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Goksung)... 나홍진, 곽도원, 쿠니무라 준, 황정민, 천우희... 곱씹을수록 궁금한 영화 곡성, 스포일러 주의
영화 보는 즐거움/한국영화 2016. 5. 13. 21:48'곡성(Goksung)', 2014년 제작 한국영화 미스테리 호러 스릴러, 런닝타임 156분, 연출- 나홍진, 출연- 쿠니무라 준,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장소연, 허진, 김환희 등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 을 보았습니다. 곽도원, 쿠니무라 준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2014년에 제작된 미스테리 호러 스릴러입니다.
일본에서 온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로 작은 시골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생긴 사건들이라 결론을 내리지만, 주인공인 시골마을 경찰 종구와 그의 후배는 모든 사건의 원인이 그 외지인 때문이라는 의심을 갖게 된다. 경찰 종구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확신하고, 딸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자, 외지인을 찾아 난동을 부리는데...
일단, 오늘 본 영화 '곡성(Goksung)' 은 오컬트였습니다. 감독의 전작인 '추격자' 와 '황해' 마냥 그냥 단순한 범죄영화인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군요. 하지만, 오컬트라는 점을 제외하곤 감독의 전작들과 거의 흡사한 형태였는데, 경찰은 언제나 중요한 역할로 등장을 하고(역시나 주인공이 경찰이니), 피와 살점이 날라당기는 고어한 장면들이 난무하며, 몰입도가 상당히 높은 작품이였으니까요.
영화는 보고 나서 굉장히 찜찜합니다. 대충의 결말은 이해가 되고 또 납득도 되지만, 딱 부러지게 설명하면서 끝을 맺진 않으니까요. 사람들의 상상력을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자극한다고 할까, 혹은 '너희들이 알아서 생각해라!' 라며 불친절하게 끝을 맺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마지막 종구네 가족들이 죽는 장면이 종구의 딸에 의해서가 아니라 종구에 의해서 이루어진건 아닐까 라는... 그러니까 '알란 파커' 의 영화 '엔젤하트' 처럼 종구가 마지막에 본 건 종구 본인에 의해 행해여진 결과물이라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종구와 무명(천우희)이 나눈 대화가 보다 더 강렬하고 효과적으로 해석될수가 있겠는데, '닭이 세번 울면 새벽이 오고 그러면 귀신은 사라지니, 넌 그 전에 너희집에 가지마라!, 혹 그 전에 집에 가게되면 니 몸에 깃든 귀신이 너희 식구들에게 해코지 할수도 있으니...' 뭐 그런 의미가 아닐까 혼자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면 왜 무명이 종구를 그렇게 말렸는지 보다 더 재미나게 해석될수도 있겠으니까요. 종구를 살리려는 의도보다는 종구에 의해 발생하는 희생자를 막는다는 의도로 말이죠.
말씀드린대로 영화는 몰입도 면에서는 최고였습니다. 2시간 30분 가량되는 제법 긴 런닝타임 동안 하품 한번 하지를 않았으니까... 특히나 8시 40분에 시작한 조조를 볼려고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동안 정말 하품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그런건 있습니다. 위에 설명한데로 명확하지 않은데서 오는 찜찜함... 그런데 이건 이 영화의 장르가 오컬트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 용서가 되기도 하는데, 무당 처녀귀신 악마 좀비(?) 엑소시스트 뭐 이런 것들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이 정도의 불명확함과 찜찜함은 오히려 미덕이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여하튼, 감독의 특기인 심하다 싶을만큼 고어스럽고 또 몰입도도 높다는 장점은 확실히 있는 작품이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할수없는 장면을 하나 소개하자면...
일본사람인 외지인이 낚시 바늘에 지렁이를 미끼로 끼는 첫장면입니다. 이게 참 거시기한 것이 화면상 지렁이 한마리를 낚시바늘 두개에 동시에 끼고 있는데, 이게 말이 안되는 장면이거든요. 낚시를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넘어갈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붕어낚시를 다녀 본 사람이라면 절대로 이렇게 낚시 바늘에 미끼를 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번에 알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바늘 하나에 여러마리의 지렁이를 끼울수는 있어도, 한마리의 지렁이를 두개의 바늘에 끼우는 낚시는 없으니까요. 여기서 만약, 이게 화면에 표현된 그대로 하나의 미끼를 두개의 낚시바늘에 동시에 끼어 낚시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면, 그러니까 하나의 미끼로 주인공인 종구와 그의 딸을 동시에 잡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장면이라면, 그 의미가 충분하고 뭔가를 암시하는 그런 재미난 장면이겠지만, 낚시를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런 의미를 전달할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은 이 장면에서 그런 의미를 절대로 캐치할수는 없으니까요. 반대로 그냥 아무생각없이 찍은 장면이라면, 그건 감독이 디테일한 부분에서 놓친것이라고 생각할수가 있겠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전자쪽으로 생각을 하곤 있지만, 어쨌건 그렇게 생각을 해도 이 부분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어필할수 있는 장면이 아니니 다소 무책임한 씬일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여하튼, 낚시를 다녀보지 않은 사람들은 설명을 해줘도 이해할수가 없는 부분이니까요.
어쨌거나 영화 '곡성(Goksung)' 은 이렇게 저렇게 혼자 상상의 날개를 펴보며 생각해볼수있는 재미난 영화 요소가 많은 작품임에는 틀임이 없습니다. 말씀드린대로 마지막에 가서 다소 찜찜하고 허무할수도 있겠지만, 2시간 30분 동안 하품 한번 나오지 않을 정도의 그런 몰입도 높은 영화임에도 틀림이 없구요.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한 장면이 많다는 장점도 있고... 철학적인 영화 무게감 있는 영화라고는 못하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무척 재미나게 본 영화이긴 합니다. 참고하시길...
영화 '곡성(Goksung)' 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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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마지막으로 의아스러운 점 하나 더...
이 영화가 15세 라는게 저는 가장 신기했습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굉장히 하드코어하고 고어한 장면도 엄청나게 많고 그런데... '새벽의 황당한 저주' 같은 코미디영화도 청불임을 감안한다면, 이 영화 '곡성(Goksung)' 은 당연히 청불이여야 하지 않겠나 싶은 생각도 해봅니다. 아마, 우리나라도 이젠 이런 부분에서 이젠 많이 개방된 모양입니다.
p.s)기본적인 오컬트한 이야기 이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생각들이 이 영화에는 담겨져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져온 일본에 대한 생각들(이 부분에서는 황정민이 맡은 배역이 큰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황정민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진 않지만 밥값은 충분히 했고, 일본인역으로 나오는 '쿠니무라 준' 은 이 영화에서 최고의 연기로 가장 큰 힘을 불어넣습니다.), 종교에 대한 생각들 등등... 찬찬히 곱씹어 보면 볼만한 부분이 참 많은 영화였습니다... 그러고보면 이 영화가 명확하지 않은건 편집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방대한 양을 찍어서 편집하다보니 짤린 장면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을까 라는 추측도 해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