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린느(Belle De Jour)]... 루이스 부뉴엘, 까뜨린느 드뇌브... 성적 욕망에 관한 솔직한 생각을 담은 영화...
영화 보는 즐거움/베니스영화제 2015. 3. 5. 00:30'세브린느(Belle De Jour)', 1967년 제작 프랑스 영화 런닝타임 100분, 연출- '루이스 부뉴엘', 출연- '까뜨린느 드뇌브' '미셸 피콜리' '장 소렐'.
'루이스 부뉴엘' 감독의 영화 '세브린느(Belle De Jour)' 를 보았습니다. '까뜨린느 드뇌브' 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967년에 제작된 드라마로, 현재 imdb 평점은 7.8점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196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오늘 본 영화 '세브린느(Belle De Jour)' 는 굉장히 에로틱하면서도 파격적인 성적 욕망을 다룬 드라마였습니다. 일단 내용부터 상당히 비윤리적인데, 부르주아 계급의 한 여인이 남편에게서 성적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여러가지 변태적인 상상을 하다가 결국에는 남편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본인 스스로가 사창가에 몸을 판다는게 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이니까요.
이쯤되면 윤리가 삶의 모토인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를 보다 심한 거부감과 모욕감까지도 느낄수가 있겠는데, 이 영화 '세브린느(Belle De Jour)' 는 그러한 것들을 넘어서는 어떠한 각오(?)를 가지고 봐야만이, 영화의 재미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이해할수가 있겠습니다.
영화는 '루이스 부뉴엘' 감독의 특징인 호불호가 심하게 나뉜다는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영화를 즐겨보는 분이라면 참지 못할 거부감과 지루함에 중간에 영화를 꺼버릴 확률이 굉장히 높으니까요. 또, 그 만큼 이 영화 또한 그런 감독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설명도 되겠습니다.
저도 사실은 예전에 이 '루이스 부뉴엘' 감독의 영화를 보다가 포기한 적이 많이 있습니다. 일단, 뭘 말하려는 건지 명확히 알수가 없었고, 또 그렇기에 영화에 대한 재미를 크게 느낄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영화의 스타일이라는게 기타 다른 연출자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데, 여하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어떠한 거부감 때문에 저 같은 일반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할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라는게 이 '루이스 부뉴엘' 이라는 감독에 대한 솔직한 첫인상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비리디아나' 라는 영화를 큰 각오를 하고 보았는데, 그 이후에서야 조금이나마 이 감독의 스타일과 특징을 이해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감독의 영화는 곧바로 접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각오를 한 뒤, 감독이 가지는 특성등을 미리 머리에 새겨놓고 나서야만 영화의 재미를 느낄수가 있다는 의미도 되겠습니다. 혹은 차라리 다른 분이 쓴 좋은 리뷰를 미리 읽고서 영화를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듯 싶은데, 워낙에나 독특한 스타일이고 워낙에나 표현하는 바가 특별한 감독이니 이점 미리 각오하고 영화를 감상하시는게 좋은 방법일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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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브린느(Belle De Jour)' 는 성에 관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인 행위를 담은 장면은 결코 화면상에 보이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비윤리적인 성적 욕망을 담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여성의 가슴 조차도 이 영화에서는 노출을 꺼리고 있구요. 따라서 언뜻 생각하기에는 굉장히 나쁜 의미의 성적인 영화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일반 관객들이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성적인 영화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니까 눈으로 보이는것 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고 심오하고 계산적인(?) 무언가가 있는 영화라는 설명도 되겠습니다.
이 '루이스 부뉴엘' 이라는 감독의 영화를 보다보면 모호하면서도 부조리한 상황과 에피소드를 담은 장면들을 꽤나 많이 만나게 됩니다. 가령 오늘 본 영화 '세브린느(Belle De Jour)' 를 예로 들자면, 누구보다도 잘 생기고 능력있고 매너 좋은 남편 보다는, 밖에서 만난 늙고 못생기고 변태스러운 외간남자들에게서 만족하게 되는 여주인공의 상황들과 같은 것 말입니다. 이런 상황들은 어느 정도의 과장이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그러한 상황들이 사실은 오히려 훨씬 더 솔직하고 사실적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감독은 실제 사람들이 상상할수 있는 것들을 너무나 여과없이 그리고 너무나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을 해버리는데, 일반 관객들은 그런 그의 생각과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채 그냥 그 솔직함이 던지는 고통스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리고 또 거부하게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생각해 볼만한 점은 영화속 주인공이 상상하는 비정상적인 행동들은 이 여인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자들이 한번 정도는 그려볼만한 위험한 상상이 아닐까 하는 추측입니다.(사실 전 남자라서 정확한건 아닙니다만,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생각은 드네요.)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심한 거부감과 모욕감을 느끼는 대부분의 남자관객들(아마도 이 영화가 모욕적이고 비윤리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들 대부분은 남성 관객이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은 이 영화속 주인공이 행하는 비정상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비난 보다는, 어찌보면 영화 속 주인공의 남편에게 자신을 이입시키기에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데에 대한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루이스 부뉴엘' 이라는 연출자는 관객들이 언제나 선호하는 선과 악으로 명확하게 양분되는 그런 이야기보다는, 그냥 인간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권선징악과 같은 딱 부러지는 결론이나 엔딩으로 영화를 마무리 짓지는 않는다는 설명도 되겠습니다. 따라서 이 감독 영화의 마무리는 어찌보면 관객의 몫으로 돌린다는 설명도 될것 같은데, 그렇기에 아마도 호불호가 갈리고 부담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많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어찌되었건 이런 감독의 특징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감안하면서 영화를 본다면, 그의 작품들이 이전 보다는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고 재미나게 볼수가 있겠는데, 그러한 감독의 특징과 스타일을 확실히 캐치할수만 있다면 세상 어느 감독보다도 더 흥미로운 사람이 이 '루이스 부뉴엘' 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영화 '세브린느(Belle De Jour)',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몽환적이고 매력적이지만, 불길하면서도 너무나 솔직한 에로틱한 영화, 그리고 부르주아 계급의 성적 환상 혹은 성적 일탈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담은 영화, 그 정도로 정리가 가능할듯 싶네요.
'페티시즘' '마조히즘' '새디즘' '시간' '동성애' '외국인과의 정사' '훔쳐보기' 등등 성으로 표현할수 있는 모든 본능 속 1차원적인 욕망과 그에 따른 죄책감에 대한 영화로도 해석할수 있는 작품, 여하튼 단순하지만 결코 단순하지가 않은 그런 영화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느 평론가가 바라 본 이 영화 '세브린느(Belle De Jour)' 에 대한 평론으로 오늘의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 '루이스 부뉴엘' 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세브린느(Belle De Jour)' 를 '순결한 에로티시즘' 을 탐색하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이후에는 (잠정적으로) 검열규제가 완화되고 태도가 훨씬 관대해지면서 에로틱한 표현이 더욱 생생하고 적나라해지지만, '세브린느(Belle De Jour)' 는 그 직전인 1960년대의 마지막 위대한 성애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부뉴엘은 꿈과 현실 사이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기이한 영역속으로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우리를 이끌고 간다. 그리고 영화는 우스우면서도 불안하게 만드는 환각적인 효과로 가득하다. 소리만 들릴 뿐 보이지 않는 불길한 고양이의 존재를 여러 인물이 지적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이 유혹적이고 몽환적인 특성에 마음을 연 관객이라면 매우 독특한 마지막 장면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게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달콤한 해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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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영화 '세브린느(Belle De Jour)' 는 어느 영화 평론가가 선정한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중 한편입니다.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