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Aimless Bullet)', 1961년 제작 한국영화 드라마, 런닝타임 107분, 연출- 유현목, 출연- 김진규 최무룡 서애자 문정숙 윤일봉 이대엽 등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Aimless Bullet)' 을 보았습니다. 최무룡, 김진규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1961년에 제작된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5점입니다.
오늘은 한국영화사나 좋은 한국영화들을 언급할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오발탄(Aimless Bullet)' 이라는 작품을 보았습니다. 예전부터 꼭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이렇게 늦게나마 확인하게 되었네요.
영화는 한가족을 중심으로 전후세대의 암담한 현실을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낸 특별한 이야기였습니다. 회계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셀러리맨 장남은 돈이 없어 아픈 사랑니를 뽑지 못하고 매일매일 치통에 시달립니다. 바로 아래 남동생은 전쟁중 입은 부상으로 2년여를 백수상태로 보내고 있고, 그 아래의 여동생은 이런저런 이유로 양공주가 되고 맙니다. 늙은 노모는 전쟁의 충격으로 정신이 이상해진 상태로, 시도때도없이 자꾸만 '가자! 가자!' 란 말만 외칩니다. 영화는 이 가족의 암울한 상황을 통해 그 당시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데, 혼란 방황 가치관의 상실 이라는 단어들을 연상시키는 아주 어두운 이야기였습니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모습 다양한 상황들을 통해 아이러니하고 부조리한 상황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나아지는게 없는 가장, 전쟁터에선 나름 유능한 군인이였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자부심만 가진 둘째, 아름다운 가정을 꿈꿨지만 사랑했던 남자는 불구가 되버리고 결국은 양공주가 되어버린 여동생 등... 특히나 자부심이 가득했던 둘째가 한탕을 꿈꾸며 계획했던 허망한 범죄나, 수치스럽게 생각했던 여동생이 모아둔 돈을 사용할수밖에 없는 큰 아들의 현실은, 답답하면서도 어두운 무언가를 표현한 에피소드들이여서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픈 이를 뽑고 홀로 길을 해메는 장남의 마지막 모습과 함께,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장면과 상황들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파업하는 노동자들, 다리 아래에서 어린 갓난아기를 등에 맨채 목맨 여인,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종교를 포교하고 있는 종교단체... 영화는 위에 언급한 주요 등장인물들 이외에도 중간중간 순간순간 부조리하면서도 어두운 그 시절의 상황들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하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명작 중 하나로 추대받고 있는 것이구요. 여하튼, 영화자체는 무척이나 어둡고 비관적이지만, 그 시절에도 이렇게나 리얼하게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그려낸 작품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랄만한 것이였다고 봅니다. 말 그대로 시대를 앞서간 작품...
마지막으로 이건 언급하지 않을수가 없는데...
제가 본 디비디의 자막에서 나온 믿을수 없는 사실... 이 영화 오발탄은 원판이 남아있지가 않아서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된 필름만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눈에 거슬리는 영어 자막을 그대로 볼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영화 자체 그리고 이 영화의 필름 자체가 그 당시 열악한 시대상황을 오롯이 표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네요. 참고로, 디비디에 고 유현목 감독의 인터뷰도 있는데 그것도 재미(?)있으니, 기회가 되면 영화 뿐만 아니라 그것도 꼭 보시길 바랍니다.
영화 '오발탄(Aimless Bullet)' 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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