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피에타(Pieta)]... 김기덕... 너의 죄를 사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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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18번째영화 '피에타(Pieta)'를 보았습니다. '조민수', '이정진' 주연의 이 영화는 2012년에 제작된 '드라마' 장르의 작품입니다. 참고로, 모든 분들이 알고계시듯이 이 작품은 제6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작품의 현재 imdb평점은 7.8점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아니 김기덕 감독은, 작품이 하나씩 나올때 마다 언제나 이슈가 되는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어찌보면 보통의 일반적인 영화감독과는 다른 무언가가 확실하게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을 할수 있을것도 같습니다. 웬만하면, 출품하는 작품마다 해외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대단한 능력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반면에 웬만하면 국내의 흥행에서는 항상 고전을 면치 못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런데다 자신의 조감독으로 있었던 이와의 사적인 일들이 이슈가 되기도 하고(이 부분은 본인의 의지도 어느정도 있었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려하지 않는 국내 평론가들이나 자신의 영화를 찾지 않는 일반 관객들에게 과하게 어필을 할때도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경우엔 과하거나 껄끄럽게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유를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국내의 관객이나 평론가들은 감독 김기덕이나 김기덕 감독의 영화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그러니까 작품의 수준이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취향의 문제로서 영화자체에 관심이 없을 뿐인데, 김기덕 감독 본인은 '나의 영화는 이러이러한 작품이다. 그리고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것 보단 수준이 있는 그런 영화다. 그러니까 꼭 보고 정당한 평가를 해달라' 라고 부르짖는것 처럼 보일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의 보통관객들에게는 이런경우 상당히 부담스럽고 불편할 때가 있다는게 사실입니다.

특히나,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이 취향이 맞지 않아서 몇편 보다가 그만둔 사람일 경우엔 그 부담감이나 거부감이 배가 되는것 같구요. '나하곤 안맞는데, 그래서 보기 싫은데 왜 자꾸 강요를 하는가...' 뭐 이런 반발심리도 작용한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김기덕 감독의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사실 저 같아도 화도나고 약도 오르고 할것 같거든요. 기껏 척박한 상황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어낸 자신의 작품이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해도, 정작 본인 나라의 관객들은 외면하고(이 부분은 배급사의 문제가 포함되기도 합니다.) 또 관람을 한 관객들 조차 불편하다느니 어쩌니 저쩌니 말들이 많으니, 정말 저 같아도 약이 바싹 오를것 같습니다. 만약, 이런 분위기에서도 감정의 흔들림이 없다면 그 사람은 영화감독이 아니라 아마 성인군자겠죠.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런 부분들도 감독 본인이 냉정하게 받아 들여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사항들이 합쳐져서 영화 자체의 수준보다 월등히 낮은 평가나 적은 관객수가 들어도 뭐 어쩌겠습니까 그게 현실인데.

물론 어떤 경우엔 일반인인 제가 봐도 말이 안될 정도로 폄하되기도 하고, 또 욕을 먹을 때도 있지만 이 부분도 그냥 받아들이고 잊어버리는게 좋을 듯 합니다. 쉽게 말해선 어느정도는 무시를 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대신에 감독의 진정한 팬들이나 아니면 아직 감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 혹은 감독의 영화를 아직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욱 친절하고 보다 많은 투자를 해서 어필을 하는게 보다 효과적이지 않겠냐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기회가 되면 방송이나 인터뷰 같은데 자주 나와서 얼굴을 더 자주 알리고, 또 자신의 영화에 대해서 더 많이 홍보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 경우엔 괜히 골치아픈 배급사 문제나, 평론가 혹은 관객의 냉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말고, 오로지 자신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 혹은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부분들만 말하고 언급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정면돌파를 하지않고, 조금은 피해서 간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목표가 오로지 '관객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듯 합니다. 부활의 김태원씨도 예전에 방송출연을 자주 하기전엔, '예술가' 혹은 '음악인'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여러가지로 힘든 시기가 많았다고 하듯이, 김기덕 감독도 김태원씨 처럼 어느정도는 그런 울타리에서 벗어나고 해탈할 필요가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김태원씨 처럼 예능출연을 거의 본업으로해라 이런 의미는 아니란거 설명안드려도 아시겠죠..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나게 읽은 소설중에 '6인의 용의자'라는 책이 있습니다. 영화팬들이면 아마 잘 아실만한 작품인,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자 '비카스 스와루프'라는 인도출신의 작가의 소설인데요, 거기에 보면 정말 깔끔하게 '김기덕 감독'에 대해서 언급하고 인정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설내에서 영화와 관련되는 두명의 인물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은 김기덕 감독을 아느냐....?'

전 그 소설을 읽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가슴이 벅찬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와! 정말 김기덕 감독이 이 정도이구나...', '역시...!!!'.

정말, 김기덕 감독은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인정을 받는 모양입니다.

진짜, 이런게 보다 수준 높은 한류이고 국위선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큰 돈들이지 않고 할수있는 좋은 외교가 또 어디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커서 '피에타' 라는 영화이야기는 하지 않고 쓰잘떼기 없는 이야기들로만 길게 끌었네요 . 혹, 관객이나 수입에 관한 문제 때문에 정말로 김기덕 감독이 영화를 만들지 못할까 걱정도 되고 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여유가 되면 정부차원에서 시원하게 투자를 해서라도 계속계속 그가 영화가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어려울까요...?

 

 

각설하고 영화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주인공은 사채업자의 수금원입니다. 짐승처럼 악랄한 그는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에겐 보험을 들게 해서 불구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던 어느날, 태어날때 부터 고아로 자라온 그에게 자신이 엄마라고 말하며 한 여자가 찾아옵니다. 처음엔 거부하고 냉대했던 그는, 점점 그녀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이 작품 '피에타'는 김기덕 감독의 다른 작품들처럼 불편합니다. 내용을 떠나서 일단 화면자체가 투박하고 거칩니다. 그걸 넘어서 싸구려틱한 느낌까지도 듭니다. 그러니까 영화의 화면이나 음향 같은 기계적인 질에서 일단 떨어져 보인다는 말입니다. 녹음도 조금 이상한것 같고, 화면을 구성하는 필름도 좋은제품이 아닌것 같고.

사실, 이 부분은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말씀드릴순 없습니다. 하지만 여하튼 싸구려틱한 느낌이 크게 든다는건 사실입니다. 이 점은 의도가 된 부분인지, 아니면 정말로 질이 떨어지는 필름과 음향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영화를 보다보면 처음부터 눈에 확들어오는 부분이라는 점은 부정할수 없을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의도 된 부분이 확실하겠지요. 영화를 구성하고있는 주요배경인, 구질구질한 하층민의 삶을 표현하는데 좋은필름, 좋은 음향을 쓴다는건 오히려 더 말이 안되는 부분일수도 있으니까요.

어찌보면 이런 부분들이 일반관객들에겐 오히려 역효과가 미칠수도 있어 보입니다. 웬지 싸구려 같은 느낌이 드니까요. 하지만 관객들이 조금 더 여러가지 부분들을 생각하고 감안하고 본다면 반대로, 더 큰 감동과 그것 이상의 무엇을 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 또한 당연히 상당히 불편합니다. 온통 폭력이고 욕설에다, 어떤 경우엔 저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심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불구로 만들기 위해, 이름모를 공작기계에 손을 밀어 넣게 강요하는 장면도 있고, 또는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게도 합니다. 여하튼,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잔인할 정도로 악랄한 장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오히려 보다 더 잔인할 때가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말입니다, 하루건너 하루 훼손된 시신이 뉴스로 올라오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어찌보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상황이라는건 그리 심한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장면들이 정상적인 상황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영화내의 상황과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비교해서 본다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부분 역시나 일반관객들에겐 역효과를 미칠수도 있습니다. 불편하니까요.

 

특히나, 조그마한 어린 아이가 연필로 사람을 사정없이 찌를때나, 불구가 된 남편이 자신의 아내에게 몸을 요구할때, 그리고 그를 받아들이는 아내의 모습같은 경우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불편하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이 쓰였던 장면은, 조민수씨까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 직전에 한 노파가 그녀를 밀려고 하는 장면이였는데요, 정말 '쓸데없는' 장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불편하고 어색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감독이 그런 장면에서 의도한건 '사랑' 그것도 '가족간의 사랑'에 대한 독한 표현이 아니였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잔인하고 불편하고 또 불필요한 장면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조금 더 영화속 그들의 입장과 감독의 의도를 생각하다 보면 그런 느낌이 듭니다. 어린 아들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 부부간의 사랑, 엄마의 아들에 대한 사랑. 그런 '사랑'들의 불편하고 독한 표현들...

물론 이 부분도 그냥 일반관객들이 보기엔 그냥 불편한 장면일 뿐이긴 합니다.

 

 

영화속에서, 목을 매 자신의 생명을 끊은 한 젊은이가 쓴 노트에 이런 문구들이 있습니다.

'돈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런 물음들이 김기덕 감독이 이 영화 '피에타(Pieta)'에서 관객들에게 던진 물음이자,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듭니다. 특히 '돈'과 '가족'이라는 단어는 어찌보면 매치가 안되 보이긴 하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현실에선 저 두 단어만큼 '잔인'하고 '독' 한게 없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감독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든것 같은데요, 있으면 행복하지만, 없으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것들...

이런 잔인한 것들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어느정도 일정부분 이 영화에 담은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이 불편하고 상스럽다고 합니다. 이건 보는이에 따라선 물론 사실이긴 합니다만, 그건 표현방식이 그러할 뿐이고 사실은 '사랑'이나 '희망' '구원' 같은것들에 이야기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사랑이나 구원의 방식이 꽃처럼 아름다운것만은 아니지 않느냐 하는 물음만 가진다면, 불편한 그의 영화들에서 그러한 부분들을 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위에 예를들어 말씀드린것처럼, 불편하게 표현된 여러 상황들속에서 '사랑'을 보았듯이, 어찌보면 아주 냉정하고도 혐오스러운 엔딩씬속에선 저는 '깨달음과 구원'을 볼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저게 무슨 구원이냐라고 반문을 하실수도 있겠지만, 전 그렇더군요.

오히려 그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전, 주인공이 구원된 느낌이 들어 개인적으론 홀가분 한 느낌까지도 들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영화를 아직 안 보신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도 분명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무슨 소린지 궁금하시죠...^^

 

 

여기까지, 제가 영화 '피에타(Pieta)'를 본 느낌을 짧게나마 적어봤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으나, 전 나름 괜찮은 시간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피에타(Pieta)'... , 언제나처럼 김기덕감독의 영화 특유의 불편함은 감안하셔야 하구요, 제가 나름 설명드린 이야기들을 조금만 이해하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다보면 그다지 큰 불편함은 없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하튼, 전 이 불편한 영화에서 보여지는 불편한 상황들에서 오히려 '사랑'이나 '희망' '구원' 같은것들을 보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구요, 표현방식이나 상황들이 불편할 뿐이지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들은 눈에 보이는 독한 상황들의 그것과는 조금의 차이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모로 잘 풀려서 김기덕 감독의 28번째, 38번째 영화까지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끝으로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혹 시간이 되시는 분은 저 '6인의 용의자'라는 책을 한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김기덕 감독에 대해서 단 한줄 나올 뿐이지만 정말 가슴 뿌듯하고 기분좋은 작품이였습니다. 물론 재미도 보장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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