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가의 상점(The Shop On Main Street)... 얀 카다르, 엘마 클로스, 아이다 카민스카, 조제프 크로너... 양심과 책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이야기하는, 체코슬로바키아 영화
영화 보는 즐거움/칸영화제 2017. 3. 26. 00:30'중심가의 상점(The Shop On Main Street)', 1965년 제작 체코슬로바키아 영화 드라마, 런닝타임 128분, 연출- '얀 카다르' '엘마 클로스', 출연- '조제프 크로너' '아이다 카민스카' 등
'얀 카다르' 와 '엘마 클로스' 가 공동으로 연출한 영화 '중심가의 상점(The Shop On Main Street)' 을 보았습니다. '아이다 카민스카' 와 '조제프 크로너' 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1965년에 제작된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8.1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65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엔 실패하였고, 196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특이한 이력으로, 이듬해인 1967년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에 여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데(아이다 카민스카), 아쉽게도 수상엔 실패합니다.
오늘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온 영화를 보았습니다. 상당히 생소한 나라에서 온 이 영화는 나찌 침공이 있은 얼마 후의 이야기로, 나찌의 만행과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인간이면 가져야 할 책임과 양심에 대한 영화였습니다.
주인공은 그저 별볼일 없는 평범한 중년 남성입니다. 나찌가 체코를 점령하고 나선 별다른 돈벌이도 없어서, 아내에게 무시당하는 입장... 그러던 어느날 경찰인 동서가 시내에 있는 유대인 할머니가 운영하는 단추가게를 관리인이라는 명목으로 운영 관리하게 하는데...
초반은 상당히 가볍고 유머러스한 분위기였습니다. 능력없는 사내가 운좋게 한탕거리를 얻는가 싶더니만, 이내 역으로 할머니가게의 점원처럼 되버리는 상황이 되니까요. 게다가, 그 단추가게 주인 할머니는 귀가 굉장히 어두운 걸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게 영화속에서는 코믹한 요소로 여러번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찌가 유대인들을 소집하고 단체로 수용소로 이동시키려는 순간부터는 순식간에 어둡고 무겁고 웃음기가 싹 빠진 분위기로 급변하는데, 여기에서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와 메세지가 동시에 강렬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귀가 어두운 78세의 유태인 할머니를 구해내려는 한 사내의 양심적인 고민과 갈등에서부터, 실익 혹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발버둥과, 비극적 사건에 이은 책임있는 행동까지...
체코 영화들 중에는 이런식의 분위기와 구조를 가진 작품들이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둡고 무겁고 비극적인 이야기를 경쾌한 템포와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풀어낸 작품들... 특히나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 중에서 그런 예를 찾아보기 쉬운 것 같은데요, 예전에 본 '가까이서 본 기차' 라는 작품이 그 가장 대표적인 예일듯 싶습니다. 오늘 본 영화 '중심가의 상점(The Shop On Main Street)' 이 1965년 작이고 '가까이서 본 기차' 가 1966년작인걸 감안하면('가까이서 본 기차' 는 1968년에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합니다.), 그 시절쯔음 제작된 영화들이 비슷한 분위기가 많다는 설명도 되지 싶구요.
영화 '중심가의 상점(The Shop On Main Street)',
개인적으로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까지도 연상시키는 그런 작품이였습니다. 그만큼 코믹하면서도 선한 인물을 내세워 전쟁의 참상과 나찌의 잔인함 그리고 인간이 가진 양심과 책임을 묵직하게 표현해낸 좋은 영화였으니까요. 어쨌거나 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작품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평론가의 평론 몇줄로 오늘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홀로코스트에 관한 가장 감동적인 영화인 얀 카다르와 엘마 클로스의 '중심가의 상점(The Shop On Main Street)' 은 '전체' 사회의 맥락에서 개인의 도덕성과 책임을 이야기하는데 그런 주제에 담긴 도발성은 체코 당국의 검열을 거치고도 사라지지 않았다. 영화는 독일 점령기 체코슬로바키아에서의 유대인과 비유대인의 관계를 다루면서도, 깊은 절망의 와중에도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에 대한 유토피아적 희망을 찾아낸다. 중략...
이데올로기에는 무관심한 보통 사람이었던 토노에게 상황은 선택과 행동을 강요한다. 그가 행동을 하는 것은 책임을 떠맡는 일이었고, 그가 느끼는 죄책감은 이데올로기와 편가름을 넘어선 공동체의 이상을 제시한다. 아름다운 연기와 연출이 돋보이는 '중심가의 상점(The Shop On Main Street)' 은 체코영화 르네상스 시기의 걸작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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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오늘 본 영화 '중심가의 상점(The Shop On Main Street)' 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일 뿐만 아니라, 영화평론가들이 꼽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에도 선정된 작품입니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