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1991년 제작 미국영화 판타지 드라마, 런닝타임 115분, 연출- 데이빗 크로넨버그, 출연- '피터 웰러' '이안 홈' '주디 데이비스' 등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를 보았습니다. '피터 웰러' 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1991년에 제작된 판타지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1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92년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엔 실패하였습니다.
오늘 본 영화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는 굉장히 특이한 작품입니다. 영화를 이야기 하기전에, 일단 이 영화의 원작소설부터 어느 정도 언급을 해야할 것 같은데, '윌리엄 S. 버로스' 라는 미국작가에 의해 씌여진 이 작품은 작가가 과장해서 표현하기를, 자기는 이 소설을 쓴 기억이 없다고 했다합니다. 그만큼 작가가 약물에 중독되었을때 비몽사몽간에 쓴 작품으로, 작가의 그런 상태에 대해 작품내에서도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통해, 그대로 숨김없이 묻어져 나옵니다. 영화를 보고 영화의 내용에 대해 어리둥절하신 분은 아마 이 뒷이야기를 알고나서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되리라 생각이 드는데요, 그만큼 이해하기 쉽지 않고 두서없으며 괴팍해보이는 그런 영화입니다.
일단 뼈대가 되는 내용은, 한 살충구제원이 아내를 죽이고 일종의 비밀첩보원 활동을 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라고 볼수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약물에 중독된 사내가 보게되는 환상과 현실 그리고 꿈을 넘나드는 모험담이라고 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과연 그가 영화속에서 행하고 있었던 이런저런 첩보활동이 실제인지 꿈인지 환상인지 알 도리는 없고 또 중요한 것도 아닌 것으로, 정말 말 그대로 중독자인 작가가 약물에 중독된 상태에서 무의식 중에 쓴 괴상망측한 이야기라는게, 어찌보면 더 정확한 표현일수도 있을것 같네요. 그런 부분에서 재미난 점은, 글 쓰는건 중독에 가까운 일이라는 작가의 생각과 또 그만큼 위험한 일일수도 있다는 작가의 무의식 속의 압박감이 이 작품속에 그대로 묻어져 나온다는 사실로, 반의식상태의 몽롱함 속에서도 글을 쓰고 싶어했고 또 그 이상으로 글쓰기의 압박감에 시달렸던 작가의 상황이라는게 어느정도 느껴져, 그 부분은 참 재미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이긴 하지만...
이 영화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는 호불호가 나뉠 확률이 굉장히 높은 작품입니다. 위에 이야기해드린 원작소설과 그 원작소설을 썼던 작가의 상태에 대해 이해를 하고 보신다면 보다 재미나게 볼 확률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황당한 이야기처럼 느겨질수도 있으니까요. 아마 작가는 영화속 대사에도 잠시 등장하는 카프카처럼, 기괴하고 몽환적이고 어둡고 이상야릇한 무언가를 쓰고 싶은 상태에서 약물에 취해 이 작품을 썼을것 같은데,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데다, 순간순간 럭비공 튀듯이 두서도 없기 때문에, 쉽게 집중하면서 볼수있는 영화는 아니겠습니다.
영화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영화가 담고있는 이야기 자체는 괴상하지만, 이 괴팍한 작가가 쓴 기괴한 이야기를 '데이빗 크로넨버그' 라는 특별한 연출자가 훌륭히 표현해냈다고 저는 봅니다.(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정확한건 아닙니다만) 약에 중독된 해괴한 작가가 쓴 기괴한 이야기를 '데이빗 크로넨버그' 만큼이나 잘 표현해낼 감독이 또 있겠나 싶으니까요. 원작자의 의도와 감독의 특기가 잘 발휘된 작품이라고 저는 평가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런진 모르겠네요. 여하튼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확실한건 정상적인 내용이 담긴 일반적인 영화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평론가의 평론 몇 줄로 오늘의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소설가 '윌리엄 S. 버로우' 는 자신의 동명소설에서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란 '모든 사람이 모든 포크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보게 되는 얼어붙은 한 순간' 이라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마치 그 말이 그의 혼란스럽고 모순적인 반서사를 명확히 해명할 수 있다는 듯. 그의 착란적이고 일관성 없는 소설을 영화로 옮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도 분명하게 만들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결코 영화로 옮길 수 없을 거라고 말했던 그 책을 그나마 충실하게 각색하기는 커녕 오히려 버로우의 다른 작품들뿐 아니라 그 작가의 삶 자체에서 뽑아온 여러 요소들까지 영화에 결합하여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중략...
크로넨버그는 대담하게 서사를 전복하고 그 속에서 피터 웰러와 주디 데이비스와 로이 샤이더는 훌륭한 연기를 펼친다. 불안한 녹색과 회색의 화면을 그려낸 피터 주쉬츠키의 촬영과, 크로넨버그의 콤비 음악가 하워드 쇼어와 전설적인 프리재즈 색소폰주자 오네트 콜맨의 음악도 특별히 주목해야할 요소다. 이러한 다양한 감각들과 구성과 자발적인 표현의 충돌은 영화 자체만큼 경이롭다.-
추천영화...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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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오늘 본 영화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는 영화평론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꼭봐야할 영화 1001에 선정이 되었고, 원작소설은 타임지에서 선정한 100대 영문소설에 뽑힌 작품입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