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테렌스 맬릭, 숀 펜, 제임스 카비젤... 철학적인 전쟁영화란...
영화 보는 즐거움/베를린영화제 2015. 6. 23. 00:30'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1998년 제작 미국영화 전쟁영화, 런닝타임 162분, 연출- 테렌스 맬릭, 출연- '닉 놀테' '숀 펜' '에드리안 브로디' '제임스 카비젤' 등
'테렌스 맬릭' 감독의 영화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보았습니다. '제임스 카비젤' '숀 펜' 주연의 이 영화는 1998년에 제작된 전쟁영화로, 현재 imdb 평점은 7.6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99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총 7개부문(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음향상, 편집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엔 실패를 하였고, 1999년 베를린 영화제에선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오늘 본 영화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은 전쟁을 소재로 한 자연과 신 그리고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인 영화였습니다.
그럼 영화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의 간단한 줄거리부터 설명을 드리자면,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솔로몬 제도의 과달카날 섬, 일본군은 호주를 점령하기 위해 섬에 비행장을 건설하고 남태평양 공격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미군은 해병대를 보내지만 승부는 쉽게 나질 않습니다. 해병대 병력을 지원하기 위해 미군은 육군을 섬에 상륙시키기로 하고, 육군이 섬에 상륙을 합니다.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는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고든 대령은(닉 놀테 분) 피해를 감수하고 정면 돌파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스타로스 대위(엘리어스 코티스 분)는 대령의 명령에 불복종하지만 전투는 계속됩니다. 결국 많은 희생 끝에 미 육군은 승리를 하는데...
영화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은 딱 부러지는 기승전결을 가진 스토리나 결말이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냥 전쟁에 참가하게 된 군인들의 이런저런 순간순간의 모습을 나열해서 보여주고, 또 그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이 가진 생각들을 이어가며 보여주며 진행이 되니까요. 영화속 인물들은 전쟁이라는 커다란 사건 속에서 그것과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어찌보면 이 영화는 2차대전이라는 배경이 되는 전쟁보다는 그 전쟁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살아가는, 또 살아남은 인물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철학적인 영화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어찌되었건 영화는 탈영병, 자기보다 어린 상관을 둔 나이먹은 대령, 의미없는 죽음을 피한다는 생각으로 상관의 명령을 거부하는 대위, 아내와 함께 하기 위해 장교의 신분까지 포기했던 사병 등등, 여러 인물들의 복잡다양한 상황들을 보여주며 진행이 되고, 또 끝맺음을 맺습니다.
너무 멋있게만 그리고 너무 극적인 사건들로 포장을 한 여타 다른 전쟁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의 감동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말씀드린대로 비장미나 전우애를 강조하는 대다수의 전쟁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에는 분명히 감동을 받을 만한 장면들이 별로 없으니까요. 더군다나 전투를 두려워하는 군인, 상관의 명령을 거부하는 장교, 전쟁과는 상관없는 사념에 잡힌 군인들처럼 오히려 기존의 전쟁영화에서 보아왔던 영웅들과는 달리 굉장히 인간적인(?) 인물들로 영화는 채워져 있으니까요. 따라서 전쟁영화 치고는 감동이 적다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단점처럼 보이는 특징이 어찌보면 이 영화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자,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위한 장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위에서 말씀을 드린 전쟁은 하나의 배경일 뿐이고, 신과 인간 그리고 삶과 죽음에 관한 해답이 없는 철학적인 영화라는 설명에도 해당을 하는 것이겠구요.
솔직히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위에 복잡하게 설명을 한 철학적인 메세지도 있겠지만, 사실 어찌보면 화려한 출연진들입니다.
제임스 카비젤, 숀 펜, 닉 놀테, 존 트라볼타, 에드리안 브로디, 존 C 라일리, 우디 해럴슨, 조지 클루니 등등(이외에도 눈에 익은 배우들이 엄청 많습니다.), 어떻게 한 영화에 이렇게나 많은 스타와 유명배우를 모을수가 있을까 싶을 만큼 화려한 배역진을 자랑하는게 이 영화인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가 지니고 있는 철학적인 느낌은 퇴색된다는 단점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순간순간 등장하는 눈에 익은 배우들 때문에 영화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세지 보다는 오히려 배우들의 얼굴에 눈이 가고, 또 그렇기 때문에 안그래도 답을 알수없는 철학적인 영화인데, 그런 감춰진 메세지를 생각하기 보단 배우들의 연기나 그들의 모습에만 더 집중하게 된다는 이유 때문에요. 여하튼, 분명히 굉장히 좋은 영화이긴 한데, 런닝타임이 너무 길다는 단점과 함께, 철학적인 영화의 특징인 답이 없다는 점(?) 그리고 그걸 포함한 이런저런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들로 약간은 답답하고 어색한(?) 구석이 있는, 그리고 영 찝찝한 뒷맛이 있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철학적인 영화답게, 뭐 똑 부러지게 설명을 할수는 없지만...
오늘 본 영화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은 영화평론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편에 선정이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평론가의 평론 몇줄로 오늘의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테렌스 맬릭은 '황무지' 와 '천국의 나날들' 이라는 영향력 있는 두편의 영화로 높은 찬사를 받은 후 저명한 감독이라면 결코 하지 않는 행동을 감행했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소문은 무성했다. 어디 외딴곳에 은둔자로 살고 있다거나, 텍사스에서 하이킹을 하고 들새를 관찰하며 지낸다는 것이었다. 그가 어디에 있었든 90년대 말에 그가 다시 영화계로 복귀한다는 소문도 그만큼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맬릭의 새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는 철저히 감춰졌고 잘해야 대략적인 이야기뿐이었다. 두 가지는 분명했다. 제임스 존스의 2차대전 소설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을 각색한 영화라는 점과 뛰어난 유명배우들과 유망한 신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리라는 점이었다... 중략
엘리아스 코티스, 닉 놀테, 숀 펜 등 유난히 돋보이는 연기도 있지만, 그렇다고 맬릭이 분명한 줄거리를 제시하는 건 아니다. '씬 레드 라인(The Thin Red Line)' 에는 명확한 시작도 끝도 없다. 드라마틱한 위기의 순간들과 긴장감 넘치는 전쟁장면들도, 삶의 의미를 찾는 맬릭의 추구 못지 않게 심오한 명상의 한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