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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레빈(Mark Levin)' 감독의 영화 '리틀 맨하탄(Little Manhattan)'을 보았습니다. 2005년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조쉬 허처슨(Josh Hutcherson)', '찰리 레이(Charlie Ray)' 주연의 드라마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의 현재 imdb평점은 7.5점입니다.

 

 

어릴적, 그러니까 초등학교 다닐때, 지금은 이름도 확실하게 생각이 안나는 여학생 하나가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서 우리집까지 오는 길 사이 어디쯤에 살던 아이였는데, 같은 반도 한 두어번 된것 같습니다. 사실 그 아이와 대화를 나눈 기억도 별로 없구요, 어떻게 생겼었는지 키가 얼마나 했는지 무슨옷을 입고 다녔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날인가 우연히 길을 가다 스쳐지나가면서 느낀 '설레임' 만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아이의 집은 말씀드린데로 우리집에 오는 도중에 있긴 합니다만, 그 길로는 자주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약간은 둘러가는 길이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지날일이 없는 길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왜 인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그날은 그 길을 지나고 있었고 ,그 아이는 저기 먼 발치에서 부터 제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저는 그 아이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나, 서로 아는 체도 하지 않고 그냥 못봤다는 듯이 지나쳐 버렸습니다. 요새 애들 같으면 분명 이름도 부르고 인사도 하고 했을 테지만, 저희때는 그럴 만한 용기들이 없었나 봅니다. 모르죠, 친구들이 한 두명 더 있었다면 아는척이라도 했을지. 여하튼 그날 지나치면서 느꼈던 '설레임' 만큼은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사실, 그 아이가 특별한건 아니였습니다. 제 기억으로 공부를 아주 잘한것도 아니였고(중간 정도), 그렇다고 성격이 밝아서 눈에 띄이는 스타일도 아니였구요, 하지만 웬지 모르게 자꾸 신경이 쓰이는 면이 있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어느날인가 그 아이의 짝이 저하고 아주 친한 놈이였는데, 장난을 친다고 그 아이가 일어섰을때 의자를 빼버렸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그아이가 앉다가 뒷책상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힌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남자아이들은 '아이답게' 시끌벅적하게 웃고 했었는데, 그 애는 울더군요. 여자아이들은 씩씩거리면서 제 친구놈을 흘겨보고. 저도 웃고는 있었습니다만, 속으로는 꽤나 많이 걱정을 했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사실 폼이 나려면 친구놈을 한방 먹였어야 했는데, 정황상 절대로 그럴수는 없는 상황이였구요. 아마 그랬다면 완전 미친놈 되겠죠...^^ 

 

여하튼, 오늘 본 영화 '리틀 맨하탄(Little Manhattan)'은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런 어린시절의 순수했던 기억들을 끄집어 내주었습니다.

그나저나, 그 아이는 저를 기억하고, 제 이름을 아직까지 알고 있을까요... 가끔 궁금합니다...^^

 

 

영화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서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부모님이 이혼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주인공은 10살짜리 남자아이입니다. 아직까지 사랑을 알지못하고, 사랑을 믿지 않는 이 소년은 어느 순간,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여자아이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초등학교 다닐 쯤의 아이들의 생각은 동서양 모두가 비슷한 모양입니다. 서로 만지면 병균이 옮는다는둥, 책상에 칸막이 같은것들을 쳐서 분리해서 공부 해야한다는 등에 이야기들는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씩은 다 겪었던 에피소드들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양아이들도 우리들처럼 그런 기억들이 있는 모양이구요.

 

여하튼, 이 영화 '리틀 맨하탄(Little Manhattan)'은 저런식의 사상에 잡힌 어린소년이 갑자기 느끼게 되는 풋사랑에 관한 이야기 인데요, 개인적으로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마치 제가 영화속의 소년처럼 가슴 설레이기도 했구요, 상대소녀의 미소에 같이 미소짓기도 하고, 또 사랑에 상처를 받을땐 같이 가슴도 아프고... 여하튼 굉장히 감정 이입이 크게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특히나, 소년이 처음으로 큰 용기를 내서 소녀의 손을 잡는 장면에선 제 심장이 '쿵쾅'하고 떨렸는데요, 이런 어린아이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같이 동화되는걸 보니 저도 아직은 덜 자란 모양입니다...^^

 

 

 

이 영화에서의 볼거리는 아이들이 사랑이야기 뿐 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들의 풋사랑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혼 과정중인 부모의 상태변화나 그들의 태도들 또한 더욱 볼만했고 가슴에 와닿았던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누구보다도 열렬히 사랑했지만, 지금은 이혼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들이 지켜보는 풋사랑에 빠진 어린아들... 정말 만감이 교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도입부에 '경험상 아는건데, 사랑은 끝나기 마련이죠....'라고 아이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좋은 대사들도 있습니다. 말씀드린데로 조금은 씁쓸하지만, '경험상 아는건데, 사랑은 끝나기 마련이죠...'라는 대사에서 부터 '사랑은 작은 말들이 아니라 큰 행동...', '사랑은 아픔을 무릅쓰고 한발짝 더 다가서는 것' 그리고 '사랑은 있는지도 몰랐던 내면의 용기를 찾는것'이라는 대사까지... 여하튼, 한번쯤 사랑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동감할 만한 그런 대사들 이였던것 같습니다.

아... 좀 뜬금없긴 합니다만,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사랑에 대한 최고의 정의는 돌아가신 우리 장인어른이 우리 여사님께 하셨다던 말씀입니다...'세상에서 제일 지랄같은 병이 사랑병이다...'. 정말로 명언 아닌가요...^^

당시,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대학교 4학년생인 제가 청혼을 하고, 그 당시 여자친구였던 우리 집사람이 장인어른께 결혼해야겠다고 말을 하고 나서 들은 말이랍니다...^^

 

 

여하튼, 오늘 본 영화 '리틀 맨하탄(Little Manhattan)'은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예전의 기억들을 되살려주었습니다. 모두 다 아름다운 추억들이였던것 만큼이나, 이 작품도 너무 깨끗하고 아름다운 영화였던것 같구요, 너무너무 재미있게 본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는 모르겠으나, 전 조용히 추천한방 날리면서,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리뷰를 마치도록 겠습니다...

 

p.s)개인적으로는 작년엔가 보았던 영화 '플립'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역시 비슷한 풋사랑에 관한 영화입니다. 혹 기회가 되신다면 그 작품도 절대로 놓치지 마시길...

 

 

p.s2)'조쉬 허처슨'이라는 남자아이는 어릴 때가 훨씬 귀여웠군요. 얼마전에 본 영화 '디텐션'에선 그 다지 돋보이진 않던데, 어릴땐 귀여움과 연기력이 함께 폭발했었던것 같습니다...

 

▶ 2012/08/05 - [영화 보는 즐거움/신작, 미개봉작] - [디텐션(Detention)]... 조셉 칸(Joseph Kahn)... 백 투 더 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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