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 러시아 영화 추천 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

러시아 영화 추천 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

 

오늘은 1960년대 러시아 영화 한 편 보았습니다. '세르게이 파라자노프' 감독의 영화 '인혀진 선조들의 그림자'... 이반이라는 한 남자의 생애를 다룬 작품으로, 재미나면서도 좋은 영화였습니다.

 

이반과 마리치카는 서로 원수 집안의 남녀입니다. 그렇지만, 크면서 서로 사랑을 느끼고 어느새 연인이 됩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이반이 멀리 돈 벌러 나간 사이에 사고로 마리치카가 죽습니다. 마리치카의 죽음에 큰 상처를 받은 이반은 폐인처럼 지내지만, 파라그나라는 처녀를 만나 결혼하게 됩니다. 파라그라와 결혼을 한 상태임에도 이반은 마리치카를 잊지 못하고, 그런 그를 보면서 파라그나 역시 행복하진 않습니다. 파라그나는 어느 날 이반이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주술까지 걸 생각을 하는데...

 

 

간략하게 소개해드린 내용 그대로, 원수집안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로미오와 줄리엣' 풍의 영화입니다. 이런 뼈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그러니까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만한 내용이어서 집중하고 볼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더군다나, 여주인공이 죽은 이후에 남자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기는 상황은 보다 더 드라마틱해서 이후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까지 가지게 만드는데,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보는 즐거움을 주는 그런 영화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영화 '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의 더 큰 즐거움은, 이 영화를 만든 연출자의 다양한 시도와 독특함을 내포한 여러 장면들... 과감한 색채의 사용과 다이내믹한 카메라의 움직임... 거기에 장례식과 결혼식과 같은 그 나라의 전통 풍습을 담은 이색적인 장면들... 제가 글이 짧아 더 이상의 말로 이 영화가 가진 특별함을 설명드리긴 어려운데요, 영화보기를 좋아하는 그러니까 영화를 쫌 봤다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얼마나 신경을 써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한 장면 한 장면 한 땀 한 땀 고민하고 계획해서 만든 노력의 결과물로, 지금의 기준 지금의 시선으론 다소 유치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65년이라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시대를 앞서 나간 작품이라고 불러도 과언은 아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는 분명히 다른 많은 영화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봅니다. 영화 '유전'을 만든 '아리 애스터' 감독이 '미드 소마'를 만들면서 영향을 받은 작품 중 하나가 이 영화 '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라고 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기억도 있는데, 비단 미드소마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아마 많은 영화들이 이 영화의 다양한 장면에서 어떤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다.

 

반대로 보자면 이 영화가 영향을 받았을만한 작품도 있을거라 추측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이반의 어린 시절' 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같은 러시아 쪽 영화감독인 데다 타르코프스키의 이반의 어린시절이 몇 년 전인 1962년에 만들어졌다는 점을 감안하자면, 저의 이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도 완전 헛소리는 아닐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게 하네요.

 

영화 '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

 

일단, 좋은 영화 목록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작품이기에, 영화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시간을 내서 봐야 할 가치는 충분한 작품이겠습니다. 1960년대 러시아 영화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 나갔는지 또 얼마나 세련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 추천합니다. 그리고 타르코프스키의 '이반의 어린시절' 또한 강추하구요.

 

아래는 어느 영화 평론가의 평론 몇 줄 남겨봅니다.

 

-우크라이나의 미하일로 코이슈빈스키'의 소설을 각색하여 신화와 역사, 시, 민족지학, 무용과 의식을 탁월하게 혼합한 영화 '잊혀진 선현들의 그림자'는 소련 유성영화의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심지어 파라자노프 자신의 다른 어떤 작품도 이 영화의 매혹적인 광채를 능가하지 못했다.   중략....

 

우크라이나의 삶을 시적으로 그려냈던 알렉산드르 도브첸코를 자주 언급하는 이 영화는 넓은 의미의 동화이며 그 배경의 표현에서는 때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의 오두막을 비롯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까지 떠올리게 한다. 물질성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감각적인 여러 쇼트도 놓칠 수 없는데, 이런 특성은 특히 카메라를 갓 베어낸 나무의 위쪽에 두고 나무가 바닥으로 쓰러지는 모습을 담아, 보는 사람이 현기증을 일으키게 하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아래는 오늘 본 영화 '잊혀진 선조들의 그림자'를 포함한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의 목록...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마로니에북스...

역시 영화보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