 알게된 새로운 사실과 그 사실을 곧바로 직접 눈으로 확인할수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짜릿한 경험이였던 것입니다. 

여하튼, 책이든 영화든 계속 접하다 보면 이런 새로운 사실들과 경험들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때도 많은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해서 조금 상세하게 저의 감상평을 전해 드리자면, 일단 원작소설에서 느낄수 있었던 즐거움 만큼의 재미를 전달하진 못한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말씀 드리기 위해, 영화와 소설과의 차이점을 비교해가며 조금 설명해 드리도록 해야겠는데요, 이 작품의 원작인 '이누가미 일족'이라는 소설을 포함해서 '요코미조 세이시' 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들의 특징은,

 

일단, 책을 읽는 사람이 노트를 해가면서 읽어야 할 정도로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가게도를 자랑합니다.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등장인물들이 너무도 많아서 그들의 이름을 파악하기도 아주 어려울 정도 인데요, 이건 읽어보신 분들은 아마 잘 아실겁니다. 거기다가 그러한 가게도 만큼이나 복잡한 인간의 감정들을 작품의 베이스로 깔고 있는데요, '욕망', '탐욕', '원망', '복수' 등과 같은 다소 섬짓한 원념들을 담고 있는게 그의 작품들의 특징입니다. 특히나 이러한 인간의 사악한 감정을 배경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의 대부분이, 거의 모두 친인척간에 벌어지는 '골육상쟁'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어둡고 음울하다는 느낌이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추리소설과 호러소설의 경계를 살짝 왔다갔다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작품의 원작소설인 '이누가미 일족' 또한 작가 특유의 무겁고도 축축한, 그리고 음산한 분위기가 그 특징인데, 영화에선 무겁고도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엔 조금은 실패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나 이 작품은 제가 설명드린데로 작가가 가진 특징을 제외 하고서라도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장르적 특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을때에 느낄수 있는, 그러니까 긴장감을 서서히 발산시키는 모습은 보이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죽는 사람 몇명이 나오는 일반 드라마 처럼 보여질 뿐입니다.

 

 

거기다가 주요등장인물의 캐릭터 또한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데요, 특히나 '긴다이치 코스케'의 이미지가 책으로 읽었을때랑은 약간은 달라보입니다. 책에서 느낀 '긴다이치 코스케'는 이 영화에서 그의 배역을 맡은 배우 보단, 조금은 더 어려보이며, 약간은 더 무거운 느낌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영화에선 너무 가벼워 보이고 오히려 멍청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 개인적인 느낌이니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일단 '긴다이치 코스케'의 무게감과 그가 영화에서 가지는 역할이 작다는건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도 확실한 하나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건 바로 원작에 '아주'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도 책을 읽은지가 꽤 오래 되어서 영화를 보기전엔 소설의 내용이 확실하게 기억이 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니 하나 둘씩 생각이 나더군요. 아마 책에 있던 내용을 거의 빠뜨리지 않고, 또 거의 바꾸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 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단 한가지...오래되서 확실치는 않지만, 이 영화에 나온 거문고 선생의 정체는 제 기억으로는 중요등장인물중 한사람으로 기억하는데, 여기선 그렇지가 않더군요... 뭐, 확실치는 않습니다..)

특히나, 이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제한된 시간내에 원작이 가진 내용을 어색하지 않고 또 충실하게 그려내긴 쉽진 않은데, 이 영화는 거의 원작과 흡사하게 만들어 냈다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책의 내용과 거의 똑같다는 장점하나는 확실하고, 마음에 드는 점이였습니다. 그 부분이 가장 좋은점이자 장점인것 같네요.

 

이래저래 영화를 보면서 생각났던 점들을 조금 적어 보았는데요, 마음에 안드는 점 혹은, 원작보다 약하게 표현된 부분이 있었더라도 추리소설과 영화보기를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에겐 아주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또 기회가 되면 '이치가와 곤' 감독이 그려낸 '요코미조 세이시'와 '긴다이치 코스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용솟음치기도 했구요.

 

 

마지막으로,

이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책을 읽자마자 바로 보는게 가장 즐겁게 감상하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였습니다.

책을 읽은지가 몇년은 되어 이미 머리속에 기억남는 장면들은 별로 없는데다, 또 그렇기 때문에 책과 비교해서 영화를 볼 때 느낄수 있는 즐거움을 맛보기엔 아주 어려운 상태가 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에 봤던 책을 다시 보고 영화를 본다는 것도 조금은 우스운 일이고... 

여하튼 이런 부분들은 정말 어쩔수 없는 부분이긴 해도 아쉽다는 느낌이 드는 것 또한 어쩔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이제 부터라도 책을 읽으려고 마음을 먹으면, 그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있는지 부터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자마자 바로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생각대로 될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꼭 실천하도록 해야겠다 다짐해봅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영화 '이누가미 일족'을 본 느낌이였구요, 다른 분들은 어떠실진 모르겠네요. 아마도 저처럼 영화보기와 추리소설 읽기가 취미이신 분들에겐 제가 평가한 것과는상관없이 의미 있는 시간이 되시라 생각됩니다.

여하튼 저랑 취미가 비슷하신분은 꼭 찾아서 보시길 바라구요, 기회가 되신다면 '이누가미 일족'이라는 책도 한번 읽어 보기실 바랍니다. 분명 나쁜 선택은 아닐꺼란 생각이 드네요...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이 작품은 감독 본인에 의해서 2006년도에 리메이크가 되었더군요. 그러고 보면 이 '이치가와 곤'이라는 연출자는 자신의 작품을 리메이크 하길 좋아하네요. 몇일전 봤던 '버마의 하프'도 그렇고...

 

p.s)이 작품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여관주인역으로 깜작 등장하여 깔끔하게 대사를 날려주는 초로의 작가 '요코미조 세이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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