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좋다 :: [아무르(Amour)]... '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사랑, 그 숭고함과 지독함 그리고 죽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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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감독의 영화 '아무르(Amour)' 를 보았습니다. '장 루이 트레티냥(Jean-Louis Trintignant)', '엠마누엘 리바(Emmanuelle Riva)' 주연의 이 프랑스영화는, 2012년에 제작된 '드라마' 입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제65회(201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고, 이 작품의 현재 imdb 평점은 8.1점입니다.

 

 

칸 영화제에서 수상의 소식을 접해듣고, 이 영화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감독의 '불편함' 에 이미 중독이 된 상태인지라 그 궁금함이 더욱 컸었구요.

 

영화의 내용은 사실 영화를 보기전에 미리 대충 예상이 됐습니다. 노부부, 그리고 한명이 치매와 뇌졸중에 걸린다. 뭐 이 정도면 결말은 눈에 훤합니다. 그렇지만 내용을 거의 안 상태에서 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울림은 여전했습니다.

 

 

다만, 이전에 '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라는 감독이 가지고 있던 그 '독함' 과 '불편함' 은 상당히 약해진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아마도 감독이 나이를 먹는다는 의미일수도 있고, 아니면 이 작품에선 '독함' 이나 '불편함' 보단 오히려 '담담함' 이 더 통할거라는 생각에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연출을 했을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 어찌 되었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니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만은...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참으로 간사해서, '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감독의 그 독한 불편함을 속으로 은근히 기대를 했었나 봅니다. 영화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영화속 상황들이나 장면들이 조금 더 독해지기를 바라고 있는 자신이 느껴지더군요.

 

 

일단 사설은 여기서 접고, 영화 '아무르(Amour)' 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행복하고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음악가 출신의 노부부.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마비 증세를 일으키면서 그들의 삶은 하루아침에 달라집니다. 남편은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그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구조대와 경찰에 의해 현관문이 부서지면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내 경찰들에 의해 닫힌 창문들과 방문들이 하나씩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침대위에 단정하게 뉘여져 있는, 꽃으로 치장을 해 놓은 노파의 시신이 발견됩니다.

이 장면 하나가 어찌보면 이 영화의 모든걸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영화 '아무르(Amour)' 에 대한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 영화와 어느정도 관련성이 있을지도 모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없으니, 제 생각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신 분들은 더 이상 읽으실 필요는 없을것 같다는 설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보통의 일반인들과는 다소 다른 생각일수도 있으니, 혹 읽고 나서 저한테 너무 뭐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네요. 말씀드린데로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까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특히 종교를 가지신분들은 저와는 아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스스로 생을 끊는 분들을 이해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그들 전체를 이해한다는건 절대로 아니구요, 나이가 많으신 분들 그리고 특히 나을수 없는 병을 가지신 분들, 그리고 그들이 사랑하고 또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거의 남아있지 않는 상태에 해당하는 분들이 하는 선택에는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는 설명입니다.

반대로 젊은 사람들, 특히나 아직 세상에 그들이 해야할 일들과 사랑하는 사람이 무수히 많은 상태에서,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 눈꼽만큼도 모르면서, 힘들다고 또 슬프다고 비관하며 자신의 생을 버리는 사람들은 솔직히 좋지 않은 마음으로 바라 보는 편이기도 합니다.

무슨말이냐하면, 제가 나이를 아주 많이 먹고 또 제 삶에 대한 후회나 욕심이 없는 그런 날, 그리고 내가 살아있는게 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보단 피해를 더 많이 주는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날이 온다면, 저도 그러한 결정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혼자서 해본적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개인적으로 오랬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조금 더 위험한 생각을 말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뉴스같은데서 보여지는 독거 노인들의 자살소식을 들으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외롭고, 또 얼마나 아팠으면 저런 결정을 내렸을까 하는 생각에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을 실행에 옮길때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그러니까 이건 젊은 사람들이 내리는 그런 무책임한 결정과는 분명히 많은 차이가 있다라는 소리인것입니다. 물론 제가 이런식으로 말을 하면 제 생각과 다른 분들은 아마 이렇게 말을 할겁니다. '젊다고 인생이 안힘드냐?', '젊다고 인생에 대해서 모르겠느냐?' 라고 말이죠.

사실 틀린말은 아닙니다만, 실제로 살날이 창창한 젊은사람이 내리는 그런 순간적이고 무책임한 판단과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사람이 내리는 그러한 결정이 절대로 같을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가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어차피 곧 죽을 운명인 노인들이 내리는 결정이라면 좀더 이유가 있다고 봐야하지 않겠냐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보통 그런 결정을 내리는 노인들의 경우는 대부분 혼자산다든지 아니면 부부가 사는데 한쪽은 치매나 불치병에 걸린 경우가 대부분인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자신들을 돌봐줄 자식이나 친척들도 주위에 없고, 거기다가 경제적인 여유도 없는 그런 분들이 대다수인것 같구요.

전 그런 분들을 볼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다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분위기이고, 또 아주 잘사는 나라라서 의료나 복지 부분에도 크게 신경을 쓸게 없는 나라라면, 그런 결정을 내리는 분들은 거의 생기지가 않을꺼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건 뭐 한순간에 어떻게 해결이 되는 부분이 아닐 뿐더러, 혹 해결이 된다고 해도 그런것과는 상관없이 그런 결정을 내리는 분들은 생길꺼라고 봅니다.

 

그런 생각들 때문에, 아주 오래전 부터 해오던 혼자만의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말씀드린데로 제 생각과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조금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하실수도 있을것 같긴한데 그게 뭐냐하면, 자신의 생을 접으려고 하는 분들 옆엔 누군가가 있도록 하는 어떤 제도적 장치가 있었으면 한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제가 말씀드린데로 위의 경우처럼, 너무 늙고 힘들고 아프고 외롭고 해서 자신의 삶을 정리하려는 분이 있으시다면,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때 옆에 누군가가 있어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옮길때 얼마나 많은 생각과 두려움이 있겠습니까?

제가 제 일이라고 가정을 하고 생각해 본 결과, 그 순간의 가장 큰 두려움은 두가지라고 여겨집니다. 어찌보면 한가지로 일맥상통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한가지는 아무도 자신의 죽음을 모르는채 혼자 외롭게 죽는 그 순간의 외로움이구요, 또 다른 한가지는 자신이 죽은 뒤 자기의 시신의 처리에 대한 불안감일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러한 부분들을 모두 해결해 줄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는 겁니다. 참 제 생각을 쓰다보니 제 글이 어떻게 보면 자살방조하는 그런 글 처럼 느껴지네요. 일단 그런건 절대로 아니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드리고 싶구요, 말씀드린데로 언제 어떻게 생길지도 모를 나중의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상황일때는 혼자 외롭게 아무도 없는 어딘가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것 보단, 옆에서 누군가가 지켜주고 손도 꼭 잡아주며 또 수고했다는 따뜻한 말한마디 건네는 상태에서 눈을 감으면 그 마음이 얼마나 평안하겠냐는 겁니다.

 

 

자 다시 한번 제 이야기를 정리 하자면, 나이를 먹은 노인들이 자기의 목숨을 끊는 이유는 아마 대부분 '자존심' 때문일거란 생각입니다. 자기 자신이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또 자식들 혹은 타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그런 존재가 되었을때 밀려오는 그 '자괴감' 말입니다. 그냥 목숨을 부지하며 사는것 보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 되는게 어찌보면 더 큰 괴로움일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여하튼, 이럴 경우 그 '자괴감' 만큼이나 목숨을 끊는 순간의 외로움과 걱정도 클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그런 부분들을 해소할수 있는 방법은 제가 생각하기엔 이 방법밖엔 없다는 겁니다. 죽음의 순간에 누군가가 건네는 따스한 손과 '수고했어요' 라는 말 한마디.

 

'미드' 중에 '덱스터' 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습니다. 아마 젊은 분들은 대부분 한두 시즌은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드라마의 내용중에서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깊게 보았던 에피소드 하나를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이 덱스터가 어릴적부터 봐왔던 아주 친한 노파가 한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파가 안타깝게도 불치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 대소변도 못가리는 상황이 된다는거죠. 그런 상황에서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하고 또 자괴감을 느끼게 된 이 노파가 '덱스터'에게 부탁을 하게 됩니다. 자신을 죽여달라고, 자신은 어차피 죽을거라고, 그리고 빨리 죽어서 사랑하는 남편이 있는곳으로 가고 싶다고...

뭐 상세하겐 설명을 못드리겠습니다만, 그런 내용의 에피소드입니다. 그래서 덱스터는 고민고민 하던 끝에 아주 맛있는 케이크에 독약을 담아서 그 노파에게 먹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꼭 붙들고 그녀의 죽음을 지켜봅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노파는 웃으면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죽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그 장면을 보면서 제가 예전부터 해왔던 생각과 아주 비슷한 결말을 가진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찌보면 법적으로나 종교적으로는 많은 비난을 받을수도 있는 상황이긴 하겠지만, 그 노파의 입장에선 가장 행복한 죽음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저기 위에 두서없이 장황하게 적어 놓은 제 생각들이, '덱스터'라는 미드에 있었던 그 하나의 '에피소드'에 다 담겨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뭐 어찌되었건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은 아마 제 생각과 다르실겁니다. 말씀드린데로 법적으로나 종교적으론 분명히 문제가 있는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법이나 종교보다 더 중요한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자기 생을 접는 사람에게 법이나 종교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냥 자기 자신의 죽음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줄 그런 사람이 더 필요하고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드네요.

제말이 무슨인지 잘 이해가 안되시는 분은 '덱스터'를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영화 '아무르(Amour)' 를 보면서 생각한,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 입니다. 좀 골치아프죠...^^

노파심에서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리지만, 이 생각들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고 또 전 개인적으로 행복하게 또 오래오래 살 계획입니다.

그냥 그분들의 입장에서, 그리고 내가 저런 입장이면 어떨까 해서 해본 생각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골치 아픈 이야기는 이쯤에서 빨리 접어야 하겠네요.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p.s)황금종려상 후보에 같이 올랐던 작품입니다. 취향상 다를수도 있겠으나, 전 나름 재미나게 본 작품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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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우측의 카테고리 중 '추천합니다' 항목을 찾아 보시면,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매달, 제가 본 영화나 책들 중에서 괜찮았던 작품들을 추천하는 포스팅이거든요.

뭐 돈드는 일도 아니니 한번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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