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7번째대륙(The Seventh Continent)... 미카엘 하네케... 피한방울 없는 초특급 울트라 호러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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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1989년작 '7번째대륙'을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감독의 첫번째 장편영화로, 이 작품부터 '관객모독'이라는 감독의 특기가 시작되었다고 봐야 되겠네요. 이 감독과는 개인적으론 '베니의 비디오', '퍼니게임', '히든', '하얀리본' 에 이어 5번째 만남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이 독일감독의 첫번째 영화는 과연 어떠했을까요. 안 보신 분들은 상당히 궁금하실꺼란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도 그랬구요. 일단 결과만 말씀드린다면, '아주 독하다' 정도 되겠네요...


이 작품 '7번째대륙'은 '베니의 비디오(1992년)', '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과 더불어, '폭력과 미디어'를 다룬 감독의 초기삼부작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초기 삼부작 뿐만 아니라 '폭력'이라는 소재와 이미지는 그의 전작품에서 등장하고 다루어집니다만.
'하얀리본'의 리뷰에서도 밝혔듯이, 이 감독의 영화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당히 불편하게, 더 나아가선 불쾌하게까지 합니다. 이는 이 감독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독특한 '특기'이자 '재능'인데요, 이는 '폭력'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것 뿐만 아니라,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상당히 독특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 '독특한 불편함'에 중독된 영화팬들이 상당히 많으실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2011/12/17 - [영화 보는 즐거움/영화 리뷰] - 폭력의 전이와 그 연속성에 대한 고찰... 하얀리본... 미카엘 하네케


자. 그럼 무엇이 보는 이로 하여금 이토록 불편하게 만드느냐... 제가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첫번째..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예상을 무시해버립니다.
그러니까 이 쯤에선 이런 장면, 혹은 결말은 이런식으로 라는 관객의 기대는 '완전히' 무시되어 집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웬만한 이야기들은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장면들로 이루어집니다. 물론 '반전'이 큰 효과를 내야하는 특별한 영화들은 빼곤 말입니다. 하지만 이 독한감독은 관객의 그런 기대들을 철저하게 짓밟습니다. 이 감독의 영화를 보다 보면 웬지 내가 '폭행'을 당했다는 기분까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물론 정신적으로요. 이는 관객의 기대와 예상을 무시하는 장면들이 그런 '찝찝한' 기분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 '7번째대륙'이라는 영화의 장면을 예로 들어 볼까요.
이 작품은 1987, 1988, 1989년 이라는 세단락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987년의 시작은 세차하는 장면으로 부터 시작됩니다. 차안에는 남자, 여자, 딸 3명이 타있구요. 아무 대화도 없습니다. 이 지루한 씬이 4분정도 유지되는데요, 1988년에서도 세차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가 관객인 입장에서 생각할때, 또 다시 4분정도라는 긴시간의 세차하는 장면을 만날 것이이라곤 예상하지 못하거든요. 하지만 이 독한 감독은 제 예상을 무시하고 긴 세차씬을 내보냅니다. 물론 두번째는 인물에 조금 더 화면 배분을 하긴 했습니다만, 지루하긴 마찬가지더군요. 이 쯤되면 1989년에도 세차씬을 예상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1989년의 단락에선 긴 세차씬은 나오질 않습니다. 그냥 세차기에서 나오는 차만 보여주더군요. 차안에도 두명밖에 타 있질 않고... 어찌보면 사소한 부분일 수도 있으나, 영화를 꼼꼼히 보다 보면 이런 장면에서 큰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지루한 장면에 불편함을 느끼는 관객들을 거기에 적응시킨 다음, 이후의 기대를 무시해 버리는... 전 그렇더라구요... 아.. 기분나빠... 지금 생각해도 불쾌하군요..


두번째.. 이것도 어찌 보면 위의 내용과 비슷한 점인데요..
독특한 방식으로 관객들을 긴장시키고, 또 반대로 허무하게 만듭니다.
이것에도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번짼, 초반엔 별다른 사건들이 일어 나지 않습니다. 그냥 일상생활 같은걸 보여준다든지, 소소한 사건들만으로 화면을 채웁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조금씩 긴장감을 고조시키구요, 뭔가 아주 큰 무언가가 꼭 터질것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냅니다. 관객들도 그 분위기에 동화됩니다. 이쯤되면 관객입장에선 그 무언가가 터져주길 바라게 되고, 예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그 무언가는 절대로 일어나질 않구요, 엔딩 자막만이 허무하게 화면을 채웁니다.
두번짼 별다른 특별한 일이 거의 영화 끝까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결말을 보여줍니다. 오늘 본 영화 '7번째대륙'이 그러한데요, 이는 또 다른 '관객모독'의 방법입니다.


세번째.. 상당히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폭력에 대한 이유나 설명, 해답이 없다는 점입니다.
어찌보면 이 부분이 가장 큰 '관객모독'의 방법이면서, '미카엘 하네케' 라는 감독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라고 할까요. '폭력'... 이유를 알 수없는..
이사온 한 가족에게 가해지는 이유없는 폭력, 누군지 알수없는 사람에 의한 이유없는 감시, 누구에 의해서인지 또 이유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없는 한 마을에 발생하는 이상한 사건들....
폭력의 수위도 수위이지만, 도대체가 누구에 의해서인지 또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수가 없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굉장히 불쾌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사건의 배경이나 이유등에 대해 많은 부분을 설명해주길 바라게됩니다. '왜 이런일이 발생하는가', '왜 이렇게 폭력적인가' 등... 하지만 이 감독은 그런 관객의 기대를 무시합니다. 위의 첫번째 이유인 관객이 기대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듯이, 이유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정말 '감독'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력을 소재나 주제로 삼는지...
'관객모독'만이 목적인지... 무언가 더 심오한 의미가 있는지...


여기까지가 허접하지만, 제가 느끼고 분석하게된 세상에서 가장 불쾌한 감독인 '미카엘 하네케'입니다. 확실한걸 알려면 감독과 이야기를 해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여하튼 이 감독은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뉩니다.

오늘 본 '7번째대륙'을 예로 들어본다면,
영화가 시작하고 1시간안에 극장밖을 나가던지, 잠에 빠지던지 할 경우가 70%... 영화를 끝까지 본 30% 중 25%는 영화가 끝나면 욕을 할것이고.... 나머지 단 5%만이 뭔가를 얻어갈 것입니다. 그 무언간 즐거움일수도 있구요, 호기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5%는 빠져나오기 힘든 '미카엘 하네케'라는 이름에 '중독' 될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경고하나 할께요. 전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고, 미카엘 하네케라는 감독에 호기심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신분들은 관람을 자제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심신이 미약하신분, 임산부, 미성년자, 그리고 특히 종교를 가지신분은 이 작품은 피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이유는 묻지도 따지지도 마시구요...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미카엘 하네케'의 초기 삼부작중 이젠 '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 만이 남았네요. 이 작품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자제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이 감독의 영화를 너무 자주 보는건 정신건강엔 좋지 않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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