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토포(The Gopher, EL TOPO)' 1970년 제작 멕시코영화 웨스턴 판타지 컬트 런닝타임 125분 연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출연-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등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의 영화 '엘 토포(The Gopher)' 를 보았습니다. 감독 본인이 주연까지 맡은 이 작품은 1970년에 제작된 웨스턴 판타지로, 현재 imdb 평점은 7.5점입니다.
오늘은 굉장히 유명한 컬트 한편 보았습니다.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의 '엘 토포(The Gopher)'... 한 총잡이에 관한 서부극인데 전혀 서부영화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야기로, 컬트라 부르기에 최적화 된(?) 내용과 형식의 작품이였습니다.
일단, 이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부터 설명을 드리고 싶지만, 그러기가 쉽진 않네요. 위에 잠시 언급한 어떤 총잡이에 관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라는 육하원칙이 전혀 통용되지 않는 이야기이니까요. 서부극이라는 아주 가느다란 뼈대에 감독의 무지막지한 상상력과 패기있는 표현력을 담은 스타일로, 일반관객들이 편안하게 즐길만한 내용의 작품은 아니겠습니다.
처음엔 악당들을 물리치는 한 영웅스런 총잡이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어떤 여자의 꾀임에 빠져서 아들을 버리고 현자와 선인들을 죽이는 악당의 이야기로 변하구요. 그러다가 결국 예수처럼 죽어간 한 사내가 부처로 다시 태어났다 광대로 살아가는데, 마지막에 가선 등신불로 생을 마감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신에 가깝다고 착각했던 인물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혹은 깨달음과 해탈에 관한 영화로 볼 수도 있겠는데, 여하튼 업, 인과응보, 윤회, 해탈 등 다양한 단어들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입니다.
더 재미나고 특이한 것은,
그런 뼈대에 아담과 이브 혹은 예수가 나오는 성경 속의 무언가나, 삼각관계나 동성X에 관한 여러 장면들, 인종차별에 관한 에피소드도 불현듯(?) 등장한다는 것... 그런 것에 관한 상당히 많은 은유, 암시, 비유, 모방, 인용 등도 담고 있는데, 영화속 인물 중에서 남자의 목소리를 내는 여자나, 반대로 여자의 목소리를 내는 남자, 혹은 벌꿀이 의미하는 것, 혹은 삼각형... 여하튼, 영화를 보다보면 많은 물음을 가지게 하는 것도 이 영화의 특징이겠습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그런 게 이 영화 '엘 토포(The Gopher)' 의 매력이자, 반대로 이 영화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
영화 '엘 토포(The Gopher)',
보는 사람들이 느끼는 느낌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작품이겠습니다. 연출을 맡은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의 설명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의 느낌이나 감은 그냥 참고만 해야할 정도로 컬트한 영화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페데리코 펠리니' 의 영화 '길' 이나 '토드 브라우닝' 의 영화 '프릭스' 가 이 작품을 보면서 떠오르는 영화들인데, 아마 모르긴 몰라도 분명히 어떤 영향을 받았거나 오마쥬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면 말고...
관련리뷰...▶[영화 보는 즐거움/고전 혹은 명작] - 프릭스(Freaks)... 토드 브라우닝, 올가 바클라노바... 괴물들? 사람들! 영화 프릭스
가장 확실한 한가지는...
만약 지금 만들어졌다면, 절대 세상에 나오기는 힘들었을 작품이라는 것... 여성비하, 동물학대, 장애우모독 등의 다양한 이유들로... 그런 면에선 예술은 시대를 반영한다는 말과 함께 시대를 잘 타고 나야한다는 말도 진리인것 같습니다.
제가 본 영화 '엘 토포(The Gopher)' 는 그랬네요.
마지막으로 어느 평론가의 평론 몇 줄로 오늘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서부영화가 우왕좌왕 분열하며 스파게티 웨스턴으로 변질되거나 마르크스 주의적 함의를 깔거나 '캣 벌루' 나 '페인트 유어 웨건' 처럼 코미디와 뮤지컬을 뒤섞고 있던 1960년대와 70년대 초반에 '엘 토포(The Gopher)' 는 정신적 자극을 주는 서부영화의 정수로 우뚝 섰다. 중략...
다른 서부극과 달리 '엘 토포(The Gopher)' 는 사실주의나 역사적 정확성을 주장하지 않는다. 여기에 묘사된 세계는 지극히 개인적인 풍경이며 삶과 죽음과 재탄생이 순환하는 배경이다. 그렇기는 하나 조도로프스키가 스스로 주연까지 맡은 것은 오만과 자기애의 극치로 여겨진다. 어쨌든 이 영화는 그 시대의 산물로서, 당시 사람들이 습득한 교훈과 철학과 그들의 의식적이고 무의식적인 공포의 기록으로서 매우 훌륭하며, 영화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독창적인 작품이다.-
참고로, 오늘 본 영화 '엘 토포(The Gopher)' 는 아래에 정리한 영화평론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에 선정된 작품입니다. 꼭 참고하시길...
관련영화목록...▶[영화 보는 즐거움/꼭 봐야할 영화] -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그러면 재미난 영화 좋은 영화 많이들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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